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20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1,838
작성일 : 2011-09-20 08:55:28

_:*:_:*:_:*:_:*:_:*:_:*:_:*:_:*:_:*:_:*:_:*:_:*:_:*:_:*:_:*:_:*:_:*:_:*:_:*:_:*:_:*:_:*:_:*:_

삼면이 바다라 세계로 나갈 수 있는 너른 바닷길이 얼마든지 있고
육지에는 곳곳을 누비는 도로와 철도들이 그물망처럼 퍼져 있고
섬과 섬 사이에는 또 다리들이 놓여 있어
이 나라 곳곳 못 가는 데가 없는
거의 일일권의 교통망 안에 있는
이 작고 아름다운 나라에
갑자기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이 등장한
대운하 공사란 무엇이냐
삼면이나 되는 천혜의 바닷길을 두고도
한강에서 낙동강까지, 금강, 영산강까지
전국토의 대혈맥을 샅샅이 끊어놓는 이 무서운 재앙의 계획
언제 우리가 운하 없어 물류운송을 못 했더냐
언제 우리가 운하 없어 수상관광을 못 했더냐
언제 우리가 운하 없어 일자리를 못 만들었더냐

일찍이 우리는 경제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파헤쳐진
이 나라 개발상황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6, 70년대 마구잡이 개발로 한강엔
수영금지는 물론 물고기들이 자취를 감추었고
물은 썩어 상수도를 먼 팔당에서 끌어왔다
그 후 죽은 한강을 되살리기 위해
지금껏,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노력과 돈을 쏟아 부어야 할지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환경 파괴냐, 국토 개발이냐
서로 다른 이견으로 싸우느라 15년이나 걸려 만든
33킬로나 되는 새만금 물막이 공사
한때 썩어갔던, 이제 겨우 숨통 틔어가고 있는 시화호
이 나라 그나마 남아있는 깨끗한 땅과 물을 오염시킨
좁은 땅에 만들어진 그 많은 골프장들을 두고도
이번 설 연휴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골프채를 들고 비용이 싼 외국으로 나갔다
아무리 친환경적인 공사를 벌인다 떠들어대도 우리 환경은
파헤치면 파괴된다는 진리를 우리는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장흥에선 40여 년 된 방조제를 허물어
논을 다시 개펄로 돌리는 역간척 사업을 벌인다고 한다
땀 흘려야만 겨우 얻게 되는 쌀이 남아도는 지금
개펄을 막아 논으로 만들었던 곳곳이
이제 귀중한 해산물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개펄보다 훨씬 못한 곳이 된 것이다
단 반세기를 내다보지 못한 단견의 결과이리라
나라에 남아도는 여력이 있다면
이제 더 이상의 개발은 그만두고
그동안의 마구잡이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 나라 곳곳의 오염된 바다와 땅과 강과 하천들
정화작업이나 벌여야 하리라

한때 개발이 제일인 때가 있었다
지금은 이제 파헤칠 때가 지났다
지금은 있는 환경을 그대로 보호하고 가꿔야 할 때다
돈을 벌려면 두뇌 싸움에 투자할 때지
파헤치고 부수어버리는 환경파괴는 사양산업이라 하지 않던가

혹시 운하를 파헤쳐 지금 당장 물류비가 대폭 줄어든다 해도
지금 당장 수많은 반짝 일자리가 생긴다 해도
나날이 파괴되는 지구환경 속에서
앞으로 수십 년 수백 년 후
파괴되지 않은 환경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귀한 자원임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토는 지금 당장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우리만의 국토가 아니다
우리가 가꾸고 보호해야 할
우리 조상의 땅, 자자손손 물려줄 우리 자손들의 땅이다
물려줄 것이 어디 국토만이라 할 것인가?
운하 예정지에 밀집한 수많은 유적이며 유물
수많은 어종과 조류와 포유류 동물 등등

