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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에 대한 생각 (스포유)

조회수 : 3,021
작성일 : 2018-05-23 22:58:51
은유적인 표현이 많은 영화예요.
감독이 하고 싶은말은 해미를 통해서 다하고 있어요.
아프리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원초적인 본능 및 생존을 위해 살아 가는 사람=리틀 헝거
그 욕구가 충족되고 점점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사람=그레이트 헝거
영화에는 리틀 헝거 VS 그레이트 헝거, 원시인 VS 도시인 대립이 반복되죠.
종수는 자신의 삶의 의미를 소설가로 생각하지만, 주변사람들이 보기엔 취준생으로 먹고 사는 문제, 원초적인 자신의 앞가림조차 못하는 상황이죠.
해미 역시 그레이트 헝거가 되고 싶지만 자기 감정욕망을 억제 제어 할수 없는 원시인이예요. 가족들에게 빚으로 폐만 끼치고 당장 먹고 사는게 급한데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요.
자기가 춤추고 싶을때 성적으로 욕망 하는 것을 바로 필터를 거치지 않고 표출해요. 종수의 자위 장면이 자주 나오는것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 해미와 한편으론 종수역시 비슷한 원시인에 해당한다는 것이죠.
반면 벤은 아주 세련된 도시인입니다. 어디서 물려 받은것인지 모르겠지만 젊은 나이에 타고난 부, 세련된 언어, 항상 공손하고 정제된 언어와 행동을 구사하죠.
하지만 그의 위선은 주변친구들을 초대하고 해미나 다른 여성들을 파티에 초대할때 나타납니다. 벤과 그의 친구들에게는 해미는 마치 미개한 원숭이, 나와는 다른부류의 신기한 장난감입니다. 해미에 이어 두번째 제물된 여성 역시 면세점에 근무하지만 벤 입장에서는 해미와 다를바 없는 원시인일 뿐이죠. 오로지 자신의 무료한 일상을 탈출해줄 수단이자 재물 원시인일 뿐입니다.
하지만 벤의 지독한 취미, 두달 마다 한번씩 욕망을 해소하려 남의 비닐 하우스를 태운다는 고백에, 그건 범죄라고 안된다는 원시인 종수와 자기는 절대 들키지 않는다는 도시인 벤 사이의 도덕관념의 차이, 서민들과의 전혀다른 도덕관념을 보여줍니다.
종수의 아버지는 분노조절 장애라고 보여지지만 한편으론 그는 매우 정상적인 사람입니다. 해외 건설 노동자로 일했고 자신의 전재산을 모아 목장을 일구었으며, 너무나 화가 난 나머지 대응을 했는데 몇년의 징역형 , 사람을 죽인 벤은 왜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경찰에게서 의심없이 유유히 빠져나가는걸까요? 집을 뛰쳐나간 종수의 어머니가 종수에게 내가 돈이 없어서 너 장기라도 팔아서 내돈 좀 갚아줘 염치 없이 말하는 모습을 보며 문제는 남들이 이야기하는 종수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에게 있는것 아닌가 다시 묻게 됩니다. 변호사는 종수에게 종수아버지처럼 꼿꼿하게 살면 안된다며, 다그칩니다. 그래봤자 너만 고생이라고.
종수는 해미를 벤에게서 찾기위해 , 세련된 벤의 모습을 닮아가고자 도시인이 되려고 번듯한 직장인 택배센터 취직을 꿈꾸지만 사람을 사람으로 취급하지않고 번호로 취급하고 야근,특근 가능하냐는 물음에 토할것 같은 현기증을 느끼고 포기합니다.
종수는 해미를 찾아 다닙니다. 가면을 쓰고 세련되게 행동하는 벤에게 니가 해미를 죽인것 아니냐고 되묻고 싶지만, 그의 행적들을 미루어 짐작을 할뿐이죠. 그런 종수에게 벤은 뭘 그리 심각하냐고 그냥 느끼고 즐기하고 합니다.
(지배층이나 권력자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소시민들에게, 그들은 자신의 문제가 들통날까봐 입을 다물어라, 뭐 그리 심각하냐 별거아닌데 침묵을 강요하죠)
종수는 벤에게 복수를 합니다.그리고 종수는 벤을 죽이고, 증거 인멸일수도 있으나 알몸으로 돌아가는 종수는 제가 보기엔 태초의 원시인으로 돌아가는것으로 보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 무라카미 하루키가 원작 소설가더군요.
하루키의 경우 전공세대로 한국 민주화 세대는 사회에서 민주화가 성공하여 현재 국회의원이나 시대에서 제법 주축을 하고 자리 잡고 있으나 , 우리나라의 민주화 세대와 유사한 일본의 전공 세대는 젊은이의 열정으로 대학생들이 사회운동으로 세상을 바꾸어보고자 하였으나 실패하고 사회 진출조차 못하게 되도 이지매에 의미없는 사람 취급당하고 , 그렇다할 사회변화는 일으키지 못한 실패감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하더군요.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아베의 우민화정책, 군국주의 정책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크게 내는 사람이고요.
소설가로서 성공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만약 소설가로 성공하지 못했다면 종수처럼 자신이 살아가지 않았을까 하며 쓴 소설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IP : 121.166.xxx.1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랑
    '18.5.23 11:10 PM (203.170.xxx.99)

