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주말엔 대개 운동을 꼭 하는데 어젠 강추위라서 집에서 내내 지냈어요.
아침먹고 쉬다가 점심먹고 한숨 자다가 놀다가..
일주일 출근한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와서인지 쉬어도 쉬어도 졸립고 그러더라고요.
남편을 직장일 마무리 못한 거 있다고 하루 종일 서재에서 일하고 있었고요.
전 쉬다졸다 하다가 저녁시간이 다가오길래 저녁밥 짓기 시작했어요.
우선 현미서리태 밥 올려놓고
버섯된장찌개 하고
리코타치즈 샐러드, 돼지고기 수육
여기에서 우리 남편을 불렀어요.
대개는 밥할때 남편도 와서 거들어서 함께 하는데 어젠 남편이 할일이 많아서인지
부억에 나오지도 않고 있더라고요. 그런가보다 했어요.
남편이 나와서 내가 수저 놓아주고 김 까서 식탁위에 놓아달라고 하고 밥 푸라고 하고
저는 이번에 담은 김장김치를 썰고 있었어요.
근데 남편이 밥을 푸다말고 밥에 계란을 깨서 간장에 비벼먹겠대요.
맥이 쭉 빠지더라고요.
저는 모처럼 쉬는 일요일 저녁에 이거저거 한다고 했는데
솔직히 돼지고기 수육에 김장김치만 해도 진수성찬 아닌가요?
거기에 리코타 치즈 샐러드에 된장찌개까지 했는데
아무 반찬 없을 때나 먹는 계란간장밥이라니..
남편보고 그래 당신 먹고 싶은대로 먹어.. 하는데 표정관리가 안되더라고요.
남편은 제가 왜 그런지 모르겠대요. 나도 몰라.. 그냥 밥 먹자.. 했어요.
수육에 김장김치에.. 그래. 내가 맛있게 잘 먹으면 되는거지.. 인생 뭐 있어.
너님은 계란간장밥이나 드셔라... 속으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