한탕주의, 눈앞의 자기이익과 자기선전을 위해
누구의 의견도 잘 듣지 않고 불도저식으로 밀어부치는 그를
어찌할 것인가, 정녕 무섭고 걱정스럽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어떤 이들인가?
IMF 땐 장롱 속 금덩이를 모으고
태안반도 기름 유출 시엔 100만의 사람들이 달려가 자갈의 기름때를 벗기고
숭례문 화재엔 애지중지 키워온 소나무를 기부하겠다는
그 애틋하고 간절한 정신으로 우리는
반드시 우리 국토를 온전히 지켜내리라
유사시엔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저 질풍노도와 같은 무서운 단결의 힘으로


   - 양정자, ≪언제 우리가 운하 없어서≫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1년 9월 20일 경향그림마당
http://twitpic.com/6ncsjy

2011년 9월 20일 경향장도리
http://twitpic.com/6ncsoe

2011년 9월 20일 한겨레
http://twitpic.com/6ncss2

2011년 9월 20일 한국일보
http://twitpic.com/6ncsvg

2011년 9월 20일 서울신문
http://twitpic.com/6ncszs

 

 

 

 


제발 몇 번이라도 더 부탁드릴테니 니들 일부터 똑바로 하고 남 탓을 하건 자랑을 하건 하세요.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023 좋아하는 팝송 추천해 주세요 2 은이맘 2011/09/21 2,061
    18022 저 이틀전에 무서운거 봤어요. 4 깜딱놀람. 2011/09/21 3,402
    18021 사람찔러놓고 미안, 악의는 없었다?! 2 sukrat.. 2011/09/21 3,006
    18020 아이 미술학원때문에 고민입니다. 계속 보내야할지 모르겠어요. 4 바람은 불어.. 2011/09/21 3,364
    18019 전두환 경호실장 안현태씨, 어떻게 국립묘지 안장됐나 했더니… 2 샬랄라 2011/09/21 3,196
    18018 사람찔러놓고 미안, 악의는 없었다?! sukrat.. 2011/09/21 2,445
    18017 조용환·피디수첩 사건이 말하는 것 샬랄라 2011/09/21 2,743
    18016 뭔가를 권하는 건 하는 게 아닌가 봐요. 1 이래서 2011/09/21 2,916
    18015 펄벅 대지는 어느 출판사 책이 괜찮나요? 고전 2011/09/21 3,072
    18014 남묘호렌게쿄.. 11 2011/09/21 5,892
    18013 ebs 박수홍의 '최고의요리비결' 파일로 구할방법없을까요 2 2011/09/21 4,061
    18012 점잖게 말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3 말하기 2011/09/21 3,919
    18011 독일 내 이사비용 아시는 분 계실까요? Olivia.. 2011/09/21 3,319
    18010 요거 쓰시는 분 계세요? 잘 썰리는지.. 채썰기 종결.. 2011/09/21 2,270
    18009 돌솥 영양밥 파는 데서 쓰이는 그 일인용 돌솥 아시나요? 6 ... 2011/09/21 4,299
    18008 9월 21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1/09/21 2,077
    18007 드디어 정치범 수용소 열리나요? safi 2011/09/21 2,447
    18006 아파트 전세문제 문의드려요 3 ... 2011/09/21 2,808
    18005 위대한 탄생 2 보면서 들었던 생각... 2 dd 2011/09/21 3,084
    18004 82덕분에 당첨됐어요^^ 4 아만다 2011/09/21 2,801
    18003 고소영은 좋겠다.. 31 2011/09/21 13,296
    18002 가격이 정말 ㅎㄷㄷㄷ, 댓글이 넘 재밌어요. 11 가격 2011/09/21 4,050
    18001 호란,화냥년,호로자식...서러운 기억들... 2 해피맘 2011/09/21 3,348
    18000 코스트코 양모이불 써보신 분~ 4 김마리 2011/09/21 7,122
    17999 기분 좋은 정보네요 ㅎㅎ 두두둡 2011/09/21 2,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