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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 입시 결과로 가라앉는 마음

허망 조회수 : 2,992
작성일 : 2017-01-31 21:24:54

 

대학때 친하게 지내던 몇몇과 십년전 쯤 절교했어요.

학교때 순수하게 몰려다니던 마음은 모두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줄줄이 낳게 되자

자꾸 불편한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사단은 제가 집을 샀을때부터였던거 같아요.

저 포함한 6명 중 2명이 자꾸 던지는 말들이 이런식이었어요

" 너는 다리에도 살이 찌나봐? 아까 보고 깜짝 놀랐잖아"

그 친구는 타고난 통통다리로 20대 때 저의 새다리를 부러워했죠. 애 낳고 제가 통통해지긴 했지만 제가 다리에까지 살이 붙은줄은 그때 처음 알았어요.

두명이 돌아가면서 저를 쪽(?) 주는게 불편해서 밖에서 모이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안나가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어느날 다른 한명이 전화해서는 " 너네 애 아파서 못 나왔다며? 니네 집이 길가에 있어서 공기가 안좋은가보다고 우리끼리 얘기했어" ... 혹은 " 너는 좋은 동네에 집도 있는 애가 도우미 아줌마도 안부른다며? 왜 그러고 살까....난 그렇게는 안살겠다"

 

이런 일이 계속되자 저는 절연을 했어요

그렇다고 그 친구들이 저보다 경제적 형편 등이 못하냐...그런것도 전혀 아니었어요.

오히려 시부모님 다 계시고(저희는 홀시어머니에 둘째, 암것도 없음) 저희보다 유복해요.

좋은 친구들 만나기에도 바쁜 세상에서 얘들과 왜 만나는거지? 라는 생각에...

쟤들도 나를 안좋아하고 나도 넘 불편하고 뭐하러 만남을 이어가나 생각했죠.

그 모임 중 한명은 싱글이고 저랑 일하는 분야가 비슷해서 아직 계속 만나구요.

 

절연한 지 10년이 넘는 동안 그 가운데 있는 싱글 친구는

아주 가끔 그 친구들과 연락을 하는 눈치인데 저는 그런가보다 하고

소식 전해주면 "어...그래?" 하고 말았구요.

 

근데 오늘 그 싱글 친구가 그 몇몇 친구들 아이들이 죄다 스카이를 들어간 얘기를 해주더라구요.

저희 아이와 동갑...공교롭게도..

저희 아이는 중학교때 내내 놀고 고2때부터 공부하겠다고 시작했지만

워낙 기초도 없고 독하지도 않아서 이번에 재수를 결심했어요. 저는 말렸지만 아이가 꼭 한번 더 하고 싶다고 해서요.

공부로는 그 누구의 터치도 받아본 적 없는 저나 남편을 별로 닮지 않은 아이

그래도 다 자기 길이 있겠지. 늦게 트이는 아이도 있는데..애써 위로하면서도

내가 일하랴 공부하랴 너무 바빠서 애가 저렇게 된건 아닐까 속상하던 차에

눈치없이(?) 그 친구들 아이들의 입시결과를 전해준 싱글 친구가 좀 원망스러웠어요

그렇게 둔한 친구도 아니고

몇년 전에는 그냥 걔네 소식 굳이 전해주지 않아도 된다. 나하고는 이제 별로 관계가 없다고....돌려말했는데

결혼을 안해서 자식 일로 속상한 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서일까요?

 

저랑 정말 친한 다른 친구들의 아이들이 좋은 대학 가고 그랬던건 진심으로 축하해줬는데

이번에는 왜 이렇게 마음에 걸릴까요?

우리 아이 잘 못하는거 그 친구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이런 마음 갖고 돌아오면서

참....나도 옹졸하고 교만하구나

내가 걔들보다 못한게 있다는거...걔들이 고소해하지 않을까? 별 희안한 피해의식까지 들어있는거 같고...

 

너무 속상한 하루였어요.

