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지의 마지막

.... 조회수 : 3,114
작성일 : 2015-12-18 11:59:43

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외국에서 나왔어요.

다행히 위기를 넘기시고 지금 병원에 계신대 이번주를 넘기기는 힘들거라고 하네요.

아버지가 의식이 있으신 몇일 동안은 내내 병원 아버지 곁에  있었는데 이젠 병원에 가기가 싫어요.

의식없이 몰핀에 의지에 죽은듯 주무시고 있는 아버지를 보고 있는게 힘들어서...

아니 사실은 아버지 옆에 있어도 할일이 없어서...


영화를 보면 죽어 가는 부모님 손도 잡아 드리고 사랑한다 이야기도 해드리고 하지만

전 사랑한다는 말이 도저히 나오질 않아서 옆에 있는게 너무 힘들더군요.


아버지를 생각하면 무능력하고 도박과 바람으로 어린시절 상처 받은 기억밖에 없어서

빈말로라도 사랑했노라는 말이 안나오더군요....

의식없이 누워 있는 아버지 손이라도 잡아 드려야 하는데 손도 선뜻 잡기가 싫어요.ㅠㅜ


살아 계실때 최고는 아니었지만 최선은 다했어요.

대학졸업후부터 지금까지 30년이 넘게 생활비 보내 드렸으니 할만큼은 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생각했던것보다 더 담담한 제 자신이 놀랍고 이정도로 내가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네요....

마지막 가시는 아버지께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는 내가 너무 처참하게 느껴져 가슴이 아프네요...ㅠㅜ 

저..너무 나쁜 딸이죠....?

IP : 210.116.xxx.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산사랑
    '15.12.18 12:03 PM (175.205.xxx.228)

    그래도 살다보면 그리고 좀더 나이들어 우리가 그나이가 되면 많이 생각날겁니다.

  • 2. .....
    '15.12.18 12:06 PM (182.215.xxx.227)

    원글님
    위로합니다..
    나쁜딸 아니구요
    넘 솔직해서그래요 감정에...

    편히 아버님 보내드리세요.-

  • 3. ..
    '15.12.18 12:10 PM (112.149.xxx.111) - 삭제된댓글

    보통 이런 경우는 안 나오지 않나요.

  • 4. ++
    '15.12.18 12:19 PM (119.18.xxx.49)

    이렇게 병원에 있는 자체가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그냥 마음 편히 있으세요...
    할만큼 했네요.

  • 5. 토닥토닥
    '15.12.18 12:27 PM (203.251.xxx.228)

    나쁜딸 아니에요.
    이런 말은 꼭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담담하셔도됩니다.
    그냥 곁에서 지켜봐 드리는 것도 좋아요.
    먼저 태어나셨으니 먼저 가시는 것 뿐,모두 가는 길입니다.
    편하게 가시라고 기원하세요.

  • 6. 원글
    '15.12.18 12:50 PM (210.116.xxx.5)

    평소에 아버지를 증오하던 언니는 잠도 못자고 울고 불고 괴로워하며 단한번도 아버지한테 맘을 안줬다고 너무 후회하고 힘들어 하는데 왜 전 이토록 담담한지 모르겠어요.
    너무 담담해서 오히려 언니가 부러울 지경이에요.

    제가 원래 엄청나게 예민하고 감성적인 사람이라 세월호 사건때는 두달을 거의 제대로 잠도 못자고 거의 폐인처럼 울며 지냈던 사람인데...노통 죽음때도 두달을 울고불고 아직도 노통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고 아파서 눈물이 나는 사람인데 내 생부가 죽어 가고 있는데 어쩌면 이렇게 차가울 수 있는지...ㅠㅜ 어찌 이럴 수가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도저히.....

