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11월 21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770
작성일 : 2014-11-21 07:42:27

_:*:_:*:_:*:_:*:_:*:_:*:_:*:_:*:_:*:_:*:_:*:_:*:_:*:_:*:_:*:_:*:_:*:_:*:_:*:_:*:_:*:_:*:_:*:_

하루 종일 햇볕이 놀다간 자리
발자국처럼 시든 꽃잎
사다리 타고 내려온다
문을 열면 마당 한 가득 벌어진 해바라기
긴 그림자 안 방까지 들어와
잠을 자기도 하던
낮 동안 키웠던 몸이 뜨거웠다
제 열망에 사로잡혀
눈을 떼지 못했던 그 높이
푸른 하늘 짓무르게 고개 들었던
목덜미에서 푸르고 넓은 대지가 떠내려갔다
온 힘을 다해 긴 터널을 통과했던 물방울들이
둥지를 틀고 소란스럽게 몸 흔드는 날은
제가 감당하기 힘든 큰 꽃을 피우기 위해
노랗고 긴 손가락을 펴고 있었다
한 줌의 햇살 같기도 하던 노란 꽃술 부려놓고
앞마당을 달빛같이 채우던
그림자를 딛고 나는 자랐다
그 작은 씨앗 속에서 거인처럼 솟아오르던
희망의 줄기를 붙잡고
너무 느리게 자라는 내 키를 기대면
기차소리처럼 다가오던 먼 미래
잘 익은 태양을 가득 싣고
불꺼진 간이역마다
해바라기 같은 등을 매달고
천천히 달려오던 녹색의 터널에 웅크리고 앉아
천천히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해 그림자 길게 모래알을 흘려놓고 가던
여름철마다 사다리 타고 올라가
해바라기 속에 씨앗처럼 많은 집을 지어놓고
햇살을 파먹던 그 높이
녹색의 터널은 길고 지루한 여행이었다


                 - 박명옥, ≪해바라기≫ -

* 경인일보 2001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11월 21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11월 21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11월 21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65503.html

 

 

너는 나, 나는 너...

 

 

 
―――――――――――――――――――――――――――――――――――――――――――――――――――――――――――――――――――――――――――――――――――――

”나에게 하루하루는 요철 같지만 크게 보면 요철이 한 줄로 보이듯
아무렇지도 않게 되는 것이 일상일까”

              - 웹툰 "미생" 中 -

―――――――――――――――――――――――――――――――――――――――――――――――――――――――――――――――――――――――――――――――――――――

IP : 202.76.xxx.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11.21 7:32 AM (39.7.xxx.68)

    댓글 방향이 이래서 그러는건 아니구요.첨 이런 주제에 답글 다는데 전 원글님처럼 생각하는게 더 이해가 안되요. 어떻게 돈을 벌든 쓰는건 자기맘이죠. 고물상해서 돈벌면 고물만 써야하는건 아니잖아요.
    블로그해서 돈버는게 비난 받는것도 이해가 안되고
    .

  • 2. 세우실
    '14.11.21 7:46 AM (202.76.xxx.5)

    죄송합니다만... 다른 글에 달아야 하는 댓글이 여기 달린 것 같은데요.

  • 3. ...
    '14.11.21 10:40 AM (182.212.xxx.129)

    암울합니다. 우리나라 병이 깊은 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38344 예전 김동완 기상캐스터 아시나요? 2 .. 04:21:26 290
1738343 스웨덴 사우나 가보고.. 1 04:20:59 166
1738342 트랜스 지방-.-;;;; 2 ㅇㅇ 02:26:25 350
1738341 바보같은 사랑을 보고 있는데요 배종옥씨 3 .. 02:14:04 894
1738340 김포에 비 엄청 오네요... 3 옥수수 01:59:32 1,324
1738339 동남아 휴가 갔다왔는데 저만 안 탔어요 5 ... 01:59:18 1,140
1738338 혹시 잡티 있는데 선크림과 컨실러정도로만 화장하시는 분 계신가요.. 5 ㅇㅇ 01:53:18 701
1738337 저도 아직 틀어요 .. 01:53:04 447
1738336 습도땜에 에어컨 계속 틀어요 9 ㅇㅇ 01:46:55 956
1738335 또 한번의 이혼 결심 24 또또이 01:31:55 2,418
1738334 저는 이렇게 안 더운 여름 처음 경험해보는거 같아요. 20 ..... 01:09:21 2,939
1738333 순복음/통일교/극동방송을 압색하다니 13 전율이다 01:07:01 1,850
1738332 윤지오 후원금 반환 소송한 거 패소 했었네요 2 .. 00:52:49 726
1738331 부고 답례품 많이들 하나요? 12 ㅇㅇ 00:44:05 1,182
1738330 노년층 좀 있는 작은 아파트 회장 선거 2 미쳐 버려요.. 00:41:54 619
1738329 내란수괴윤석열 재판에 넘겼대요 3 아프겠다 00:34:47 1,942
1738328 온수매트 최저온도는 안 뜨거워요. 12 습기제거 00:30:59 546
1738327 독일 입국시 (액젓, 매실액, 홍삼 등) 수하물로 가져가도 통관.. 10 촌할매 00:30:31 569
1738326 사이트 마다 최강욱의원 후원글이 많네요 25 ... 00:29:15 1,768
1738325 제주매일올래시장 제주 00:28:34 296
1738324 챗gpt에게 위로 받았어요. 16 혼자놀기 00:18:59 1,405
1738323 지인(장애부모)와의 관계 10 00:14:23 1,795
1738322 이거 보셨어요? 김건희 아버지 11 집구석 유전.. 2025/07/19 5,341
1738321 오늘 로또 한 곳에서 8건 당첨... 9 ㅇㅇ 2025/07/19 3,035
1738320 뉴욕여행 4탄, 작은 배낭 이야기 8 저는지금 2025/07/19 1,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