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곽노현 지지자였거든요.

흐린날 조회수 : 1,791
작성일 : 2011-08-29 12:28:13

저희집 정치성향은 다양한 편인데,

골수 민주당인 남편, 저는 무조건 진보 단일을 추구,

친정오빠는 강남3구 주민이지만 민노당,

동생은 한나라, 혹은 선진당 입니다.

선거때면 서로 막 난리가 나는데, 웃으면서 좋게 좋게 얘기하니까 싸움이 나진 않아요.

그런데, 저는 항상 단일후보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었거든요.

 

지난 6.2 서울시장선거에서 밤샘개표를 지켜보다가 울컥해서

그 단일화를 거부한 노...ㅎㅊ 후보는 엄청 깠습니다.

그 분 지지자들은 거대당의 횡포에 맞선다,

다양한 정치적 노선이 있다,

끝까지 완주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했는데

 

지금 상황에서 그런 소리는 개나줘~~ 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선거라는것이 돈이 많이 드나보네요.

며칠 뉴스를 보면서,

내가 무작정 막무가내로 무조건 막 우기면서 단일화하라고 욕하고 다녔는데

그쪽 후보는 실컷 돈 쓰고 사람들 개고생시키고 다닌 담에 싹 빠지라고 하니까

그 돈 누가 다시 줄것도 아니고 고스란히 빚더미에 앉으라고 막 자기한테 욕하는구나했을것 같아요.

 

선거비용보전이 뭔가 싶어서 검색해봤더니

선거가 끝나고 유효투표율에 따라서 15프로 이상 득표하면 전액 돌려주고,

그 밑으로는 반 돌려주고 그러나본데

 

수십억 쓴 사람한테 선거 단일화 안한다고 욕 엄청해서 어쩔수 없이 단일화 한다고 사퇴시킨 후에

그 사람은 그 돈 어디서 받아야 할까는 생각을 안해봤어요.

 

전적으로 제 입장에서 하는 말이에요. 제가 단일화를 추구하니까요.

너 단일화 안한 나쁜놈이잖아  하고 욕하고 다녔는데

생각해보니까 단일화해서 빠져나가면 그렇게 가는 사람은 선거비용 보전을 못받는다는걸,

그럼 그렇게 빠지라고 욕했던 내가 좀 보태줘야 하는건가.

 

돈을 미끼로 선거가 좌지우지 되는건 비도덕적, 불법, 나쁜짓, 해서는 안되는짓이지만

사퇴하는자에게 최소한의 비용을 보전해주는것은 진짜 선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게 잘못된 생각일까요?

 

증언을 댓가로 돈을 주고 받는것은 정의관념에 반하는 일이지만

그 증인에게 최소한의 비용, 차비 밥값 정도의 비용을 보전해주는것은 합법적 행위라고 본것 같아요.

어디서 주워들은것 같기도 하공.

 

대승적 차원에서 단일화하라고 막 떠들었는데 (제가)

무슨 시민정치 단체 같은곳은 자체 지지율도 발표하면서 취약 후보에게 압력도 가하고 그러는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단일화의 명목때메 사라지는 후보들은 참 속이 쓰렸을것 같네요.

돈 문제도 그렇공.

 

단일화 명목으로 거액을 건낸것이 아니고

그가 쓴 선거비용의 보전 수준이라면 선의가 맞다는 쪽으로 저 스스로 결론내렸어요.

그리고,

교육감 사퇴하고 (본인이 용단을 내리든 역시 압박을 받든) 새로 투표를 하게 된다면

그때도 역시 저는 단일후보를 기다릴거거든요.

 

그런데 이번 뉴스를 보면서

단일화 라는 말을 하면 사람들이 구리다는 쪽으로 자동연결을 지을까봐 걱정스럽기도 해요.

저사람들이 무서워하는건 개개인이 아니라

단일화 인것 같아서요.

 

IP : 121.129.xxx.27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8.29 12:32 PM (121.162.xxx.97)

    참..우리가 모르는 많은 문제들이 있나봐요. 입만 가지고 떠드는 우리와는 입장이 다르겠죠.
    입만 있음 돈도 안드는데 입바른 소리 누군들 못하겠어요.
    정말 더럽고 치사한게 그 세계인가봅니다. 우린 너무 초등학교 수준의 도덕 교과서 같은 생각만 하고 사나봐요..ㅠ.ㅠ

  • 2. 블루
    '11.8.29 12:35 PM (222.251.xxx.253)

    우리는 가진에 넘 없다. 그러면서도 힘을 모을 줄도 모릅니다..
    그들은 질기고 교묘하기까지 한데 말입니다.

  • 3. ...
    '11.8.29 12:37 PM (211.208.xxx.132)

    관례상 그래왔는데 지금 문제 되었으니 다음부터는 어찌 될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수구당쪽에는 표를 주지 않으면 됩니다.

  • 4.
    '11.8.29 12:38 PM (96.39.xxx.130)

    많은 걸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5. mm
    '11.8.29 12:41 PM (218.38.xxx.251)

    저도 단일화 흠집내기 꼼수도 있다고 봐요..
    누가나와도 야권단일후보 못이긴다는 여론조사를 보니,더더욱 그런 의심이...
    그러나 이제는 이런 작태에 속지않아요.
    저 역시 단일후보 기다립니다...

