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야만의 시대가 막을 내렸으면

3월 조회수 : 519
작성일 : 2016-03-12 10:45:25
저는 어릴 때 친엄마에게 학대당하면서 자랐어요. 
매일 고함과 비명이 들리는 집으로 동네에서 유명했죠. 
그런데 아무도 그걸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다 제 잘못이라고 오히려 엄마가 피해자 행세를 하고 다녔고
사람들은 그걸 믿고 저를 문제아 취급했습니다.
아빠라는 사람이나 다른 어른들이나 다 그랬죠. 
툭하면 학교 찾아가 니네 담임한테 이를 거다 뭐 그런 말로 협박하곤 했어요.
저는 그러면 큰일 나는 건 줄 알았고요. 
저도 제가 문제가 많다고 믿고 있었어요.
고분고분한 성격은 절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열 살 아이가 머리 한 뭉탱이 뽑히고
카페트에 둘둘 말려 밟히고 한밤중에 집에서 쫓겨나는 게 일상일 정도로 잘못한 일이 대체 뭐였을까요?
지금 생각해도 엄마가 미친년인 게
제 머리를 신나게(네, 신나게. 별다른 이유가 없을 때도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화풀이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저를 때렸습니다. 슬픈 동화를 읽고 울고 있는 걸 보고는 '지 엄마 죽으라고 우는 거다'라고 뒤집어씌워 때리더군요)
한 뭉탱이를 뽑아 놓고서 잠시 뒤에 표정을 바꿔
'아이고~ **아~ 왜 너 니 머리를 뽑았어어~ 아이고 이게 뭔 일이래~?' 
이런 연기를 하는 인간이었다는 거죠.
이런 식으로 맞는 아이는 맞은 것도 억울한데 그 맞는 까닭까지 자기 잘못이 되고 
나아가 자기 존재 자체가 잘못이고 미안한 일이라는 걸 주입받으면서 자랍니다.
정상적으로 자라기 힘들겠죠.
요즘도 그닥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다른 모든 일에서도 그렇지만 유독 우리 사회는 가해자에 감정이입하고 피해자에게서 잘못의 이유를 찾으려 합니다.
그게 아동학대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오죽하면 엄마가 때렸을까. 
때리는 사람도 그걸 보는 주위 사람도 맞는 아이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IP : 121.132.xxx.6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333
    '16.3.12 11:09 AM (222.112.xxx.26) - 삭제된댓글

    님의 글에 공감은 하지만...

    정권이 만드는 사회적 고통지수도 무시못합니다.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

    누가 뒤집어야 할까요?????

  • 2. 333
    '16.3.12 11:12 AM (222.112.xxx.26)

    님의 글에 공감은 하지만...

    정권이 만드는 사회적 고통지수도 무시못합니다.

    고문 기술자인 이근안이라는 악마도
    단죄하지 못했던 '야만의 세상'도 누가 나서서 단죄하는 세상으로 바꿨나를 추론해본다면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

    누가 나서서 뒤집어야 할까요?????

  • 3. ㅇㅇ
    '16.3.12 12:15 PM (219.240.xxx.37) - 삭제된댓글

    원글님 말 맞아요.
    아동학대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절이었죠.
    가해자에 대해 감정이입 심한 건 지금도 많은 것 같고요.
    주말 안 좋은 소식들로 우울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38233 오늘 이세돌-알파고 바둑 묘수 78번째 수 11 -ㄱ- 2016/03/13 4,635
538232 버터와 마가린은 맛이 많이 다른가요? 20 버터밀크 2016/03/13 6,917
538231 아이다섯 드라마는 왜 재혼을부추기나요? 7 저거싫다 2016/03/13 3,001
538230 남편과 나 ... 2016/03/13 773
538229 모성애 부성애 없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부터 문제였을까요 9 ... 2016/03/13 2,926
538228 주변에 공황장애 앓는분 있나요? 1 .. 2016/03/13 1,506
538227 김종인 감싸는 표창원 진짜 재수없다 16 햇살 2016/03/13 3,076
538226 원영이 새엄마,아빠 - 이해되지 않는 점 9 이상해요 2016/03/13 4,367
538225 알파고랑 고스톱치면 인간이 많이 이기지않을까?? 14 ㅇㅇ 2016/03/13 2,373
538224 원영이는 계모의 폭행이 무서워서 욕실 바닥에 누워 있다가도 문이.. 28 와 ~~ 2016/03/13 14,580
538223 .. 29 아빠 2016/03/13 5,383
538222 온돌마루 견적 1 eun 2016/03/13 1,038
538221 아들 바둑학원 보낸 일이 생각나네요 2 우주 2016/03/13 2,072
538220 보기도 싫은 새누리당 선거홍보 문자 5 총선홍보문자.. 2016/03/13 679
538219 초등 수학 집에서 몇학년까지 봐줄 수 있을까요? 10 .... 2016/03/13 3,029
538218 대국 마치고 걸어나가는 이세돌 16 . 2016/03/13 8,858
538217 알파고가 일부러 봐준거 아닌가 31 ㅇㅇ 2016/03/13 18,345
538216 아까 이세돌사범 인터뷰에서 통역하던분 누군가요? 36 바둑 2016/03/13 9,077
538215 이세돌 인물도 훈훈하네요^^ 10 승부와 상관.. 2016/03/13 4,234
538214 급질) 용산아이파크몰 초등 책가방 살만한곳 문의드려요 1 투딸 2016/03/13 635
538213 제 사주에서 화가 필요하다던데.. 4 사주 2016/03/13 4,886
538212 손혜원 “정청래, 무소속 출마 돕겠다?” 해당 행위 논란 6 웃기고있네 2016/03/13 1,694
538211 한샘 수납침대 아임빅 써보신분 계세요? 4 싱글침대 2016/03/13 2,998
538210 요즘 티비 광고에 나오는 어린이의자 아시는분 3 미도리 2016/03/13 736
538209 쿠바산 폴리코사놀10 이라는 건강식품을 아시나요? 1 쿠바산 2016/03/13 2,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