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산병원장례식장에 다녀 왔어요...

눈부신날 조회수 : 3,492
작성일 : 2014-10-31 02:17:23

신해철..죽음이라니, 믿기지 않는 뉴스 자막에 눈물도 나지 않더군요

근데, 30분이 지나고..하루가 지나고..시간이 갈수록 슬퍼집니다

어릴적 내가 얼마나 좋아했었는지도 새삼스레 기억이 나고..

나중에 신씨성을 가진 남자를 만나서, 아이들 이름 이쁘게 지어야지 했던 기억도..

원래 어제 마침 휴무라 친구와 함께 빈소에 다녀 오려 했어요...

근데, 자꾸 주저하게 되더군요.

내가 갈 자격이 있나...앨범도 사지 않고, 음악도 잘 듣지 않던 내가 팬 자격으로...

가족들도 잠깐 쉬지도 못하고 넘 힘들지 않을까...

뭣보다...신해철 조문을 간다는게 너무 낯설고 , 그냥 그 자리가 두렵기도 했어요

그래서 그냥 마음으로 조문하고, 언젠가 있을 추모 콘서트나 가자고 했죠...

그랬는데, 오늘 시간 제한 없이 조문을 받는다고 하길래...

아, 가족들께서도 많이 와주길 바라는 구나 싶어서...

안가면 정말 후회할 것 같아, 오후 출근 시간 전에 다녀오려고

검은 치마, 검은 셔츠 찾아놨죠..

올 해 아버지 돌아가셨을 적에 급하게 사서 신었던 구두까지...

근데 염색을 하느라, 시간이 늦어져서...못가겠더라구요

어제처럼 주저하던 마음도 좀 있긴 했는데

딱 반개 남은 연차..쓰기로 했죠

퇴근하면 새벽1시라, 반차 내야 밤 9시 반에 나설 수 있거든요..

급하게 편의점에서 봉투 사서..정류장 벤치에 앉아 봉투에 한마디 썼네요

우리는 하이틴 듣던 여고생이, 이제는 만으로도 마흔을 넘긴 나이가 되어

급히 염색으로 새치 숨기고 찾아왔어요..앨범도 꾸준히 사지 않던, 팬이라 할 수도 없는 팬이지만

언젠가 하늘에서 들을 수 있는 앨범 선주문합니다..라고 썼네요

도착해서는,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나, 너무 기가 막혀서 눈물이 났네요

한눈에 바로 알아보겠는, 아버지와 그리고...영정사진을 보니...

터져 나오겠는 울음을 참느라, 일그러진 얼굴로 조문보 받아 들고 나왔어요

허합니다. 빈소에 다녀오면, 실감이 날까 싶었는데...

실감이 나지도 않고..그냥 무기력..마음이 허하기만 하네요

내일은 비 많이 내렸음 좋겠군요

때로는 썰렁한 농담에 나를 민망하게 만들고,

어느새 살찐 아저씨가 되어, 짠한 마음도 들게 했던

그렇지만 늘 든든한 우리 편 같았던..신해철의 목소리가 너무 듣고 싶어요

IP : 180.228.xxx.12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0.31 3:06 AM (116.121.xxx.131)

    남편 퇴근하고 12시 넘어 출발해서 조문하고 방금 집에 도착했어요. 조문하고 오니까 더 믿기지가 않고 부인 되시는 분 기사를 봐서 그런지 더 받아들여 지지가 않네요. 억울해서... 고마움만 전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편히 쉬시라고...

  • 2. 저도
    '14.10.31 3:19 AM (211.215.xxx.166)

    어느 분이 조문 다녀오면 좀 낫다고 해서 저녁에 다녀왔는데
    더 힘드네요ㅠㅠ
    부인 분 뵙고 오니 마음이 더 힘드네요.
    너무나 좋은 남편이었기에 그 자리가 더 클것 같아서 너무 슬프네요. ㅠㅠ
    저는 퇴근하고 갔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거의 10명 넘게 한꺼번에 조문해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너무 너무 안타깝지만
    강제 요절시킨 그 놈 죽이고 싶지만
    그래도 오늘 조문객들 보니깐 그는 헛되게 살지 않은듯 합니다.
    큰 사람이었는데....
    지금 우리나라 현실에서 저런 사람 또 있을런지.
    아 또 웁니다. ㅠㅠ

  • 3. ㅡㅡ
    '14.10.31 7:21 AM (121.188.xxx.144)

    억울해요
    오늘도 웁니다ㅠ

  • 4. @@@
    '14.10.31 9:02 AM (183.105.xxx.100)

    너무 슬퍼 몇날 몇일 미칠것 같아요.
    일상이 손에 안잡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2854 남편의 마음을 남자분들께 여쭤봅니다.... 4 우울 2014/12/03 1,600
442853 전 영화에서 50,60년대 배경이 참 좋더군요 2 00 2014/12/03 971
442852 대구 위암 수술 잘 하는 곳 2 질문입니다... 2014/12/03 1,556
442851 라텍스침대 4 주는데로 2014/12/03 1,080
442850 지금 세상이 이상하고 나는 억울하다 1 젠틀맨 2014/12/03 707
442849 아디다스 익스트림 패딩 입으시는 분!! 2 아디다스 2014/12/03 1,198
442848 재수학원 추천해 주세요 5 ..... 2014/12/03 1,651
442847 어디 물어볼곳이 없어서... 3 .... 2014/12/03 775
442846 피아노 독학 연주, 가능할까요?(완전 초보는 아니에요) 7 다시 시작 2014/12/03 1,082
442845 남편에게 너무 의지하는 것 같아요... 9 남편 2014/12/03 2,714
442844 에네스 사건이 뭔가요? 3 .,...... 2014/12/03 2,309
442843 구제옷에 대한 인식이요 7 흐음 2014/12/03 3,926
442842 코스코에 스키복 있나요? 콩이랑빵이랑.. 2014/12/03 502
442841 어린이집 상담시 선물뭐사가세요? 1 선물 2014/12/03 5,271
442840 현재 날씨 사라호 2014/12/03 571
442839 삼성 떠나는 이돈주 사장 마지막 인사 “세계 최강의 삼성맨 돼 .. 3 속도 2014/12/03 2,083
442838 블라인드는 방한효과 전혀 없나요? 2 ㅇㅇ 2014/12/03 4,755
442837 예비시부모님이 이혼하셨는데요.. 4 고민 2014/12/03 5,241
442836 쉬운 수능에 대비하여 고등어머님들께 ... 94 -- 2014/12/03 5,534
442835 셀프옷수선하시는 분께 여쭈어요. 2 zz 2014/12/03 1,191
442834 감기 빨리 치유되는 방법 뭐 없을까요?ㅠ 5 감기.. 2014/12/03 1,337
442833 아이들 첼로는 몇살쯤에 시키면 좋을까요? 6 초보엄마 2014/12/03 2,077
442832 최요비 보고계세요?? 5 ㅡㅡㅡ 2014/12/03 1,709
442831 영어 질문이요 1 ;;;;;;.. 2014/12/03 534
442830 후라이팬 사이즈 26 이라면 윗지름인가요 바닥지름인가요? 2 질문 2014/12/03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