  • 6. dd
    '11.8.29 12:43 PM (125.177.xxx.83)

    선거비용이 양쪽 모두 6억원을 사용한 시점이 지난 상태에서 단일화라면,
    단일화로 승리한 쪽이 양보한 쪽에 '선의'로 어느 정도 선거비용 보전해 주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무서워서 단일화 하겠나.................

  • 7.
    '11.8.29 12:48 PM (147.4.xxx.88)

    의도가 명확하게 잃은 선거비용 복구시켜주는거면 의도는 이해가 가긴하죠. 7억이 작은돈도 아니고요. 근데 할려면 떳떳하게 해야한다고 봅니다. 뭐법으로 명확하게 정해도 좋겠구요. 몰래 3자통해서 돈 건내주는거는 3자입장에서 볼때는 이상할 수 밖에 없죠.

  • 8. 음...
    '11.8.29 12:48 PM (218.236.xxx.107)

    음색 좋은데... 요새는 잘 안나오네요.ㅠ

  • 9. 123
    '11.8.29 12:49 PM (119.66.xxx.12)

    이번 선거 정국에서 여권대 야권의 대결 포인트가 복지 프레임과 단일화인데
    이번 곽노현 건은 이 둘을 한꺼번에 건드릴 수 있는 카드여서 앞으로 복지 문제와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
    여권이 계속 공격 할 겁니다.
    벌써 시작하고 있기도 하죠. 황우여가 야권의 지난 단일화를 다 살펴봐야한다고 하고 있으니.

    차라리 지금 터진 건 내년 선거를 위한 예방주사 맞았다고 생각하는 게 나을 듯 싶어요.
    단일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도 있지만 진짜 문제는 단일화를 최대한 빨리 해야한다 가 되어버렸죠.
    더 힘들어진 상황이에요.
    빨리 단일화 공식이 만들어져야할텐데 말이죠.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단일화를 떠나서 반 한나라 프레임을 무척 싫어하는지라
    단일화 과정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한나라 대 반 한나라 이 구조는 무척 안 좋은 구조에요.

  • 10. 저도
    '11.8.29 1:41 PM (211.104.xxx.185)

    이 글 잘 읽었어요.
    생각해 볼 게 많네요.
    돈에 관한 건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고요.
    못된 것들은 나쁜 짓 하는 데에 집요하고 똘똘 뭉치는데 어쨌든 머리가 복잡해요.

  • 11. 문성근씨 트윗인데
    '11.8.29 1:45 PM (218.236.xxx.107)

    이 글과 같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옮깁니다.

    "
    야권통합'운동하며 정치권의 모순,고통호소를 듣습니다
    한명숙총리가 서울시장후보경선에 응하기 어려웠던게
    경선비용을 감당할수 없었기때문.
    유시민대표가 2007년 대선경선중도사퇴후 빚을 3억원 진 일.
    심상정대표도 경기지사후보 사퇴후 고통스러웠을 일.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060 오백만원으로천만원만들기 1 라이프 2011/09/06 1,856
10059 24평과 32평 16 고민중 2011/09/06 3,853
10058 이제 한살림 쌀 절대 안사려구요... 11 한살림 2011/09/06 5,311
10057 '안철수 쓰나미'에 박근혜 선거 지원은? 1 세우실 2011/09/06 679
10056 가습기 사용하시는 분들, 어떤거 쓰고 계세요? 1 가습기 2011/09/06 654
10055 어떤 스탈이 예쁘다고 생각하세요? 12 ,,,,,,.. 2011/09/06 2,704
10054 제가 양념한 불고기가 질겨요. 9 골치거리 2011/09/06 1,046
10053 출산선물로 어떤게 좋을까요? 3 그렇고그런 2011/09/06 1,150
10052 화진 화장품의 피부관리기 쓰시는 분 계신가요? 3 피부관리 2011/09/06 1,756
10051 갑자기 컴 화면에 글씨가 커졌는데요 2 2011/09/06 611
10050 얼마전 기정떡바람이 불었잖아요 24 나만 그런가.. 2011/09/06 3,862
10049 제 피부상태도 봐 주세요. (굽신) 1 어쩌다 2011/09/06 790
10048 피부과 표독이네 2011/09/06 635
10047 안철수 자체가 브랜드다 물장수 2011/09/06 668
10046 닌텐도 구입하려고 하는데 어떤색상이 이쁠까요? 2 추천 2011/09/06 648
10045 3세 아이의 잦은 사과 행동 1 걱정되요. 2011/09/06 923
10044 시어머니가 쌀을 설거지 고무장갑으로 씻어요. 102 고무장갑 2011/09/06 17,760
10043 나꼼수 들으면서 가장 쇼킹했던 거 하나씩~ 25 dd 2011/09/06 4,016
10042 뜸 뜨는 법 배워보신 분 계신가요? 19 남편 어깨 2011/09/06 2,125
10041 문과애서 커트라인이 낮은 과는 어느과인가요? 11 불안 2011/09/06 2,338
10040 네이트 온에서 무료문자 2 어떻게 보내.. 2011/09/06 1,022
10039 너무나 얄밉고 이해가 안가는 울 시아버지!!! 1 한송이~~ 2011/09/06 1,688
10038 안철수-박원순 단일화하면 누가 나갈까 2 세우실 2011/09/06 1,261
10037 난관수술을 할려고 하는데요... 공포의 11.. 2011/09/06 1,370
10036 거실 마루에 오줌. 허연 자국 뭘로 지우죠?ㅠㅠ(사람것임...ㅜ.. 5 도와주세요 2011/09/06 3,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