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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렇게 살지는 않겠죠

call your lover 조회수 : 1,647
작성일 : 2014-11-15 12:28:31

결혼한 남자 형제가 둘 있어요.

결혼 후 저는 외국으로 갔고 거기서 오래 사는 동안 그 사이 결혼한 남동생 뿐만 아니라 남동생댁과도

거의 전화 통화 한 적 없이 살았어요.

남동생들과는 한국 있을 때도 제가 대학을 서울로 가면서 지방에 있는 중고등 남동생들과 별로

전화통화까지 하며 지내지는 않았고 그 이후로 걔들이나 제가 결혼했다고 갑자기 달라지지는 않았으니까요.

남동생댁들과 전화통화를 시도한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왜그리 남동생네 애들이 울고 분다는지

전화하는 마음이 불편하다가 그게 반복되니 나중에는 남동생댁이 저와 전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더 이상 내 딴에는 외국에서 한국 시간 맞춰가며 돈 들여 가며 전화하는 시도는 안 하고

지낸게 십년도 더 넘었고 이제 한국에 와서도 전화는 전혀 안 하고 살아요.

저는 서울 살고 남동생들은 지방 살지만 한 번 만나는 건 엄마 기일 때 제가 내려가면 모를까

그 외는 일년 내내 남동생들이나 그 식구들하고 전화 통화 한 번 하는 일 없이 그렇게 살고 있어요.

오늘 문득 드는 생각이 이렇게 사는거면 이게 바로 형제하고 연 끊은 거 하고 같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거라고 할 수 있을까요?

서로 무슨 고민이나 어려움이 있는지, 어떤 일이 있는지 어떤지 전혀 모르고 살아가요.

애들이 무슨 학교에 들어 갔는지 식구들 건강은 어떤지 직장일은 어떤지 등등

그러다 어느 날 누가 결혼이라도 한다거나 무슨 큰 일이나 있으면 소식 듣겠죠. 

이건 주변에 있는 직장 동료나 아는 사람들에 대해서 아는 것보다 더 못한 거죠.

거기다 혼자 되신 아버지는 혼자 사시는데 유산인 집 두채를 이미 남자동생 둘 다에게 증여형식으로

다 주었기 때문에 저한테는 전혀 돌아오는게 없어요.

돈 자체는 크게 보면 그거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사는데 요즘은 그렇다면 아버지가 혼자 외롭게 사시든지

내가 관여할 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엄마 돌아가신 이후로 일절 전화도 연락도 안하고 살아요.

물론 남동생댁들도 거의 전혀 아버지 집에 오진 않고 남동생들이 가끔 와서 반찬 넣어두고

가는 걸로 알아요. 혼자 사는 아버지가 무척 외로워 하시고 그걸 보다 못한

옆집 아주머니가 어떻게 제 번호를 아시고 저한테 전화 하신 적이 있어요.

자주 와서 아버지 좀 보고 가라고.

아버지가 엄마 아파서 마지막에 임종 때도 돈을 적게 쓰려고 했던 게 생각나서 다정한 마음도 안 들고

물론 그게 어차피 갈 사람 한테 쓰는게 헛돈질이고 병원 좋은 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그 가치관

까지 내가 바꿀 수 없고 당신 인생관에 철저하게 산 거지만 저는 그렇게 해서 아들들 돈 줘

봤자 지금도 혼자 계셔도 집에 한 번 오지도 않는 며느리들과 사는 아들들한테

뭐하러 저렇게 그 돈 아껴가면서까지 그랬나 싶어 아직도 마음이 풀리지 않는 거죠.

알기는 알아요. 분명 또 돌아가시고 나면 후회 하리라는 것을요.

인생이 도대체 왜 이렇게 어려운건지. 알면서도 안 되는 내 마음도 괴롭고 나는 가면을 쓰고 사는 인간같기도 해요.

이것도 결국 나는 아버지와는 연 끊은 거나 마찬가지인 채로 사는 거라 할 수 있는 걸까요?

