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펌]오늘자 오해영 리뷰

아자아자! 조회수 : 3,723
작성일 : 2016-06-08 01:38:34

제일 공감가는 리뷰라서 오늘자 오해영 진상짓에 지친분들이 같이 읽었음 해서 퍼왔어요.

베티 feelgood님 리뷰예요.

----------------------------------

오늘 해영이 라디오 사연 말하다 전국적으로
사연이 공개되는 씬을 보니
이 두가지 속담이 섞여 버리네요
소가 뒷걸음질치다가 판도라상자를 쳐서 열어버린 격
이 드라마의 내용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봤어요
절대 해영이 편을 들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만약 해영이가 솔직하게 한태진이 결혼을 깬 이유를 부모님께, 주위에 털어 놓았다면
그러면 해영이는 집에서 쫓겨나지 않았을테고
그저 동네와 친인척 주변 사람들에게 창피 당하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거예요

이 지점이 해영이가 선택해서 돌이킬 수 없었던 첫번째 길

만약 해영이가 박도경과 전해영의 과거를 알았을 때 마음을 접었다면 지금은 악연이라 부르는 이 인연이 더 이어지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면 해영이는 자기 결혼이 깨진 진실을 모른채 그저 지내다가 나중에 한태진과 재회해서 다시 잘 되었을 지도 몰라요

이 지점이 해영이가 돌이킬 수 없을 또 다른 갈림길을 선택한 두번째

그런데 만약이라는 건 없다는 걸 저질러진 일을 다시 주워담을 수가 없고
열려진 판도라의 상자 밖으로 퍼져버린 것들을 다시 담아서 닫아버릴 수가 없다는 걸 오늘편을 보면서 절감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또 다른 해영이와 도경이와 한태진과 그밖의 다른 주변인들을 생각해봤죠
그들에게도 만약의 순간이 있었어요
만약 전해영이 그렇게 갑자기 사라지지 않고 도경이에게 이유를 설명해주었더라면
만약 전해영이 보란듯이 그렇게 사진을 올리지 않았더라면
만약 도경이가 복수하겠다고 한태진에 관한 말을 회장에게 하지 않았더라면
만약 도경이가 서해영을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더라면
만약 한태진이 결혼 전날 솔직하게 자기 상황을 해영이에게 말했더라면
만약 한태진이 자기 사업이 망한 이유를 정확하게 알아보았더라면...

이 모두에게 만약이라는 건 없었어요
그냥 그렇게 일이 일어났고 후회해도 돌릴 수가 없으니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길가다가 방귀를 꼈든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졌든 얼굴에 뭘 묻힌 채로 밖을 나와 걸어왔든
버스 뒷좌석에서 졸다가 쓰러져 앞으로 튀어나갔든
이미 쪽팔리고 이미 저질러진 일을 주워담을 수 없다면

오늘 버스 안의 수경이처럼 앞 구르기 세 번해서 발차기 하고 남이야 어떻든 너만은 날 쪽팔려하지 말라고 가장 기댈 수 있는 사람에게 치대기도 하면서 그렇게 이겨보려고 해볼 수밖에 없겠다...
뭐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세상 살아가는 동안 사람으로 쪽팔리지 않을 일 한 번도 하지 않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비단 연애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실패도 맛보고 어려움도 겪지만 그 중

나중에 자다가도 하이킥하는 가장 힘든 일은
사실 쪽팔렸던 순간이 떠오를때죠

아픈건 세월 지나면 고통이 덜한데
이상하게 쪽팔린건 또렷하게 그 감정이 그대로 살아났어요 저는

또 오해영!

이 드라마는 인생사 쪽팔림 중에 가장 쪽팔리는 순간이 많은 연애를 가지고 저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가장 유치하고 가장 오글거리는 행동도 많이 하는 그 순간
지나고 나서 혹시 그 실패하면 나중에 가장 쪽팔리게 될 순간들이 꼭 있게 되는 한 편의 연애사를 통해 저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쪽팔려도 괜찮다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쪽팔려도 괜찮은 일이라고 그러니 용기내라고
겁내지 말라고
넌 남보기 쪽팔려보여도 사실
멋진 순간을 보낸 거라고
전 왠지 오늘편이 가장 좋습니다.
주인공과 함께 쪽팔림의 역사를 같이 쓰면서
방귀 트고 아주 친해진 기분입니다.

참, 그리고 오늘 마지막까지 끝까지 폼잡고 있던 도경이가 차 안에서 엉엉 아이처럼 울고
해영이에게로 가는 순간
전 도경이도 이제 진짜로 쪽팔리는 연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판도라 상자 속 마지막 남은 희망을 바라게 됩니다.

