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첫사랑 괜히 만났어요

끄응 조회수 : 4,936
작성일 : 2015-10-19 17:05:34
몇년 전에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이던 첫사랑 남자애를 우연히 만난 뒤 
sns 통해서 연락은 간간이 하고 있었어요.
걘 외국생활을 했었는데, 
이번에 들어오면서 한 번 보자고 얘기가 돼서 만났지요.
사실 보고 싶은 마음 그냥 추억으로 남기는 게 좋을 것 같은 마음 반반이었는데, 
굳이 안 볼 이유도 없을 것 같고 첫사랑이니 저야 좋은 마음이니까 약속을 잡았죠.
전 솔로니까 만나는 데 누구 눈치볼 까닭도 없고, 
그쪽도 거리낌 없이 만나자는 걸 보니 솔로이지 않을까 짐작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솔로도 아니었고 (파트너 불쾌할 일이니 저 같으면 동창과 1대1로 안 만날 거 같아요),
그게 아니더라도 정말 추억마저 다시 보게 되는 만남이었어요.
하는 얘기들이 
"같은 반이던 누구누구는 나중에 봤더니 성적 취향이 게이로 보이더라, 블라블라" 
또 제가 공부 잘 하고 뭐든지 잘하던 한 친구가 참 특별했고 궁금하다고 말하니까 
"걔가 뭐가 특별하냐, 그냥 공부 좀 잘 했고 엄마 치맛바람에 고민하던 평범한 애였다"
뭐 이런 식이었어요.
제가 하는 일을 묻더니(창작계통 일 합니다) 
"니가? 너 그때 그런 일 할 거로는 안 보였는데. 그때 너는 쫌......."
자신에 대해 말할 땐
"그때 난 사실 겉으로는 명랑했지만, 속으로는 고민도 많고 또래들은 다 우습게 보이고 그랬었어." 
뭐 이런 식이었어요ㅜㅜ 나이 마흔 다 되어가는데 이 무슨 유치한ㅜㅜ 

나이 마흔 다 되어가는데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좀 조숙했던 사내아이의 감수성으로  
다른 친구들을 함부로 씹고 앞에 앉은 저한테는 무례하고
자기자신은 굉장히 잘난 줄 알고 난 그냥 특별해 하는 태도가 뚝뚝 묻어나고(객관적으로 잘난 게 1도 없던데 말이죠)

3시간쯤 같이 있었던 거 같은데, 정말 시간 안 가 죽는 줄 알았네요ㅜㅜ
첫사랑이고 뭐고 장렬히 깨졌습니다. 
아니 대체 왜 만나자고 한 걸까요? 
제가 네가 내 첫사랑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저를 만나서 자기 자존심이나 좀 세워보려고 했던 건가봐요. 
앞으로 동창이고 첫사랑이고 잘 모르는 사람 안 만나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IP : 121.161.xxx.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니까
    '15.10.19 5:14 PM (121.88.xxx.211)

    좀 찌질한 사람 같은데 나이도 들고 계절도 그렇고 원글님 어떻게 해 볼까 만나자 했을 수도 있겠네요 참.. 별 사람이 다 있어요~~

  • 2. ..
    '15.10.19 5:21 PM (14.48.xxx.190) - 삭제된댓글

    충격이 크시겠지만 그냥 통째로 잊어버리세요. 이제라도 실체를 알게되어서 다행이죠......

  • 3. 초딩 동창이 좋은 점이
    '15.10.19 5:30 PM (222.96.xxx.106)

    그렇게 유치를 작렬히 떨어도 좀 이해가 되는? ㅎ
    그래서 좋더라구요.
    하지만 그것도 '현재'의 모습이 반반할 때이죠.
    그런 모습도 기분 좋달까? 딱 그 정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3232 전세가 상승율 4.76%라네요.. 4 ... 2015/10/20 1,662
493231 한가인이 수능때 답을 밀려써서 의대를 못 갔다고 하는데 49 2015/10/20 29,771
493230 파주아울렛, 김포현대아울렛중 어디가 나은가요? 2 ... 2015/10/20 2,417
493229 재테크로 삼성증권 pop 어떨까요? 4 유유 2015/10/20 1,556
493228 영화 마션 딱 중간까지만 보다 사정으로 뒷부분 못봤는데.. 3 .. 2015/10/20 1,058
493227 중2 영어문법 문제집 7 중2 2015/10/20 1,797
493226 ˝벽돌사건, 부모 알았어도 은닉?위증죄 아니다˝ 外 14 세우실 2015/10/20 2,166
493225 차승원도 분명 망치는 요리가 있을텐데 방송에선 다 편집되겠죠??.. 19 세끼 2015/10/20 4,774
493224 용인 보라동 초등 자녀 두신분 계실까요? 2 보라동 초등.. 2015/10/20 2,530
493223 애인 있는 남자가 대시하는데.. 10 .. 2015/10/20 7,073
493222 월수입 3천 넘는 남편이 해외에 가서 살고싶어해요 61 소나기 2015/10/20 22,338
493221 실시간으로 주요 뉴스 알려주는 앱 있나요? 1 궁금 2015/10/20 457
493220 수리한 집과 수리안한 집...7년후 차이가 크게 49 없네요. 2015/10/20 4,097
493219 바이타믹서기 코스트코에서 파나요? 6 주자 2015/10/20 3,661
493218 내일 먹을 쌈밥 미리 만들어놔도 될까요? 3 .... 2015/10/20 724
493217 오래된 반쪽 레몬 짜서 물을 마셧는데..온몸의 힘이 하나도없을수.. 8 이상해요 2015/10/20 3,820
493216 디스크파열인데 회사복귀관련해서..조언좀해주세요 49 1ㅇㅇ 2015/10/20 1,527
493215 서촌&북촌 어디가 더 좋을까요? 4 mom 2015/10/20 2,992
493214 코오롱 광고에 불어로 쌸라쌸라 하면 더 뭔가 옷이 좋아보이나요?.. 13 웃겨 2015/10/20 1,911
493213 주변에 피해의식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3 2015/10/20 3,739
493212 이런 가구 보신 분들 계시면 브랜드 알 수 있을까요 롤리팝 2015/10/20 601
493211 정일우 너무 웃겨서 ㅎㅎ 2015/10/20 1,319
493210 생강 먹으니 좋네요. 16 건강히 2015/10/20 5,455
493209 사립초 설명회 언제하나요? 2 가을 2015/10/20 926
493208 동네 자사고 설명회 때 학생들도 다 참석하나요? 1 교육 2015/10/20 7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