  • 7. 그보다는
    '15.12.18 12:53 PM (211.230.xxx.117)

    원글님 아버지보다는 좀 나으셨지만
    도박은 없었으니까요 폭언과폭력 바람
    한번도 아버지를 사랑해본적이 없어요
    돌아가시기 전까지 병수바라지 최선을 다해서 했구요
    병수발 들면서도 여전히 힘있을땐 폭언하셨었구요
    근데요
    생전엔 생활비 다달이 보냈었구요

    임종전에 마음속에서 이젠 이 인연이 끝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 잊으시고 그냥 가시는길 편안히 가세요 라고 인사했어요
    사랑했다 감사했다 이런말 진심이 아니라서 못했구요

    돌아가신지 4년이 돼 가는데
    한번도 아버지가 그립다는 생각이 안들었어요
    다음생이 있어도 다시는 만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두요
    저도 제가 너무 냉정한거 아닐까 생각은 드는데요
    제할도리는 다 했었다는 생각에 안도감도 같이 들어요
    전이제 초로의 인생이구요
    삶은 고쳐살수 없는것이라는거 절감해서
    하루하루 잘 살려고 많이 노력해요
    모든게 뿌린대로 거둔다고 믿어요
    아버지는 아버지 삶의 수확을 하신거구요
    저도 제가 살아온 삶을 수확해서 저세상으로 가게 될거구요

  • 8. ㄴㄴ
    '15.12.18 1:01 PM (219.240.xxx.151)

    당연한거에요...저도 말기암 3개월...아빠가 집예 계셨는데,,,,,고통으로 누워만 계신 모습보는게 너무 힘들고 괴로웠어요. 아빠아픈모습 보는게 어디 쉽나요...그냥 편히 잠결에 가셨음하고 바라게되더라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3732 요즘 피곤을 덜느끼는데 이렇게 먹어서일까요? 12 an 2015/12/28 4,204
513731 중2-1 에이급하면서 죽을라 하네요ㅠ 5 얼룩이 2015/12/28 1,943
513730 스웨터도 줄일 수 있나요? 수선 2015/12/28 461
513729 보온용으로 사용할 밥솥 일반 전기밥솥 사도 될까요? 2 정 인 2015/12/28 1,147
513728 고구마 말렸는데 너뭐 딱딱해요 5 .. 2015/12/28 1,401
513727 전세자금대출 금액이 크면 집주인이 싫어하겠죠?? 9 전세자금대출.. 2015/12/28 2,485
513726 테딘리조트에서 아산 먼가요? 2 가족여행 2015/12/28 811
513725 대만 패키지 여행중 온천욕은... 6 .. 2015/12/28 2,809
513724 제가 나이47되어서 깨달은거는요 99 내나이47 2015/12/28 27,998
513723 명예퇴직 당하게 되면, 일단 쉬면서 생각해 보겠다? 7 걱정 2015/12/28 2,052
513722 안지지자들 안하무인이네여 12 2015/12/28 825
513721 [컴대기]혹시 조류 키우시는분 계세요? 1 미메 2015/12/28 574
513720 과외선생님들 수업 중 잡담 많이 하나요? 5 잡담 2015/12/28 1,709
513719 요즘 빕스 어떄요? 16 === 2015/12/28 4,498
513718 급)소포보낼 때 접착식 비닐봉투요~~ 4 알려주세요♡.. 2015/12/28 817
513717 임신 초기에 염색 해도 될까요? 9 7주 2015/12/28 1,748
513716 선생님의 실력에 따라 아이가 배우는건 10 ㅇㅇ 2015/12/28 1,601
513715 남자친구의 이런 행동 21 .. 2015/12/28 4,637
513714 김무성 35.2 vs 안철수 48.1, 김무성 44.1 v.. 37 여론조사 2015/12/28 2,309
513713 아이들과 부산여행 어떨까요 ? 6 대전엄마 2015/12/28 1,570
513712 경상도 사투리 이놈손아~ 7 ㅋㅋㅋ 2015/12/28 7,669
513711 요즘 예금 어디에 하세요? 1 궁금 2015/12/28 1,535
513710 34평기준 가스난방비와 지역난방비 7 . . 2015/12/28 6,236
513709 아이의 학업에 엄마가 영향력이 클까요 5 ㅇㅇ 2015/12/28 2,289
513708 인도여행은 언제가 좋을까요? 4 행운가득하시.. 2015/12/28 1,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