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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사준 가장 비싼 선물

자랑주의 조회수 : 4,774
작성일 : 2018-12-12 20:11:55
울 남편은 엄청 짠돌이에요.
전 연애할 때 경제관념을 중요하게 봤는데 (워낙 가난한 집에서 자랐어요)
울 남편은 저보다 더 절약을 잘 하더라구요.
그걸 어떻게 알았냐..
28만원짜리 디카 사는데 한달이 걸리더라구요.
30만원짜리 모니터 사는데도 또 한달 고민.
저랑 밥 먹을 때는 매번 분식집.
분식말고 다른거 먹자고 1시간 돌아다니다 결국 분식집 가서 싸운 적도 있어요.
엄청 짠돌이 맞죠..
결혼하고 나서 3개월동안 제가 소소한 집안 물품 사들였더니 (한달에 30만원쯤..)
바로 경제권 분리를 주장하더군요.
그렇지만 뛰는 남편 위에 나는 부인있어
생활비 반반, 적금 반반, 나머지는 용돈으로 하자고 하고 적금을 엄청 많이 했죠..
제가 쪼금 더 벌었기도 하고 남편 보험을 들어놓고 남편한테 내라고 하기도 하고 ㅋㅋ
신혼 3년간 여러차례 경제 대전을 겪은 다음
울 남편 모든 걸 내려놓고 경제권을 저한테 일임했어요.
근데 물정 모르는 제가 집 사자고 해서 (그냥 살던 곳에 집을 삼. 실패)
공동명의로 집을 사서 몇년동안 거의 80프로 이상 저축하면서 빚을 다 갚았어요.
그래도 천년만년 그 집에서 살 줄 알았는데
인생사 마음대로 되지 않는지라 타지방에서 살게 되었어요. (그 집은 안팔려서 세줌)
전세, 전세 옮기다 보니 또 내 집이 그렇게 그리워지더군요.
이미 한번 실패해서 남편은 집 사기 싫어했고
특히 비싸다고.. 어디 얼마래 얘기하면 누가 그런데를 그 돈주고 사냐하고
그래서 전 정말 20, 30년된 빌라만 찾았어요. 
전 가난하게 자라서 누추하고 뭐 그런거 다 괜찮다 생각했거든요.
남편 설득해서 몇 군데는 보기도 했는데 맨날 비싸다 비싸다 
육천짜리 빌라도 비싸대여;; 하긴 엄청 오래되서 곰팡이 핀 천장도 있긴 했지만요
근데 제가 정말 사고 싶었던 집은 회사 바로 앞에 있는 아파트였어요.
거긴 얘기할 때마다 너무 비싸다고 (2억요) 하도 그래서 포기하고 빌라만 찾고 있었지요.
저희는 전세살고 있었는데 주인집이 다음에 전세 연장을 안하겠다고 해서
집 좀 보러 가보자하고 집 앞 부동산을 갔어요. 
제가 그 아파트에 집 나온거 있냐 하니 있다 해서 한번 집구경이나 해보자 하고 갔는데 
남편이 의외로 집을 꼼꼼하게 보더라구요.
그러고 저녁에 와서 저한테 돈 융통할 수 있겠냐 묻고 바로 제 이름으로 계약을 했어요.
그렇게 엘리베이터 없는 4층 집에 둘이 이사를 했어요. 
우리집에는 가구가 없었거든요. 
냉장고랑 세탁기는 빌트인되있어서 기존거를 중고로 팔았구요.  
그래도 왠 짐이 그리 많은지 며칠동안 퇴근하고 나서 여닐곱번씩 짐 싸들고 오르락내리락.
주말은 하루종일 오르락내리락..  
이사 마치고 제가 정말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고 그랬더니 남편 왈
그래도 넌 집이라도 생겼잖니. 난 앞으로 너한테 잘보여야 돼.
엄밀하게 선물은 아니지만 정말 선물받은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남편한테 받은 가장 비싼 선물로 우리 집을 올려놨습니다.
그 전에는 생일 선물로 받은 빨간머리앤 전집세트였어요. ㅋㅋ
IP : 175.223.xxx.4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12.12 8:15 PM (49.169.xxx.133)

    두분 다 이뻐요^^

  • 2. 와~~
    '18.12.12 8:35 PM (211.248.xxx.34)

    통큰 남편 분 멋집니다.

  • 3. ㅁㅁㅁㅁ
    '18.12.12 8:47 PM (115.143.xxx.66)

    아내분을 엄청 신뢰하는거네요~~~

  • 4.
    '18.12.12 9:06 PM (221.141.xxx.186)

    두분다 너무 이쁘게 살아서
    눈물이 핑 도네요
    그렇게 그렇게 그마음 유지하고
    날마다를 살다가
    아이들 다 자라고 나면
    세상 가장 든든한 내가 너고 너가 나인
    하나같은 둘이 남아있게 됩니다
    늘 행복하시길요

  • 5. ^^
    '18.12.12 9:18 PM (220.76.xxx.245) - 삭제된댓글

    남편분 귀여워요ㅋㅋ
    분식집만 간다니 뭐지? 했는데 그 덕에 집이 두채잖아요. 부럽습니다
    몇년 전 이야기인가요? 집값을 보구요.
    그리고 이삿짐은 안부르신 건지요?

  • 6. ^^감사합니다
    '18.12.12 9:44 PM (175.223.xxx.46)

    저도 남편이 이렇게 통큰 줄 몰랐어요. ㅎㅎ
    집 산지 1년 밖에 안됐어요. 지방이라 집값이 싸요..
    (남편이 들으면 무슨 소리 하냐고 하겠네요 ㅋ)
    집에 가구가 없어서 이사짐센터 안불렀어요.
    지금까지 둘이서 이사를 다섯번 했는데 이번이 최고로 힘들었어요.
    1,2층만 이사하다 4층 이사하면서 체력의 한계를 느꼈어요.
    이사하다 중간에 한번 크게 싸웠는데
    그것도 생각하면 참 재밌어요.
    라면이나 먹자고 하는 걸 무슨 헛소린가 속으로만 생각하며
    뜨끈한 육개장 사먹이면서 어르고 달랬더니 금방 풀려서 미안하다고
    다시 기운내서 그 날 무사히 이사를 마무리했거든요.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편 얼굴 보면 항상 기분이 좋아요.
    앞으로도 지혜롭게 행복하게 잘 살고 싶어요^^

  • 7. 뭔가
    '18.12.12 9:56 PM (220.76.xxx.245) - 삭제된댓글

    댓글도 귀여우세요.
    여사님 같은 분이실거 같아요 밝으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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