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6년 3월 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596
작성일 : 2016-03-07 08:02:30

_:*:_:*:_:*:_:*:_:*:_:*:_:*:_:*:_:*:_:*:_:*:_:*:_:*:_:*:_:*:_:*:_:*:_:*:_:*:_:*:_:*:_:*:_:*:_

신호등은 봄을 켠다
길 하나 사이에 두고 마주 선 두 그루
이도시에 앵두가 없다는 것을 알고
사람들은 길목마다 앵두나무를 심었다

우듬지에 앵두가 켜지는 순간, 몇 갈래의 속도가 생긴다
몇 분 간격으로 익어 터지는 앵두
비와 졸음 사이에 짓무른 앵두
붉은 앵두는 금지된 몸에서만 터져 나온다
한 쪽 눈을 질끈 감는 사이
길바닥에 누운 흰 사다리를 오른다
아이가 손을 들고 소나기 그친 사이를 뛰어간다
할머니는 한 칸 한 칸 신호음 사이를 건너고 있다
사람들이 마중과 배웅으로
사다리를 건너면 앵두의 색깔이 바뀐다

빨강을 물고 순식간에 달려가는 계절이 다른 계절의 입술에 물리듯
앵두나무 뿌리는 발설되지 않은 소문까지 뻗어있다

앵두가 지고나면 초록 이파리
여름 정원에 비비새 울음으로 남아
그 울음 끝으로 떨어질 이파리로 남아
세를 불리는 앵두나무
공중으로 발을 들어 올린다
언제라도 짧은 치마를 입듯 가벼운 신호음
떠나갈 사람과 돌아올 사람의 안부가 위태로워
처음 같은 얼굴로
막을 내리지 못하는 봄이 있다


                 - 진혜진, ≪앵두나무 상영관≫ -

※ 2016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_:*:_:*:_:*:_:*:_:*:_:*:_:*:_:*:_:*:_:*:_:*:_:*:_:*:_:*:_:*:_:*:_:*:_:*:_:*:_:*:_:*:_:*:_:*:_




 

2016년 3월 7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6/03/06/20160307grim.jpg

2016년 3월 7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6/03/06/20160307jjang.jpg

2016년 3월 7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733601.html

2016년 3월 7일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16fe0401b8a64fd7a5faddb83c47c156




광야가 싫어합니다.





―――――――――――――――――――――――――――――――――――――――――――――――――――――――――――――――――――――――――――――――――――――

그 여정이 바로 보상이다.

              - 스티브 잡스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6381 4억천아파트 계약금 3천받았는데 중도금은 얼마 받나요? 8 집 매매 2016/04/09 1,951
    546380 미국대학은 면접없이 서류로만 뽑나요? 7 ㅇㅇ 2016/04/09 2,413
    546379 호남.광주분들 멋져요. 8 멋지다 2016/04/09 1,149
    546378 학원쌤 학벌이 안 좋으면 신뢰가 가나요? 29 .... 2016/04/09 7,735
    546377 초3딸. 왕따 당할 기미가 보이는데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12 .. 2016/04/09 3,864
    546376 능력없으면서 자꾸 뭐해줄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어요ㅜㅜ 8 싫다 2016/04/09 2,260
    546375 네이버에 업체 평가 없어졌네요 7 찔리냐? 2016/04/09 1,461
    546374 삶은 게는 뭐랑 잘 어울려요? 초장? 10 .. 2016/04/09 864
    546373 정청래 페북인데.... 6 미치겠네 2016/04/09 1,884
    546372 적극적인 선함과 휘둘리면서 시녀짓 하는 거 1 에구 2016/04/09 1,039
    546371 어떤 직장운이나 인덕 같은게 한해 한해 있는거 같아요.. 4 2016/04/09 1,718
    546370 김민석 기호 6번 후보연설 mbc 에서 하네요.. 애잔하다 4 ㅗㅗ 2016/04/09 1,692
    546369 운전기사 매뉴얼에 왠 초벌 세탁 방법까지? .... 2016/04/09 727
    546368 심각한 고민 3 하아 2016/04/09 799
    546367 김광진 의원 트윗 그리고 동백호수공원 3 힘내세요 2016/04/09 1,181
    546366 결혼생활은 양보와 희생인가요? 9 득도 2016/04/09 4,223
    546365 지긍 일본인데 생선조림용 간장이요 8 일본 2016/04/09 1,613
    546364 남편의 게임중독때문에 결혼생활의 질이 떨어지네요..ㅠ 7 2016/04/08 3,583
    546363 새누리 이완영, "사드 배치 찬성..우리동네 설치 반대.. 2 개누리스럽다.. 2016/04/08 1,045
    546362 옥상에 정원이 조성되는 아파트 탑층 어떨까요? 7 랄랄라 2016/04/08 2,640
    546361 매달 기부를 하고 싶은데 투명하게 관리되는 단체 좀 알려주세요 8 알려주세요 2016/04/08 1,603
    546360 안산 둘레길 서대문구청에서 어떻게 가나요? 5 벚꽃구경 2016/04/08 3,045
    546359 갈비찜이 질긴데요 6 Help 2016/04/08 1,355
    546358 최화정이 준이라는 개가 오줌싼거 닦은걸레 5 개밥주는 남.. 2016/04/08 6,245
    546357 답답해 나왔더니 다신 집 들어 오지마‥ 2 2016/04/08 2,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