교회도 다니고 기도도 하러 다니고 남들에겐 밥도 사고 시간도 쓰고 돈도 쓰고 마음도 쓰면서

사랑을 외치고 사랑해야 한다고 매주 들으면서 왜 내 사는 모양은 이 모양인지 속상하고

사는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 

대학교 때 친구들도 오래 외국 나가 있으면서 연락 다 끊어져서 고등이나 대학 친구 만나는 사람 한 명도

없고 실상 주변 사람들이라 해도 직장 안 나가면 다 연락 끊어질테고 하나 있는 애도 외국에 있어서

일년 내내 볼 일도 없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도 이러니

내가 문제인건지 아니면 특별히 내 팔자가 이런건지 그것도 아니면 인생이라는 거 자체가

이런건지 모르겠어요.

제 얘기 들으면 이건 가족과 인연 끊고 사는 거와 같다고 말할 수준일까요?

직장 사람들과는 잘 지내지만 다 그건 같은 일을 할 때 관계일 뿐이고 실제는 저는 사람들을 

믿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만 말하자면 엄마 상 당했을 때도 주변 사람 아무한테도 말 안하고

지나갔어요. 참 모순 되죠?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고 좋은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심지어 기도까지 해주면서 실제로는 내 어려운 일 있을 때는 말하지도 않고 상에도

부르지도 않았다는 게요.

저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IP : 182.225.xxx.13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패랭이꽃
    '14.11.15 12:32 PM (190.245.xxx.92)

    원글님,
    저랑 요즘 정말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는군요.
    저도 해외에 살고 크리스찬이구요. 가족들이 있지만 저도 거의 전화 안 합니다.
    항상 제가 먼저 전화하다가 저만 아쉬운 사람인 듯 해서 전화도 그만두었습니다.
    저만 외롭고 쓸쓸하지 그들은 모두 다 잘 사나 봅니다.
    형제들 소식을 안 들어서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외국에서 모르느 사람위해 기도하고 전도하고 사랑을 베풀고
    물질적으로도 베푸는데 가족들과는 거의 남남이나 다름없는 처지여서 제 삶이 맞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끔 블로그를 통해 보는 가족들끼리 끈끈한 사진들을 보면 너무 부럽습니다.

  • 2. 겉보기의 차이일 뿐
    '14.11.15 12:54 PM (59.86.xxx.101)

    대개는 그러고 살아요.
    그래서 명절에 집착하고 생일에 집착하며 화기애애한 가족모임 사진을 찍어대죠.
    그렇게라도 해야 가족관계가 유지되는 듯 안심이 되니까요.
    하지만 막상 돈이나 기타 서로에게 큰 부담이 될 문제가 생기면 서로가 남보다 못한건 인연 끊다시피 하던 혈육이나 화기애애 살던 혈육이나 결과는 비슷합니다.
    물론 아직 혈육의 밑바닥을 들여다 볼 기회를 가지지 못한 행복한 분들은 우리는 '절대로' 아니다고 항의하겠지만 자신에게 없는 일이라고 남들에게도 없는 일도 아니고, 자신에게는 결코 닥치지 않을 일도 아니죠.
    요즘들어 부쩍 더 우리가 혈육과 친구에게 집착해야 할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막상 죽음까지 생각할 정도로 어려움에 닥쳤을 때, 그들 누구도 진심으로 그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잡아주지를 않습디다.
    함께 걱정해 주고 약간의 도움을 주기는 했지만 그속에 담긴 진심은 나는 너를 외면하지 않았다는 면죄부 발부용일 뿐, 단 한발자국도 더 내게로 다가오지는 않더군요.
    혈육이나 친구와의 관계유지라는 것은 마치 바다물을 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마시면 마실수록 더욱더 심한 갈증에 시달릴 뿐이죠.
    그들에게 집착하고 그들의 감정에 일희일비 하며 그들에게 내 외로움을 저당 잡히는 나날들.
    진정 홀로 선다는 것은 나의 외로움은 나의 것으로 껴안고 버틴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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