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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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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가정에서 자란 어려움들

ㅇㅇㅇㅇ 조회수 : 5,407
작성일 : 2018-11-28 13:15:32

지금 40 중반이고

제 삶이 이혼가정이라 특히 남보다 어렵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단지,

이혼이 단지 부부만의 일이 아니라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자녀의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사실..말하고 싶어요


부모님은 제가 초등때 이혼하셨고,

이혼과정에서  폭력이 두어번 있었는데

제 일생의 큰 트라우마였어요.

세상이 쪼개진 경험이었죠.

암튼, 두 분은 이혼했고

뭐 외국처럼 친구로 남았겠어요?

당연히 이혼 후 몇년간은 서로 상대방에 대한 비방...

제 영혼의 뿌리까지 더럽혔어요

아빠가 엄마 욕할때마다,(그 반대 경우도 그렇지만 특히 엄마 욕이 더 아프더라고요)

나도 그 더러운 피가 있겠구나 싶었고요.

그 뒤로 엄마, 아빠, 오빠가 번갈아가며

집을 떠나거나, 재혼하거나, 양육자가 바뀌거나..뭐 이런 일들 일어났고

그때마다 전 무기력하게 고스란히 받아들였죠.


결혼 하려는데 엄마 아빠 의견중재를 제가 중간에서 하는데 죽겠더라고요

큰 갈등이 있었던건 아닌데 정서적 부담 컸어요

두 분이 관점도 달랐고..

결혼식장에서 빨리 식이 끝나기만을 바랐어요

엄마 이혼과 가출로 십년 넘게 못봤던 엄마쪽 친척들도 보기 싫고

아빠와 엄마가 나란히 앉아있는 것도 불안하고..

암튼 좌불안석.


결혼 후, 집들이, 돌잔치, 생일잔치.. 모든 남들 2번이면 될 것 저는 세 번을 해야하고

모든 명절 기념일 무슨 칠순이니 뭐니..

 아빠네 엄마네 따로 챙겨야 하는데 죽겠더군요

집들이 돌잔치 이렇게 제가 통제 가능한건 다 안했어요.

가족사진도 안찍었고요

반쪽만 있는 것도 싫고 다 들어가서 어색한 것도 싫고..


그 와중에 오빠는 알콜에 도박중독에 가출에 돈문제에 자퇴에 난리도 아님..

가족이 찢겼어요. 엄마는 오빠랑 나는 아빠와..이렇게..편먹은것처럼.

사춘기시절 엄마 곁에 없으니 힘들더라고요.

초경이니, 몸관리하는거니..제대로 못배웠어요.

아니 혼자 했지만..잘 알게되기까지 시간 오래걸렸죠.


일단은 가족들이 다 제각각인데,

오빠가 아예 다 손놓고 사회부적응자가 되어서

나밖에 없어요.

외동도 같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래도 부모 사이가 괜찮으면 괜찮을것 같아요.

이제 부모님 아프기 시작하는데

병원에 가면 재혼한 부모님의 배우자 보기도 어색하고,

안가기도 그렇고,


오늘은 아빠 병원가야 한다고 전화왔네요..

네 제가 갑니다.

가는게 문제가 아니라요

이런 일들 생길때마다

부모님 죽음이라던가 이런 걸 이제 감당해야할텐데

오롯이 혼자 견뎌야 해요

같이 지지하고 격려해줄 원가족이 저는 없어요..

오빠는 당연히 어디있는줄도 모르고

아빠가 어떻게 된다고 엄마가 공감도 전혀 안해주고..

내색도 하기 싫고..


그냥,,친정과 관련된 일 있을때마다

아니 친정 식구들과 통화하거나 방문하거나 할 때

겉으로는 잘 해내고

가서 말도 조곤하게 하지만

심적 부담이 참 커요..

이 갈등과 부담이 죽어야 끝나는 구나 싶어요.


오늘도 내가 왜이리 맘이 다운돼지?

살펴보니

아빠 암이 전이됐는지 다시 검사해야하는데

또 내가 혼자 가서 그거 감당해야하는게

너무 심적으로 부담 커서요..


좋은 배우자와 신의지키며 끝까지 사는거..

정말 중요합니다.

그게 자녀의 삶의 50% 이상 차지한다고

저는 확신해요.


이미 이혼하신 분들 이 글 보고 자책하진 마시고,

서로 마음 알아주고 공감해주는거..그게 가장 큰 힘 될거 같습니다.

저희 부모님 그래도 독립적으로 잘 살고 계신데도

저는 맘이 이렇게 부담되네요.

계속 죄책감도 들고요..

IP : 180.69.xxx.2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만
    '18.11.28 1:21 PM (180.65.xxx.26)

    내려 놓으세요. 다 알아서 살아갑니다. 더구나 재혼한 배우자분들도 계시다면서요. 원글님 착한사람인거 같은데 착해야 한다는 컴플렉스가 있을 수도 있어요.

