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행복한 사전

갱스브르 조회수 : 602
작성일 : 2015-01-10 12:10:24

무미건조한 일본영화의 매력은 그렇게 담백한 맛에 빠져드는 데 있다

자극 없이 풍미가 느껴지는 음식은 별 생각 않고 손이 간다

그렇게 저렇게 일본영화는 좋아하는 취향 중 하나가 됐다

너무나 적요해서 하품하기도 번거로운 영화도 있고

지나치게 만화 같아서 저건 뭐지 하고 또 끝까지 보게 하는 힘

일상을 미세하게 분해해서 철학을 찾아 메시지를 전달하는 부분에서 사실 좀 무섭기까지 하다

최근에 본 "행복한 사전"이 그렇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면

치열한 땀으로 필름은 흥건하게 전쟁을 치를 것이다

단어 하나에 십수 년을 연구하고 다시 검증하는 그들의 집요함

민족적 DNA라 할 수 있는 자국의 언어에 대한 자부심

그렇다고 전통에 급급하지 않는 유연성까지

느릿느릿하지만 절대 터럭 하나도 그냥 넘기지 않는다

이건 어떤 기질의 문제이기도 하다

뿌리 깊은 장인정신이 곳곳에 숭고한 자부심으로 남아있다

왜곡이든 창조든 그들은 그 길을 갈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독도엔 관심도 없었던 일본 국민들이

서서히 그 존재감을 인지하고 있다고 하니

시끄럽게 분란 일으키고 국제적인 조롱과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또 갈 것이다

목소리는 우리가 더 큰데 왜 매번 지는 느낌이 들까...

유적지 갈아 엎고 유물도 하찮게 여기는 우리를 보면 참 할 말이 없어진다

나라 뺏은 나쁜 호로새끼라고 욕할 만한 자긍심이 우리한테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위안부의 절규는 이리 묻히고 말 것인지...

초등학생들에게 동화구연하듯 독도의 존재를 알리는 수더분한 할머니의 목소리도 그렇고

너무나 얄밉게 찬찬히 저들은 원하는 것을 향해 무서운 집중력을 낸다

남이 알아주든 말든  조용히 움직이는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무서운 결과를 낸다

그 정중동의 힘이 국가로 집결될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생각만 해도 싫다

예전처럼 일본 특유의 정조에 빠져 영화를 보지 못했다

마지막 감동스런 찰나에도 저들은 소리도 고함도 치지 않는다

조용한 눈물과 성찰로 그 축제를 대신한다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5961 프랑스 놀러 갔다가 강도 만난 썰.. 4 . . .. 2015/01/10 3,055
    455960 청와대가 669만원에 구입한 침대, 누가 사용하나? 6 샬랄라 2015/01/10 2,967
    455959 1부에 엘레지 (비가) 음악이 나왔는데요 4 배켐에서 2015/01/10 959
    455958 기분좋은 날입니다. 3 ㅇㅇ 2015/01/10 1,146
    455957 "朴대통령 명품 가구, 중소기업 제품으로 위장".. 2 닥시러 2015/01/10 1,366
    455956 혹 서래마을 빌라에 사시는 분들 계세요? 6 궁금궁금 2015/01/10 5,689
    455955 해외 070 번호에 전화할때... 집전화로 하는것과 핸드폰중 4 ㅇㅇ 2015/01/10 1,222
    455954 토시살 구워먹는거 말고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요? 3 토시 2015/01/10 1,494
    455953 제가 이상한건가요. 1 이해안감요 2015/01/10 1,322
    455952 아무래도 상담선생님을 바꾸는 게 맞겠죠? 5 심리상담 2015/01/10 1,277
    455951 단체카톡방에 들어가려면 초대를 받아야 가능해요? 1 .. 2015/01/10 1,508
    455950 다들 본래 첫 직장은 불만족스러운가요?... 6 000 2015/01/10 1,505
    455949 김치볶음밥 할때 김치 너무 짜서하면 맛없죠? 2 .. 2015/01/10 1,194
    455948 조산기있어 입원중인데 이렇게 많은 약들 쓰는거 정말 괜찮을까요 6 조산기 2015/01/10 4,510
    455947 이제는 "바뀐애에게 막치받는군요" 1 닥시러 2015/01/10 1,570
    455946 쌍둥이 너무 귀여워요 ㅋ 2 2015/01/10 2,204
    455945 딸을 자기 곁에만 두려는 엄마가 있을까요? 7 궁금 2015/01/10 2,402
    455944 한국 방문하는 외국인 2 2015/01/10 1,089
    455943 그냥 이렇게 사는 것도 행복한데요 46 문제적 2015/01/10 16,293
    455942 강남사장님의 신년이벤트 미친특가 애기언니 2015/01/10 1,019
    455941 개그맨 배우가 하는 중국음식 홈쇼핑 13 ᆞᆞ 2015/01/10 5,873
    455940 시장 투어하고 싶어요^^ 6 근데 2015/01/10 1,630
    455939 목포에 왔는데... 급질문 2015/01/10 1,171
    455938 보온 도시락을 샀는데요 보온이 잘 안돼요 10 지나 2015/01/10 4,784
    455937 이 패딩은 어때요? 8 울패딩 2015/01/10 2,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