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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용기를 준 82 댓글

고마워요 조회수 : 3,291
작성일 : 2016-04-28 01:36:09

10여년 전
우연히 들어온 82에서
시부모의 이해할수 없는 횡포에 괴로워하며
혼자 속으로만 속으로만 끙끙 앓으며 거의 미쳐가던 저는
신세계를 발견한듯 가슴이 뛰더군요.아....여기 동지들이 있었구나!하고요.
몇년은 눈팅만 하다가
내가 얼마나 억울한지.남편은 오로지 빚으로. 대출 100% 로 시작했는데
혼수.예단.지참금까지 챙겨온 내신세가 얼마나 힘든지.....
저는 억울하고 원통하고 기가막혀서
어느날 용기를 내어 82에 하소연 글을 쓰게되었지요.
언니도 없고 친구들 보다 일찍 결혼해서
하소연할대도 없던 저는
82 언니들이 이기적이고 못되고 어이없는 우리 시가 식구들을
같이 욕하고 흉봐주길 바랐었겠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반쯤의 댓글은 와우! 너무 나쁜 사람들이네요....였고
나머지 반쯤은
왜 싫다고 말을 안하나요? 안된다고 말 안하면 그들은 몰라요.
바보 원글이.....라는 댓글이 달리더군요.
그런데
제가 가장 깜짝 놀라고 저를 돌아보게되었던 댓글은
평소에 늘 여자들도 결혼할 때 반반해라.
맞벌이 안하면서 무슨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느냐.
집값 반반 안한 여자들은 육아.집안일 혼자 다해야한다고
늘 여자탓만 하던 82 의 남자 회원 아이피로
"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이
남자랑 여자가 동등한 결혼 비용을 내지않아도 된다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될거다" 라는 댓글이었습니다.
남편의 몇년치 연봉도 넘는 액수를 지원해주신 친정에선
늘 챙겨주고 도와주며 잘살라고 힘주시는데
아들 장가보내면서 단돈 10원도 안쓴 시부모는
20년 넘도록 생활비에 여행비.각종 경조사.친인척 인사까지
아들 돈을 당당하게 요구하고 며느리는 종년이라는 시부모 마인드에 맞춰살기를 강요하고
내아들 돈은 무조건 다 내돈이다!라며
상상초월한 횡포를 부리는걸 참고 살아왔던 제게는
그 남자 회원의 댓글이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저런 사람 눈에도 내가 잘못 한게 아니라
시부모가 비정상이구나!
내가 무얼 잘못한게 아니라 무엇인가를 안했던게 잘못이구나!
억울하면 억울하다고
부당하면 부당하다고 말못하고 살아온 내가 바보였구나...
저는 20년 가까이 미칠것같은 분노 속에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저런 천하에 나쁜시부모를 만나
마음 고생 죽어라 하며 살아야하는 불쌍한 여자가 되고 말았나...하는
죄책감과 자괴감에서 조금씩 놓여났습니다.

내가 싫은걸 표현하지 못하고
남편과 사이좋게 살고 싶고
아이들 곱게 키우고 싶어서
참고참고 참았던 착한척만하던 바보라는걸 깨달았습니다
그 후
몇년동안 조금씩 조금씩
저는 제자신을 돌아보고
남편과 시부모를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제가 이혼하자고 남편에게 먼저 말했지요.
남편도 시부모도 저를 한인격체로 보기를 계속 거부했으니까요.
남편과는 긴 대화로 많이 풀었고
결국 시부모와는 일년에 두어번 형식적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남자 유저가
제 상황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말하기 전에는
저는 제 운명인 줄 알고
이기적인 시부모도 .바보 효자병 남편도 다 참고참고 살아왔지요.
그러다가 말을 하라고 부당하다고 .이건 아니라고.
82 에서 배운대로 깨달은대로
정당하게 분노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자게에
제 젊었던 시절같은 새댁들이나 또래들의 글을 보게 됩니다.
자기연민에 빠지거나 현실을 부정하거나 회피하는 글을 볼때면
저는 제 과거가 생각납니다.
참지마시라고 자신의 감정에 정직하라고
매일매일 자신은 소중하다는걸 잊지말라고
손잡아 용기를 주고싶습니다.
처음엔 힘들지만
자기를 소중하게 여기면
어느 누구도 당신을 함부로 할 수 없다는걸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IP : 221.148.xxx.69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4.28 1:39 AM (49.1.xxx.60)


    이곳 댓글 읽고
    아이 낳았어요
    잘했는지 아닌지는 지금도 모르겠어요 ㅜㅜ

  • 2. . .
    '16.4.28 1:58 AM (219.250.xxx.81)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글 참 잘쓰네요. 바른문장 수수한 단어로 알기쉽게 차분히. 글이 사람 이라는데 어떤 분인지 미루어 짐작되네요.멋져요.

  • 3. ㅇㅇ
    '16.4.28 2:17 AM (119.64.xxx.232)

    댓글 안다는데 글 읽고 감동받았어요. 앞으로도 소중하고 행복한 삶 살길 바래요

  • 4.
    '16.4.28 2:22 AM (175.211.xxx.245)

    저도 너무 힘들때... 무턱대고 용기를 주는것도 아니고(힘든 상황에서는 오히려 화이팅하라는 댓글이 더 버겁더군요)... 담담하게 위로해주던 댓글들.. 너무 도움되었어요. 그런분들 꼭 복받으시라고 생각했어요.

  • 5. 음....
    '16.4.28 6:28 AM (211.33.xxx.72) - 삭제된댓글

    제 얘기네요.ㅠㅠ

  • 6.
    '16.4.28 9:03 AM (223.33.xxx.72)

    원글님글 읽고 감동받고 있다가 첫댓글님 글읽고 깜놀했네요^^;;
    전 여기 글중에 " 다른 사람 행복을 위해 내 행복을 포기하면 안된다" 라는
    글이 인상깊었어요

  • 7. ........
    '16.4.28 9:13 AM (165.243.xxx.168) - 삭제된댓글

    이런 글은 추천하라고 타 사이트에서 배웠습니다~ 추천 꾸욱~

  • 8. 그래요~~
    '16.4.28 9:19 AM (118.219.xxx.157)

    어떨땐 무심한(?) 댓글에 큰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저도
    넘 힘들때 그냥 이웃분이 김치 맛있게 익었다고
    한 보시기 가져왔을 때 . 큰 위로가 되었어요

  • 9. ㅠㅠ
    '16.4.28 9:44 AM (121.131.xxx.108)

    나는 왜 이 글 읽고 눈물이 나는가...

  • 10.
    '16.4.28 11:45 AM (110.35.xxx.207)

    저도 82쿡 사랑해요. 원글님 행복하세요 우리모두 행복해져요!

  • 11. .....
    '16.4.28 10:17 PM (219.250.xxx.57)

    ......... 맞아요. ..

  • 12.
    '16.4.28 11:47 PM (223.62.xxx.170)

    굿! 아주아주 좋은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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