    벤이 비닐하우스를 태운다...했을 때 종수가 쓸모없는 하우스란 판단은 어떻게 내리냐고 물으니
    벤이.. 홍수가 낫을 때 자연이 판단을 하더냐 햇던가요?
    기억이 정확치 않은데 전..그 부분이 인상적이더라구요
    후반부 가서야 그 비닐하우스의 의미를 짐작햇구여

  • 2. 좋은 후기
    '18.5.23 11:12 PM (116.37.xxx.188)

    잘 읽었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같은 영화를 보고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짚어내는 깊이 있는
    해석에 감탄했습니다.
    책도 한 번 읽어봐야 겠어요.

  • 3. 사랑
    '18.5.23 11:13 PM (203.170.xxx.99)

    너무 잘쓰셧네요..같이 본 지인은 우물..의 의미가 뭔지 궁금해하더라구요
    해미는 우물에 빠졋엇다하는데 마을 이장이나 해미 가족은 우물은 없다며 지어낸 이야기라 하고..
    뻔뻔한 종수 엄마는 마른 우물이 잇엇노라 하고...
    전 종수가 해미가 우물에 대해 한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추적하며..나중에 고양이의 존재~ 그리고 이름이 보일이엇던 걸 알아내며 결정적 단서를 찾앗지 않앗나 싶거든요

  • 4. ..
    '18.5.23 11:18 PM (223.62.xxx.179)

    종수가 해미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헛갈려했고 엄마의 말에 해미의 말이 진실이란 걸 믿게된다고봐요

  • 5. 우물에 대해
    '18.5.23 11:19 PM (116.37.xxx.188)

    우물이 있다고 믿거나 기억하는 사람은
    해미와 엄마잖아요.
    둘은 고향을 떠나있고
    헤매고 여전히 빚에 시달리죠.
    빠져나올수 없는 현실?

    아닐지...

  • 6.
    '18.5.23 11:27 PM (223.33.xxx.176)

    어우
    버닝도 오늘본 독전도

    엔딩이 왜 그모양인지 ㅜㅜ

  • 7. 와~
    '18.5.24 12:02 AM (222.113.xxx.96)

    추천 기능 있으면 누르고 싶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우물의 의미가 궁금했는데 위에 글 생각해보게 되네요.

  • 8. 하루키
    '18.5.24 12:22 AM (1.238.xxx.192)

    하루키 소설에 우물은 항상 등장하죠. 아주 추상적이고 상장적인 의미.
    비현실의 세계. 정신적인 세계가 아닐지

  • 9.
    '18.5.24 1:00 AM (211.176.xxx.112)

    우물은.. 해미의 귤까기마임할때 하는 대사..
    손바닥에 귤이 없는걸 잊어버리라 한 말이 생각났고요.
    하루키 소설요약을 보고나니 원작에 상당부분 충실한 스토리였음을 알고 살짝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단; 리틀 그레이트헝거는 영화에서 새로 가져온 도구인데 이것에 대해 어떤평론가는 원글님과 정반대로 해석하기도 했더군요.
    그레이트헝거를 갈망하지만 좌절스런 현실에 어쩌면 그냥 사라져버렸음 좋겠다고 절망하는 해미를
    아무 죄의식없이 간단히 사라지게 만들 수 있었던 벤이었던 것 같고

    결말은 주인공이 소설을 비로소 시작했을때와 맞물려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로 생각되며
    과장은 있지만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내용은 해미실종(죽음)까지였다 생각되네요.

  • 10. ㅈㅈ
    '18.5.24 10:23 AM (175.223.xxx.184) - 삭제된댓글

    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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