  • 2. .,..
    '18.11.28 1:26 PM (68.106.xxx.129)

    보니까 그런 거 같더라고요. 오히려 사랑 받고 자란 사람은 외국으로 멀리 떨어져서 잘 살아요.
    그런데 이렇게 성인이 되어서도 원 가족과 떨어지지 못하는 걸 보면 애정결핍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거.
    아무튼, 다들 말하잖아요. 이혼은 부모끼리 덜 불행하려고 하는 것이고 재혼은 본인 좋자고 하는 거.
    가장 불쌍한 건 자식들 맞아요. 그러니, 자식은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해요.
    인생의 역할 모델이 따로 없다면 보고 자란대로 키우는 게 대부분이라서요. 불행의 대물림을 피할 수 없더라고요.

  • 3. 음 전
    '18.11.28 1:27 PM (210.219.xxx.8) - 삭제된댓글

    부부가 제7살 되기전 서류상 도장 찍었고 그 이전부터 제가 태어나서 기억이란걸 하기 시작할 나이부터 (4~5살)
    복도식 서민 아파트에서(서울권 한복도에 한 몇십가구) 온 주민이 나와 싸움 구경을 할 정도로 동네 챙피하게 대단하게
    싸움을 하고 아버진 제 앞에서 장모와 부인이 있고 싸우는 중에 제 이름을 부르며
    **야...아빠 죽을까??
    하며 칼로 손을 긋는 자해 쑈를 하고
    생모는 제 기억으론 부부가 맞벌이를 한다며 아침에 나가 밤 11시경에 들어 올때까지 밥을 안해 먹였고 목욕을 안시켰고 보다 못한 아버지가 딸을 씻기고 난후 빤쓰를 입히려는데 새빤쓰가 없을 정도로 세탁을 안했거나 빤쓰 1개로 살고
    4살~ 5살 어린 저를 아파트에 혼자 놔 뒀고 점심 저녁을 먹어 본 기억이 없었고요.
    어떤 때는 직장 후배라며 남성분까지 방 두칸 짜리 8평 아파트에 기거 시켜고 ...지금 생각하면 여자애인 절 성추행 안 해 준것만도 감사^^;
    그러다가 7년차즘 이혼 도장 찍고 전 아버지 여동생 집에 보냈고 생모는 이혼후 3년뒤 개가 했고 애 하나 낳고 지금 잘 먹고 잘 살고 있더라 얘기 듣고 있고...한번도 찾아 간 적은 없어요.
    머 대충 이렇게 친인척 집에서 눈칫밥 먹고 가슴에 한을 품고 분노 품고 살다 결혼후 행복하게 자알 삽니다.
    지난날 분노 원망 잊었어요.
    어떻게 잊을 수 있었는지 궁금 하시죠.

    원가족과 의절 했습니다.
    딱 끊었어요.
    일체 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고 궁금해 하지도 않고 양심 가책 안느낍니다.
    그랬더니 제가 훨훨 날아가지더라고요.
    제 자식과 남편에게 절대 화가 안내지더라고요.

  • 4. 이혼가정도
    '18.11.28 1:37 PM (220.82.xxx.17)

    문제지만 이혼만 하지 않았을 뿐 늘 부부가 원수처럼 갈등을 표출하는 가정도 아이 정서에 아주 안 좋습니다.
    최근 정서장애 연구에서는 가정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요소보다 부부 갈등의 요소를 아이에게 더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보고 있어요.

  • 5. 다 그렇진않아요
    '18.11.28 1:48 PM (211.182.xxx.253)

    이혼가정이 원글님부모님처럼 다 그렇진 않아요. 저는 이혼가정의 편견때문에라도 더 열심히 아이들 키우며 살았네요. 초등때 이혼했지만, 애들 교육과 바르게 키울까만 생각하며 살았어요. 애 둘다 과고보내서 의대, 공대보냈어요.예전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저의 기쁨이자 긍지입니다.
    하지만 저는 재혼하고픈 맘이 없습니다. 지금보다 나을리 없다는 것을 아니까요. 그런데 이혼하고 쉽게 재혼하는 가정들보면 그전보다 못한 배우자 만나고 아이들에게도 고통이죠
    원글님 안됐지만, 지금의 부모님을 책임지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네요.

