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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애 보면 다 노는건가요.. 아니잖아요..

나안놀아요 조회수 : 2,848
작성일 : 2011-08-30 22:14:09

 

엄마가 주말에 대학동창들과 여행을 다녀오셨어요.

교대 동창들, 그러니까.. 저희 엄마도 초등교사이셨고 엄마 친구분들도 그러셨지요.

 

저는 .. 네.. 전업맘이에요. 아이 둘 집에서 보고 있어요.

30개월, 4개월짜리 자매, 큰애도 아직 어린이집 보내지 않고 그냥 제가 돌봐요.

 

엄마가 오후에 저희 집에 잠깐 다니러 오셔서 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하시다가,

같이 여행한 친구분들 중에 세분이 당신들 손주들을 봐 주고 계시는데 두고온 애들 걱정을 하시더랍니다.

엄마가 "나는 애 안봐주니 여행을 와도 그 걱정은 좀 덜하네." 하시니, 세분이 이구동성으로.

"걔(그러니까.. 저요)는 집에서 놀잖아!!!" 라고 외치셔서 잠깐 웃으셨답니다. 합창처럼 외치셔서요.

친정엄마는 "아니야, 우리 막내(그러니까.. 역시 저요;;), 고급인력이야. 애들 잘 키우려고 쉬는거지"하셨다네요.

 

그래요 맞아요. 흔히들 말하는 스팩만 보면 저 고급인력일거에요.

국립대학 내내 전장으로 다니고 졸업전에 공기업 취업해서 재외공관에 파견도 다녀오고 그랬어요.

업무 특성상 국내 돌아와서 본사 근무 원치않으면 그만둬야 하는 분위기라 회사 그만뒀고.

그 뒤로 영어 강사하다가 결혼하고 그쪽에서 나름대로 경력쌓고 계속 공부하다가 큰애 낳으면서 그마저도 그만 뒀지요.

 

하지만 과거의 제가 어쨌든간에 저는 지금 전업 주부로 남아 애들 집에서 돌보고 있으니,

남편이 벌어오는 돈으로 살림하고 애들 입히고 먹이고 있으니,

엄마 친구분들 말씀대로 저는 정말 집에서 노는 사람밖에 안되는 모양이에요.

 

큰애 출산 무렵 일을 다 마무리했으니 가정주부만으로 남은게 이제 거의 3년 다 되어가네요.

회사에서 했던 일도, 영어 강사를 했던 일도, 다시 하고자 하면 아마도 자리는 있을거에요.

그냥 그 생각만으로 애들 좀 키워놓고 다시 일하면 되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냈는데요.

오늘은 그냥 허탈하네요. 제가 집에서 애들 키운다고 딱히 잘키우는 엄마도 아닌것 같고..

 

그 자리에 제가 같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걔는 집에서 놀잖아."

"걔는 집에서 놀잖아."

"걔는 집에서 놀잖아." .. 라고 하시는 그 분들의 목소리가 들리는것 같아서 그냥 마음이 찡해요.

IP : 121.147.xxx.19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11.8.30 10:19 PM (211.208.xxx.201)

    24시간 아이 둘 보려고 도우미 부르면 500만원 줘야합니다.
    신랑 비위 맞춰야지요 가끔 시댁가서 분위기 맞춰줘야죠
    아이들 공부시켜야지요~~
    저는 환산 할 수 없는 고급인력이라고 생각해요.

    그 할매들 원글님 어머님 무진장 부러워할거에요.
    아마 배아파서 그랬을겁니다. ^^

  • 2. 이쁜강쥐
    '11.8.30 10:23 PM (14.47.xxx.14)

    사실 능력있는 여자가 좋은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딸가진 부모입장에서 자기딸리 시집가서 다른 걱정안하고 집에서 살림하고 자식만 키울수있길 바라는 사람 아직 많아요.
    어머님 친구분들이 은근 부러워서 그러신거라고 생각하세요^^

    사실 맞벌이하는 엄마들중 남편이 벌어다주는 수입만 어느정도되면 아이랑 집에 있고 싶은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 3. 현실적으로
    '11.8.30 10:26 PM (222.116.xxx.226)

    맞벌이는 돈 떄문에 하죠
    부자면서 맞벌이 하는 경우 존 못 봤어요
    여자가 일하는걸 원하는 경우 빼고는~

  • 4. ㅡ.ㅡ
    '11.8.30 11:05 PM (118.33.xxx.102)

    그 아짐들이 질투해서 그러는 거에요. 친정 어머님이 막내따님 자랑을 많이 하셨나 보네요.

  • 5. 의문점
    '11.8.31 12:08 AM (118.217.xxx.83)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그 친구분들의 언어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언어는 사고와 의식의 뒷면이죠.

    아들이엿을 거래하는 사람이다 - 너네 아들 리어카 끌고 가위질 하잖아
    아들이 헤어디자이너다 - 너 아들 깍새아냐
    아들이 큰규모의 재활용센터 운영한다 - 아들이 고물상 하잖아
    딸이 2자녀 잘 키우는 전업맘이다 - 너네 딸 놀잖아

    이런 맥락입니다.

    집에서 키우는 아이는 저절로 큰다고 착각하는 무식한 전직 교사님들의 저급한 의식수준이 뒤틀린 언어의 활용으로 잘 나타난 케이스 되겠습니다.

    귓등으로도 듣지 마세요.
    2자녀 훌륭하게 키우는 전업맘은 최고급 인력입니다.

  • ..
    '11.8.31 5:30 AM (182.209.xxx.63)

    이것도 있네요 ㅋ

    내 아들 포토그래퍼야 - 니 아들 찍새냐?

  • 6. -_-
    '11.8.31 5:45 AM (220.86.xxx.73)

    저희 언니 국립대 나와 초등교사하다가 둘째 조카낳고 완전히 그만뒀습니다
    전업 생활 10년 넘었구요, 직업 가질 생각 없다고 합니다
    조카들, 너무나 튼튼하고 똑똑합니다. 형부, 언니한테 꼼짝 못합니다
    언니, 아직도 회사 다니느라 허덕대는 저보다 2배는 건강하고 행복합니다
    집에서 가정이라는 사회에 들이는 공과 시간과 노력..
    나가서 앉아 일하고 오는 수고의 몇 배라고 생각합니다
    꼭 아무것도 제대로된 일은 해본적 없는 사람들이
    주부의 일에 대해 입질을 하더군요. 실상 까놓고 보면 정말 별볼일 없는 인간들만...

  • 7. 그냥 흘려버리심이
    '11.8.31 10:02 AM (211.251.xxx.89)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세요.
    전업보고 집에서 놀고 있냐는 말이나, 직장맘 보고 돈때문에 나간다고 말하는 것이나..똑같이 단세포적인 생각이에요.
    다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살면 되는 것이고..
    그 외에 들려 오는 말에 대해서는 썩소를 날리는 수 밖에요.

    지금 그 말에 상실감이 크다는 것은 다시 사회로 나가고 싶다는 의지겠지요.
    아이들 어지간이 키웠을때 다시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시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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