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4번째 결혼기념일이에요...

진짜아줌마 조회수 : 1,589
작성일 : 2016-10-06 05:50:16
남편이나 저나 일에 빠져 사는 걸 좋아해서...
어쩌다 주말 부부가 되어서 ...매일같이 전화를 하면서 서로 힘들다는 소리로 시작해서 힘들다는 소리로 끝납니다.

"오늘 결혼 기념일이야"

그래에?!!!

햇수로 따져보니 벌써 14년이나 되었습니다. 결혼하고 함께 만든 된 아이는 벌써 12살이 되었구요.

둘 다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해서 대학 1학년때 어리버리할 때 처음 만났고,
졸업할때까지 친구로 지내다가 졸업하고서 연애하기 시작해서 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처음 알게 된지 12년만에 결혼을 한 케이스이지요.

서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 결혼은 정말 한 침대에 6명이 함께 자는 생활이란 걸 뼈저리게 느껴야 했습니다.

명절때 시댁에 가서 처음 본 남편의 모습에 기절초풍했었고 신혼초기에는 그걸로 많이 싸웠습니다.

그럼에도 여러가지 갈등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이 저에게 져줬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심하게 다툰 후에 먼저 못견뎌했던 것도 남편이었고, 싹싹 빌면서 대화를 텄었던 것도 남편이었고... 
이런 남편을 생각하니 ... 지금은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은 내 주위에 있었던 사람들 중에서... 내가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사람도 아니었었고, 보호자처럼 내가 그늘에 들어가고 싶었던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어렴풋하게... '나랑 같이 끝까지 대화해 줄 수 있는 사람이겠구나'... 이런 느낌과 믿음이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14년째 결혼기념일이란 걸 깨닫고... (그전에는 한번도 헤아려본적이 없습니다.) 혼자 놀라서 감상에 빠져서 끄적거려봤습니다.
IP : 62.143.xxx.13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6.10.6 8:23 AM (61.74.xxx.207) - 삭제된댓글

    아이 나이가 같아서^^

    쓰신 내용 중에 그 부분이 참 저랑 비슷하네요
    죽자고 사랑했던 사람도 아니고 커다란 그늘로 나를 품어 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도 아니었고 평생 대화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사람
    님은 어쨌든 아직도 그렇게 살고 계신거죠
    행복하네요

  • 2. 저랑 같으시네요^^
    '16.10.6 8:39 AM (110.70.xxx.76)

    남편은 일주일의 반은 지방에,
    결혼 14주년,
    큰아이12살, 작은아이 10살인 일하며 공부하며 제사 맡아지내는 맏며느리입니다♡
    원글님을 위해 오늘 작은 호사라도 꼭 누려보세요.
    저라면 스벅은 카라멜 마끼아떼 벤티로 투고해서 출근하겠습니다 ㅎㅎ
    결혼기념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 3. ...
    '16.10.6 8:58 AM (121.168.xxx.253)

    원글님 혹시 돼지띠?

    저도 결혼 14년째입니다.
    긴가 민가 하다가 원글님 말처럼...타협이 되는..사람.
    욱 하는 제 성격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화나면 굳게 입 다문 저에게 먼저 말걸어주는 사람
    이네요..제 남편도..

    효자고..자기 부모님에게 애뜻해서
    저도 같이 그래주길..아니, 흉내나도 내주길
    기대하는 것만 빼고..

    그런데 그런 단점도 14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제 입장에서 내려놓아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혼 기념일 진심 축하합니다.

    앞으로 남은 결혼 기간도 지금처럼
    충만하고 행복하시길

    결혼햇수 동기가..

  • 4. zz00
    '16.10.6 9:21 AM (49.164.xxx.133)

    저랑도 비슷하네요
    전 16년차이지만 대학 1학년때 친구가 지금은 남편이 되었거든요 친구로 7년 연인 2년 결혼 16년...
    저도 그 어떤 설레임이나 든든함 보다 나랑 대화가 통하는 친구 같은 그 느낌 하나로 결혼 했네요
    결혼 기념일 축하합니다~~

  • 5. 원글
    '16.10.6 1:41 PM (62.143.xxx.135)

    진짜 저랑 비슷한 분이 많아서 놀랬어요.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5220 과실주가 숙취가 심한가요? 5 문의 2016/10/08 1,290
605219 부동산 계약서는 언제 쓰나요? 2 궁금 2016/10/08 753
605218 이수역 재래시장 통닭집 맛있어요? 1 80000원.. 2016/10/08 835
605217 정신과 상담 실비보험 되는지요?? 2 정신과 2016/10/08 2,074
605216 고양시 화전동 근처에 사시는분들 도움좀 주세요~ 8 guen 2016/10/08 1,465
605215 캐쉬백 - 모르고 당한느낌(?)이라 불쾌하네요 6 ok 2016/10/08 2,428
605214 돈때문에 엄마한테 서운하네요 8 ... 2016/10/08 2,816
605213 맞벌이에 아이 둘 키울만 한가요? 7 ㅇㅇ 2016/10/08 1,703
605212 갤럭시노트7 개통하신분 잘 쓰고계세요? 14 아하핫 2016/10/08 2,161
605211 옷을 좀 사 입었더니 사람들이 쳐다보네요. 48 40대중반 2016/10/08 25,402
605210 길에서 영상평가해달라는거 뭐죠? 1 ㅇㅇ 2016/10/08 607
605209 급해요!! 카톡프로필사진에 폰번호 안뜨게하는법요!! 10 ㅗㅂ 2016/10/08 2,886
605208 한강작가의 '소년이 온다'읽어 보셨나요? 6 날개 2016/10/08 1,961
605207 치과의사거나 남편이 의사인분...(유디치과 문의) 9 ... 2016/10/08 5,149
605206 비싼 맨투맨티 사왔어요^^ 8 .... 2016/10/08 4,382
605205 이런경우도 성추행일까요? 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6 ??? 2016/10/08 2,000
605204 담배 유해성분 확인한 식약처..1년간 '쉬쉬' 2 샬랄라 2016/10/08 729
605203 외출했는데...하늘에 갈비구름이..ㄷㄷ 13 .. 2016/10/08 4,320
605202 주말삼시세끼 다 차려드시나요??? 19 흠흠 2016/10/08 4,096
605201 와 루이 노래 잘하네 6 쇼핑왕슈스케.. 2016/10/08 2,215
605200 드라마 k2. 여자경호원 4 부담스러 2016/10/08 2,164
605199 우울증에 팟캐스트 추천 감사합니다. 14 우울 2016/10/08 2,696
605198 해수 어떻다고 매일 글 올리는 분 19 ㅋㅋ 2016/10/08 2,153
605197 하늘 보셨어요?? 2 ... 2016/10/08 1,912
605196 목근육 경직 풀수있는 방법없을까요? 11 ㄷㄹ 2016/10/08 8,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