  • 6. 저도
    '18.11.28 1:53 PM (112.150.xxx.194)

    그랬어요.
    전 부모님 두분다 돌아가셨어요.
    아빠는 이혼후 9년쯤 후에. 엄마는 3년전에.
    엄마가 돌아가셔서 너무나 슬프고.아프고.힘들었지만.
    어떤 한편으로는 이제 다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시절 많은. 때로는 무시무시한 폭력을 보며 자랐고.. 지금도 저를 힘들게 해요.
    결핍이 많았어요. 엄마 빈자리가 컸었고.
    정서적으로 대화를 나눌 상대가 전혀 없었어요.
    그리고 윗님 얘기처럼. 떠나지를 못해요.
    제게 있었던 몇번의 기회들.. 떠날수가 없었어요.

  • 7. 저도 이혼가정
    '18.11.28 1:54 PM (110.12.xxx.4)

    제대로 된 가정이 일단 얼마 안된다는거
    저도 이혼했어요.
    아이들 데리고 잘살고 있어요.
    저는 아버지가 어릴때부터 성추행을 했어요.

    이혼가정이 다 못사는것도 아니고 다 잘사는것도 아니랍니다.

    저는 이혼하면서 친정과 연을 끊었어요.
    아이들 데리고 올까봐 이혼은 너네 동네에서 하라고 친정오빠가

    그래서 저희동네에서 했습니다.
    새엄마 생리대까지 빨면서 두들겨 맞아가며 밥해먹고 설겆이 하고
    식모살이 하듯 컸습니다.

    근데요.
    과거의 삶이 현재에 영향을 주는건 내가 선택한겁니다.
    인간아닌 부모들 천지삐까리 널렸어요.

    저는 내새끼들이랑 누리지 못한 어린시절을 지금 보내고 있습니다.

    인생의 황금기
    인생을 어떻게 살것이며 어떻게 바라보냐는 결국 내몫입니다.

    부모 다있어도 개차반인집 많이 봐서 이혼한집이 뒤쳐진다는 생각은 안해봤습니다.

  • 8. 힘내요
    '18.11.28 2:31 PM (49.196.xxx.174)

    저도 이혼했는 데 제 부모님은 안보고 살어요 속편하게.
    과거는 잊고 행복하시길..

  • 9. 힘내요
    '18.11.28 2:32 PM (49.196.xxx.174)

    제 부모님도 이혼만 안했지 서로 욕은 수십년간.. 저한테..
    당신들이나 제대로 인생 잘살어... 하고 전 이혼해서 너무 잘 살아요

  • 10. ㅇㅇㅇ ㅇ
    '18.11.28 3:44 PM (221.150.xxx.170)

    저 학벌도 좋고
    사회관계도 원만하고
    참 잘살고있어요.
    부모님도 기본적으로 독립적으로 살아요.
    나한테 요구하는것 거의 없어요.
    저도 거절 잘하고요.
    그럼에도 원래 혼자인 세상에서
    또한겹의 어두움과 불안함이 덧입혀진 부담에 대해
    얘기하는 거에요.
    그게 크게 다가오는 날이 있더라고요.

    특히 무슨 날,,,

  • 11. 에효
    '18.11.28 5:52 PM (118.32.xxx.187)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사이 안좋고, 그닥 품위없는 친정 부모님 계셔서 확 와닿네요..
    난 나대로 잘 살고 있으나, 가끔씩 피할 수 없이 대면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죠.
    그런 순간마저 외면하기에는 뭐랄까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느낌이라, 원가정의 굴레는 벗을 수가 없더라고요.
    적어도 내가 어른이 되기까지 최소한의 의식주는 제공해 주셨고, 부모님의 힘든 삶에 그나마가 최선이었을꺼라는 이해도 있고요.
    자꾸 곱씹고 원망 해봤자, 현재의 내 삶만 마이너스라고 생각하기에, 가능한 한쪽 눈만 살짝 뜨고 살펴드립니다.
    제 자식에게는 내가 바랐던 교양있고, 자애로운 부모가 되려고 항상 애쓰고요..
    원글님도 그러실거 같아요. 기운 내시고, 지금보다 더 열심히 잘 살게요~ 우리....

  • 12. 원글이
    '18.11.28 11:30 PM (180.69.xxx.24)

    네..오늘 병원행 잘 다녀왔어요.
    윗님 말씀대로 저도 그분들의 한계안에서 최선의 삶을 살았다고 생각해서
    미움도 원망도 없어요
    연민이 들죠..인간으로서.
    제가 좀 칼같이 선 긋는 편이라(가족처럼 가까운 사람들엥게 특히)
    사람들이 절 만만히 보고 호구처럼 부리진 못해요.
    그래도..가끔 맘 한구석에 납덩이 있는거 같죠.

    전 꽤 잘하고 있는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겠다는 목표도 있고요.
    가정도 성공적으로 잘 꾸려가고 있어요.
    제 자신을 저는 자주 칭찬해요.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안그러면...살아갈 수 없쟎아요^^*

    가정때문에 힘드셨던 모든 분들,
    앞으로 더 가벼워지고, 더 행복해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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