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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학원 강사 5달 후 아이들에게 미안하네요

미안 조회수 : 3,290
작성일 : 2017-07-11 11:48:23

저는 피아노 전공이고

초등학교 앞에서 혼자 작은 교습소 하다가

멀리 이사 오면서 그만 두고 쉬고 있는데

 

이사 온 저희 집과 가까운 곳에

저희 과 관악기 전공한 친구가 피아노 학원을 차렸다면서

체르니 30번 이상은 못 가르치겠으니

강사 구할 때까지 저한테 체르니 30번 이상만 레슨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이 친구는 그래도 양심적인 편이에요.

피아노 전공 안 한 친구 중에 바하인벤션이란 책 첨 들어봤는데

이걸 내가 레슨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비전공 친구들도 꽤 있어요.)

 

그래서 하게 됐는데

하교 시간에 맞춰서 학원 차가 아이들을 데리고 오고

피아노 숫자 보다 훨씬 많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밀려와서

매일 다 가르치는게 불가능했어요.

 

'선생님! 저 오늘 체르니 한 번도 안 봐주셨어요.'

'지금 봐줄게'

'영어 학원 가야해서 지금 학원차 타러 나가야 해요'

'미안해 내일은 꼭 봐줄게'

이런 식의 대화가 너무 많아서

계속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이게 뭔가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경기도 사는 언니한테 얘기했더니

'여긴 2~3일에 한 번 봐주는데 거긴 그래도 매일 봐주니 낫네' 이러더라고요.

 

작은 교습소만 해봐서

큰 학원은 원래 이런건가싶고

 

아이들 어머니들은 학원 올 일 있으면

'강사 선생님은 피아노 전공하셨어요?'

저한테는 이렇게 묻고

원장한텐 전혀 안 묻더라고요.

 

원장인 친구는 계속 있어주길 바라는데

저는 이렇게는 못하겠어서

그만 두고 작은 교습소 알아 보러 다녀요.

 

강사 한 명 더 뽑으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도 없는게

학원차가 돈 엄청 많이 들어가요.

강사 한 명 더 뽑으면 정말 인건비는 커녕

월세 내고 나면 남는게 없겠더라고요.

 

저는 그냥 작게 피아노 3대 정도 두고

혼자서 다 레슨할 수 있는 작은 교습소만 하고 살려고요.

 

큰 학원은 정신 없고 너무 힘들었어요.

그것 보다 아이들한테 너무 미안하고요.

 

이제 털어버려야 하는데

좀 더 봐줄걸

이렇게 했으면 더 봐줄 수 있었을텐데

이런 식의 미련이 자꾸 남아요ㅠㅠ

IP : 58.230.xxx.16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동감
    '17.7.11 11:52 AM (61.253.xxx.152)

    제생각엔 바이엘과정까진 학원괜찮고 30이후는 개인레슨으로 돌리는게 맞는듯싶어요.

  • 2. 에휴
    '17.7.11 12:06 PM (211.109.xxx.76)

    그게 큰학원 문제지만 어쩔수없는게 엄마들이 차있는걸 원하거든요. 전 교습소 하면서 차했었는데 진짜 배보다 배꼽이 큰데 한번 운영하기시작해서 중단할수도없고 난감했던 기억... 학원비 저렴하고 차량하는 곳은 어쩔 수 없음요...

  • 3. ...
    '17.7.11 1:10 PM (49.169.xxx.208) - 삭제된댓글

    저의 고민도 좀 들어주세요 ㅠㅠ 7세부터 4학년인 지금까지 피아노 치고 있어요 알프레도 교재로 수업하고 10개월만에 체르니 들어갔어요.. 피아노를 좋아하지도않고 재능도 없는데.. 이해력 빠르고 제가 진도며 수업상황을 관심있게 체크하니 진도가 좀 빠르게 나갔어요 원글님 쓰신 비슷한 이유로 100들어가며 개인레슨으로 바꿨고 명문대 졸업하신 꼼꼼하신 선생님께 배웠어요 너무 답답할정도로 꼼꼼하게 체크해주셨고 덕분에 기본기는 늘었지만 이선생님은 직접 연주해주신적도.. 예쁜 테크닉을 보여주시고 알려주신적도 없어서 딱딱하게 리듬감없이 ㅎㅎ 그러다 그분 사정상 친구소개시켜주셔서 2년 넘게 수업중이에요 이분은 연주도 잘해주시고 예쁘게 리듬타는법도 알려주시고 해서 콩쿨에서(의미없다는 동네콩쿨이지만...) 준대상도 받고 햇어요
    근데 요즘 아이가 점점 너무 힘들어해요.. 피아노를 흥미 없어 하는것도 있고 친구들 처럼 학원도 가고싶고 그러나봐요.. 학원은 저도 보내고 싶지 않은데.. 방학정도만 학원가서 흥미좀 유발해볼까 싶기도 하고... ㅠㅠ
    현재 체르니는 진도 안나가고 소나티네랑 뉴에이지곡등 하는데 좀 어려운거 하니 힘들어 한다고 명곡집이랑 바흐인벤션은 중단한 상태에요 지금까지 한게 잘한건지 앞으로 어떤식으로 진행하면 조을지 조언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는 취미지만 교회반주등도 할수 있고...길게 가길 원해요

  • 4. 원글
    '17.7.11 1:32 PM (58.230.xxx.166)

    4학년에 힘들어하면 한계가 온 것 같아요. 제 경험으론 4~5학년 때 아이가 힘들어하면 뭘 해도 하기 싫어하더라고요. 그 나이에 많이 그만 둬요. 지금까지는 잘 가르치신 것 같아요.

    아이에게 물어보세요. 피아노 6학년때까지만 하면 어떨까 하고요. 중학교 가면 하고싶어도 못 한다는 말씀 해주시고요. 아이가 좋아하는 곡 위주로 레슨 부탁하시고 교회반주를 아예 지금부터 들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학원 다니고 싶다고 하면 개인 래슨과는 많이 다를 거란 말씀 해주시고 보내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일단 기본기가 돼 있기 때문에요.
    지금 시기엔 새롭게 해야할 필요성이 느껴지네요.

  • 5. 원글님
    '17.7.11 2:09 PM (122.37.xxx.188)

    의견에 크게 동감해요

    흔히 쉬운 교재는 실력이 좀 없는 사람에게 레슨 받아도 되는줄 알아요
    절대로 ...안돼요

    악기는 기본이 중요해서 길을 잘못들면 오래 못갑니다

  • 6. ..
    '17.7.11 9:13 PM (49.169.xxx.208) - 삭제된댓글

    감사합니다 생각의 정리가 좀 되었어요 ^^
    원글님 멋진 선생님 같아요 하시는일 잘 풀리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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