그 싱글 친구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인데 ....오늘은 짜증났어요

우리 아이 재수하게 됐다고 한참 얘기했는데 꼭 그 얘길 전해줘야만 했는지...

IP : 122.37.xxx.12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친구가
    '17.1.31 9:28 PM (115.140.xxx.180)

    눈치 더럽게 없네요 토닥토닥~

  • 2. ㅡㅡ
    '17.1.31 9:31 PM (1.236.xxx.20) - 삭제된댓글

    그맘 뭔지 알죠
    양지가음지되고 음지가양지돈다지만
    자식일은 특히나 이나라에서 대입은 참..
    여기털어놓고 일상으로 돌아가세요

  • 3. 대놓고
    '17.1.31 9:31 PM (124.49.xxx.134)

    대놓고 섭섭하다고 말하기엔
    100% 나만 좀스러워질 거 같은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찜찜한 기분이 드는 상황이 있더라구요.
    친하다고 생각한 사이면 더 그렇죠.

    그렇지만 어쩌겠어요. 넘어가야죠.
    그 친구 속이야 들어가볼 수도 없으니 영원히 모르는 거구요.
    안다 한들 하나하나 따지고 들면
    내 주변에 남아날 사람이 없을테니까요.

  • 4. 어휴
    '17.1.31 9:32 PM (182.225.xxx.22)

    그러게요 친구가 눈치 더럽게 없네요 토닥토닥222

  • 5. .....
    '17.1.31 9:34 PM (121.159.xxx.40) - 삭제된댓글

    미혼친구분은 경험이 없어 아마 별 생각없이 친구의 좋은 소식을 전한걸거에요. 님의 자녀분이 내년에 좋은 결과를 얻으면 반드시 자기일처럼 기뻐해 주실거에요.
    지금은 마음이 힘들겠지만 내 일이 아닌 일에 신경쓰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나는 내 일만 신경쓰면되지요. ^^

    본인 스스로 해야겠다고 깨달은 아이는 반드시 성공합니다.
    님도 자녀분도 힘든 수험생활 잘 견뎌내시고 내년 이맘때 좋은 소식 올려주세요.

  • 6. ㄴㄴ
    '17.1.31 9:43 PM (122.35.xxx.109)

    요즘은 취업잘되는게 갑인 세상입니다
    저도 인생사 세옹지마라는걸 많이 느끼는데
    언제 판세가 뒤집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 7. 저도
    '17.1.31 9:48 PM (218.38.xxx.74)

    가까왓던 아는 엄마 자기아이 합격하고 장학금 탄 얘기까지 구구절절 제앞에서 얘기하길래 카톡차단해버렸어요 의대간 조카 자랑 구구절절해 해대는 윗동서 한대치고싶더라구요 울애 떨어진거 알면서 그러는데

  • 8. 어휴
    '17.1.31 10:04 PM (1.241.xxx.69)

    친구들 넘하네요
    비슷한입장,비슷한친구들있는데 저는 어디두고보자라는 맘이 한켠에있어요 언젠간 나한테준 망신 딱 고만큼만은 돌려주고싶어요

  • 9. 어휴 진상 밉상들
    '17.1.31 10:26 PM (39.118.xxx.16)

    어쩜 저도 그런 친구있어서 완전 공감합니다
    3년만에 전화외서는 온갖 친구애들 대학 들어간 자랑
    지딸 자랑 늘어놓고
    니 딸은 어느대학갔나 물어보더라고요
    인서울 끝 대학이라 하니 반응이 떨더름 ㅠ
    참 비교되고 속상하고
    한동안 넘 속이 부글부글 해서
    카톡 전화 다 차단시켜버렸네요
    저도 지금 두고보자 하는맘이에요

    원글님도 지금 얼마나 속상하실지
    올해는 꼭 좋은소식 있을거에요

    눈치드럽게 없는 친구들아 !!!
    그렇게 살지마
    남 마음아프게 하면 다 되돌려 받는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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