IP : 122.38.xxx.3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6.8 2:21 AM (180.131.xxx.65) - 삭제된댓글

    등장인물들 술에 쩔어 진상짓에 질려서 이번주부터 아예 안보기 시작한 사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끝나면 몰아서 볼까 아예 신경끌까 고민 중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리뷰보니 나중에 몰아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이 두 부분이 맘에 와 닿습니다,

    아픈건 세월 지나면 고통이 덜한데
    이상하게 쪽팔린건 또렷하게 그 감정이 그대로 살아났어요 저는

    쪽팔려도 괜찮다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쪽팔려도 괜찮은 일이라고 그러니 용기내라고
    겁내지 말라고
    넌 남보기 쪽팔려보여도 사실
    멋진 순간을 보낸 거라고 .

    원글님 쌩유~!!!!!

  • 2. 저는 주인공
    '16.6.8 2:50 AM (115.143.xxx.186)

    다 이해 되요
    그 시절 겪을 수 있는 연애의 아픔
    특히 많이 꼬일대로 꼬여버린 지금 상황
    어찌 제정신일 수 있을까요 ㅠ
    도경이의 이성이 붙잡고 있는게
    그래서 더욱 대비되어 보이는듯해요
    엉엉 소리내어 울었던 모습조차
    낯설었지만
    이제 마음을 열었어요
    멋져요 둘다

  • 3. 감사해요
    '16.6.8 6:05 AM (83.81.xxx.65)

    오늘 정말 작가가 미워질라했고
    서해영 진상짓에 저도 술 끊을 뻔 했고
    주인공이 누구 말처럼 오해영이 아닌 에릭인것만 같고
    여러가지로 뷁이었는데....

  • 4. 도라도라
    '16.6.8 8:48 AM (42.2.xxx.52) - 삭제된댓글

    맞습니다 인생을 돌아켜보면 뭐뭐 했더라면...혹은 뭐뭐 하지 않았더라면의 연속이죠 그런데 크게 바라보면 그 잘못되고 꼬였던 일들이 또 다른 삶과의 연결고리이자 열쇠였더군요.
    때왜 힘내라고 말합니다.
    내가 주인공이야 이 드라마 아주 재미있네. 난 멋지게 살아내고 있다!
    울고 취하고 화내고 그러면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며 살아온 살아갈 우리의 해영이를 이해합니다.
    사랑스러워요.
    마음에 듭니다.
    서해영 많이 공감하고 응원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1808 전에 82에서 조개젓글보고 무쳤는데 ㅁㅁ 16:46:27 80
1741807 입술 필러 하신 분? 궁금 16:43:00 57
1741806 오로라 및 북유럽 여행,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어디 가요? 1 오로라 16:42:38 73
1741805 민주당)당대표 투표날짜에 못했는데 또 기회있나요? 투표 16:42:25 40
1741804 선진국은 이래서 선진국이군요. 원글이 16:39:04 371
1741803 10개 이상 못 찾으면 치매 초기 증상  13 .. 16:37:56 549
1741802 갑자기 국산 과일. 유제품 비싸단글이 ㅎ 9 .... 16:37:06 230
1741801 한미 FTA는 왜 욕한거에요 14 . 16:34:49 378
1741800 BBC도 성공이랍니다 2 관세협정 16:34:38 750
1741799 압구정 현대 토지지분 2 궁금 16:33:32 387
1741798 옛 선조들은 요즘처럼 단백질 섭취 어려웠을 텐데 어떻게 섭취했을.. 11 단백질 16:32:08 372
1741797 잔치국수에 푸주 넣으면 이상할까요? 19 ... 16:30:29 425
1741796 성심당 낮에 가도 빵은 있지요? 2 성심당 16:29:54 319
1741795 민생지원금 첫 사용으로 써브웨이 샌드위치 먹었어요. 3 ... 16:29:53 301
1741794 광우병 집회 다녔던 언니들, 그동안 미국 소고기 한번도 안드셨겠.. 29 광우뻥 16:28:56 601
1741793 김건희 논문 박사학위준 교수들 2 ㄱㄴ 16:28:15 439
1741792 스토킹살해사건 언급 이대통령 고맙습니다-숏츠 2 ㅇㅇ 16:23:03 416
1741791 냄새 적게 생선구이하는 방법 없을까요? 3 .. 16:20:18 302
1741790 브래지어가 여성의 억압의 도구다라는 주장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8 ........ 16:18:19 885
1741789 부동산 규제 대책. 문의드려요. 2 ... 16:16:13 336
1741788 명품 가방 안 아끼는 분 계세요? 5 …. 16:14:37 654
1741787 "백령도 방공레이더 야간엔 껐다"…무인기 北침.. 3 내란수괴간첩.. 16:12:49 716
1741786 화장하실 때 6 궁구미 16:11:07 579
1741785 조국 사면의 핵심을 말씀하시는 교수님 8 조국사면 16:09:57 664
1741784 휘슬러 프로피 가지신분들 잘 쓰고 계신가요 3 .. 16:08:29 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