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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평생 A/S 해줘야 하는 세상이라 자식 늦게 낳아도 걱정이 없네요. ㅠㅠ.

자식 뒷바라지 조회수 : 1,489
작성일 : 2015-09-03 14:08:37

둘 다 일하느라 결혼은 살짝 늦었구요.

결혼하고 딩크니 뭐니 해가면서 5년은 둘이서 노느냐 바빴구요.

둘다 여행, 영화, 공연 뭐 이런 거 좋아해서리 버는 돈으로 이리 저리 노느라 돈 잘 쓰고 다닌 철없는 부부였지요.

그러다가 저는 30대 후반, 남편은 40대 중반에 아들 딱 한 명 낳았어요.

 

 

근데 남편이나 저나 많이 어리게 보는 스타일이구요.

돌은 던지지 마시구요. 둘 다 못생겼거든요.

근데 옷 입는 스타일이나 문화적 코드, 몸매 잘 관리해서 둘 다 날씬한 편이구요.

젊은 사람들이랑 트렌드하게 일하는 직종이라서 어린 사람들이랑도 잘 놀기 때문에 나이 든 티가 잘 안 나요.

실제 나이 말하면 다들 좀 놀라지요.

이 얘기 왜 하냐면요.  애가 커서 초등 들어가면 엄마 아빠 늙으면 싫어한다는 말 들어서요.

그거는 다행히 좀 걱정이 덜 된다는 얘기 하려구요.

 

 

또 하나 걱정한 게 늦게 자식을 낳아서 늦게까지 뒷바라지 해야 하니 그것도 걱정이였거든요.

근데 요새 세상 돌아가는 거 보고 걱정 덜었어요.

저는 딱 대학까지 마치고 집에 손 안 벌렸는데요.

지금 아이들 보니 대학 마치고 직장 잡고 결혼하고 그리고 나중에까지도 다 부모가 돌봐야 되더라구요.

부모가 돌보더라도 제 때에 직장이나 잡고 지 밥벌이나 할까도 모르겠구요.

밥벌이하더라도 서울에 지가 살 오두막 한 칸이나 마련할까도 모르겠구요.

결혼하더라도 애는 맞벌이할 경우 또 내 차지가 되겠구나 싶은 오지랖 걱정도 들구요.

 

은행 다니는 울 언니 말 들어보니 모은 은행 예금을 목돈으로 빼 가시는 팔순 어르신 계셔서 여쭈어 보니 아들이 사고쳐서 합의금인지 보상금인지 물어내야 한다고 빼가시는 분도 봤다 하구요.  그거 말고도 자식들 성화에 모은 예금 찾으러 오는 칠팔순 노인네들도 많다고 하네요.

 

울 시어머니 말씀에는 주변 분들 보니 마흔 넘고 오십 넘어 결혼 안하는지 못 하는지 하는 미혼 자식 데리고 사는 칠팔순 노인네들 디글디글하다고 하시구요.  제발 밖에 나가서 원룸 얻어서 혼자 살라고 사정사정해도 안 나간다네요. 나가 살면 생활비 드는지라 그냥 부모 그늘 밑에서 버틴다네요. 걔 중에 아들이 20대 초반에 사고쳐서 낳은 손자를 호적에 아들로 올려(당연히 애 엄마는 도망갔지요.) 중학교 다니는 실제 손자 겸 호적상 아들래미 뒷바라지 하고 있는 칠순 어르신 친구도 있으시구요.

 

울 시어머니랑 제가 고부갈등 없이 잘 지내거든요. 어머님이 현명하시고 정말 좋은 분이세요.

친정 엄마보다도 더 친하구요. 진짜 딸처럼 대해 주시거든요.

반찬 투정하는 남편 마구 혼내시고(남편보고 호강이 받쳐 요에 어쩌구 저쩌구,,, 마누라 돈 버느라 힘든데 사내새끼가 그릇 작게 반찬 투정이나 한다구...  한 사흘 굶기면 그딴 소리 안 할 거라구.. 남편 완전 깨갱했어요. ) 파, 마늘같은 거 싹 다듬어 주시고 반찬 바리바리 싸 주시구요.  찾아 뵈면 너 키우느라 사돈 어른 욕 보셨으니 용돈 많이 드리고 효도해야 한다구.. 나는 내 딸들이 나에게 잘하니 너는 니네 친정에 잘하는 게 서로 공평한 거라구.... 저 시집 잘 갔지요? ㅋㅋㅋ.

 

어머님 말씀이 자식은 평생 뒷바라지 해야 하는 존재라네요.

제가 아들 늦게 낳아서 늦게까지 키워야 되서 걱정이라 말씀드리니 별 걱정 다 한다고 하시면서요.

네가 20대 초반에 애를 낳으면 80살까지 산다 했을 경우 60년 자식 걱정에 뒷바라지할 팔자인 거구

지금 마흔 가까이 되서 애를 낳았으니 40년 정도만 자식 걱정하고 뒷바라지할 팔자이니 이게 얼마나 다행이냐구요.  

빨리 자식 키우고 홀가분하게 부부가 둘이 손 잡고 놀러다녀야 하는데 언제 그리 하냐고 투정 아닌 투정 부리니,

어차피 다리 힘 빠지고 늙으면 다 귀찮은 법인데 니네는 젊고 생생할 때 가보고 싶은 미국이든 유럽이든 다 돌아 다녀봤으니 그게 더 나은 팔자라고 하시네요.

울 시어머니 정신 승리 짱이지요.. ㅋㅋㅋ.

 

내 팔자 보라구 하시면서 낼 모레 무덤에 묻혀야 하는데 자식 걱정에 눈을 편히 못 감지 않냐구요.

그게 시댁 형님중에 잘 안 풀린 자식 있어서 50넘은 나이인데도 지금 칠순 넘으신 울 어머님이 아직까지 물심 양면으로 퍼주는 자식 있으시거든요.

자식들 대학만 졸업시키고 시집 장가 보내면 내 할 도리 다 끝날 줄 알았는데 평생 자식 걱정과 뒷바라지는 절대 안 끝나더라 하시네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리 말씀하셨는데 요새 세상 사는게 힘들어지는 거 눈에 보이니 그 말씀이 실감이 나네요..

 

 

 

IP : 121.153.xxx.14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ㅡㅡ
    '15.9.3 2:22 PM (219.250.xxx.92)

    일찍 독립하게 키워야죠
    저랑 저희남편 이십대중반에
    결혼해서 양가부모님께
    손벌려본적없는데요

  • 2. ..
    '15.9.3 2:33 PM (112.149.xxx.183)

    아 저도 39에 애 하나 낳고 이제 유치원생이라 원글님처럼 걱정이 많은데 원글네 시모님 말씀에 뭔가 정신승리 약간 되긴 하네요 ㅋㅋ
    젊어 낳건 늙어 낳건 일찍 독립시켰건 간에 자식이 있는 거 자체가 평생 짐이고 걱정은 맞죠..
    안 낳는 게 현명하긴 해요 ㅎㅎ

  • 3. 저도 정신승리.ㅎㅎ
    '15.9.3 2:41 PM (203.142.xxx.240)

    시어머니.. 멋지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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