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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염원 담아 북한강, 그리움을 안고 흐르다

스윗길 조회수 : 484
작성일 : 2014-12-08 09:07:57

한민족의 염원 담아 북한강, 그리움을 안고 흐르다

 

북한의 금강산에서 발원한 금강천이 남으로 흘러 북한강을 이루고 또 그렇게 흐르고 흘러 한강을 이루며 이윽고 저 먼 바다로 나아가 망망대해를 이룬다. 강물은 그렇게 이념도 사상도 뛰어넘어 결코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분단의 양끝을 흐르며 반으로 잘린 국토의 허리를 따스하게 끌어안는다.

 

일행이 북한강을 답사 장소로 정하면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이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 위치한 두타연이다. 두타연계곡을 필두로 북한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남한강과 합류하여 한강을 이루는 지점인 양수리까지, 그 사이에 만나는 풍경이 글의 소재가 되고 그 풍경이 간직한 세월이 이번 답사의 이야기가 됐다.

 

 

두타연에서 금강산까지 32km

 

두타연은 휴전선에서 발원한 수입천 지류의 민통선 북방에 위치한 연못이다. 금강산으로부터 내려온 물이 하나를 이룬 곳. 1000년 전 고려시대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두타사라는 절이 있던 곳이라 하여 두타라는 이름을 가져왔다. 세상의 모든 번뇌와 욕심을 씻어낸다는 의미의 두타. 서울에서 한참을 달린 끝에 만난 두타연의 풍광은 과연 세상의 시름을 내려놓을만했다.

 

금강산에서 흘러내려온 물이 바위 사이로 떨어지며 형성된 폭포와 마치 병풍을 두른 듯 주변을 감싸고 있는 족히 20m는 되어 보이는 암석은 마치 그 아래로 형성된 소를 보호하는 듯 했다. 그 병풍 같은 암석의 한쪽(폭포를 바라보는 기준으로 오른쪽)에 동굴이 하나 있는데 ‘보살이 덕을 쌓는다’는 의미의 보덕굴이다.

 

두타연에서 몸을 돌려 뒤돌아서면 출렁다리로 불리는 ‘두타교’가 보인다. 과연 저 출렁이는 다리를 가로질러 건너면 번뇌가 사라질까. 아니면 세상의 욕심을 조금은 내려놓을 만큼 내면의 키가 한 뼘 정도는 자라있을까. 두타교를 건너며 오만가지 생각이 지나는 것을 보니 해탈의 길이 아직 멀게만 느껴졌다. 허나 두타교에서 바라본 두타연의 풍광은 더욱 아름다웠다. 이 모든 것을 품고 있는 백석산의 아름다움이 가을볕을 받아 더욱 눈부시게 반짝였다. 흰 돌로 된 산이라는 이름 그대로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안긴 곳이 바로 이곳 두타연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두타연을 만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민통선 안에 있기 때문이다. 방산면 평화누리길 이목정안내소 또는 동면 평화누리길 비득안내소에서 출입신청서를 작성한 후 신분증을 맡기면 위치추적목걸이(태그 출입증)를 건네준다. 일행은 이목정안내소에서 출입절차를 밟아 태그 출입증을 목에 걸고서야 민통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 위치추적이 가능한 목걸이를 패용해야 하는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두타연 전 지역이 지뢰지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지정된 경로 외의 구역은 절대 출입금지다.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곳이자,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국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레 다가왔다. 더욱이 두타연의 풍광에 심취한 나머지 앞선 일행을 놓쳐 막다른 길로 가던 기자를 향해 다가온 군인이 던진 한마디 말은 겪지도 못했던 전쟁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쪽으로 다니시면 위험합니다.” 그 한마디 말에 나로 모르게 “안 돼요. 저 살아야 해요”라고 웃지 못 할 화답을 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휴전 이후 50여 년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곳이라 원시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느낄 수 있는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두타연. 대자연이 빚어낸 보물을 분단과 전쟁이라는 비극이 보호하고 있는 이 아이러니함이 지금 우리 조국의 현실인 것이다. 그렇게 두타연을 따라 지정된 탐방로를 따라 걸으면 금강산 가는 길이 나온다. 금강산까지 불과 32km밖에 안 된다고 하니 참으로 가깝고도 먼 곳이다....

 

출처: 역사와 문화를 깨우는 글마루 11월호

IP : 219.240.xxx.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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