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얕은 물에서 얕고 천박하게 살아도 박수를 받는 시대

느낌 조회수 : 1,572
작성일 : 2014-10-22 20:36:28

저는 80년대 후반생입니다.

주위를 둘러보거나 미디어를 통해보거나 하며 느낀 것은

80년대생이 사회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특히 80년대 중후반 이후의 세대들의 사고방식과 가치관, 삶의 방식은

이전에 비해 얕고 천박하고 거의 획일화 되었습니다.

복받은 시대에 태어나 잘먹고 잘살며 나만의 개성을 누리고 사는 듯 보이지만

그것은 미디어를 통해 이미지만을 뒤집어 쓴 착각일 뿐이며

그 착각을 드러내는 유용한 방법으로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이 소비됩니다.

80년대 후반즈음에 태어나 방송국에 이제 막 입사한 아나운서들은 무식합니다.

80년대 후반즈음에 태어나 미술작가로 입문했다고 요란한 이들은 작가적 고민보다는 눈칫밥으로 익힌 감각에 치우칩니다.

80년대 후반즈음에 태어난 이들에게 인내는 사치요 정공법은 무식한 것이요,

가장 행복하고 잘났다고 믿어지는 천박한 기준으로 (내)몰리는 것이 옳다고 믿어지며

그것을 가지지 못했다면 온갖 포장지만을 애처롭게 뒤집어써도 서로를 속고 속일 수 있는 시대입니다.

또래임에도 불구하고 김연아를 존경하는 이유는

그런 배짱과 인내, 뚝심을 지닌 이들을 이제는 거의 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지 그녀의 재능때문만이 아닙니다.

엄마아빠가 떠먹여 주는 밥숟갈을 넙죽넙죽 받아먹고 자란 세대,

우리는 모두 벌집처럼 똑같이 생긴 아파트에서 자라

행복은 뭐가 됐든 더 가진자에게만 선착순으로 배분되는 무엇이라고 배우며 자란 비극적인 세대입니다.

네, 우리는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 학벌, 잘만난부모, 좋은 직장, 잘난 배우자와 같은 단어밖에 대입시켜 볼 줄 모르는

천박한 20대입니다.

낭만을 잃은 대학가, 사랑을 잃은 결혼, 진심을 잃은 편지, 개성을 잃은 얼굴, 고민을 잃은 독서, 소명을 잃은 꿈.

두고보십시오.

알맹이를 품을 잠재력을 가진 이들조차 제대로 구원해 줄 부모도 스승도 부재한 사회,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니 그만이라면 비관적이지는 않을테지만

적어도 저의 시대는 파편적인 정보만이 넘쳐나 굵직한 역사는 잃은 재미없는 시대가 되고 말 것입니다.

IP : 175.197.xxx.6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jango
    '14.10.22 9:00 PM (14.40.xxx.119)

    광우병 촛불 시위에 맨 먼저 나선것도 고등학생 아이들이었고 반핵일인시위하시는 분께 수고하신다 얘기 건네는 고등학생 얘기도 들어봤고..무엇보다 세월호 비극도 이 아이들 세대죠..원글님 말씀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만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겠죠..사람만이 희망이니까요..

  • 2. 80년대생
    '14.10.22 9:08 PM (59.7.xxx.168) - 삭제된댓글

    매우 공감합니다

  • 3. ㅇㅇ
    '14.10.22 10:42 PM (223.62.xxx.79)

    정말좋은글인데 이런사유를 많이하는사람이없고 할필요없는시대라그런지 답글이얼마없네요

  • 4. 2000년
    '14.10.23 3:13 AM (175.209.xxx.125)

    제 큰 아이가 2000년생이예요.
    가끔 아이를 보며…
    이번 생은 망한것 같단 생각해요.
    지혜롭고,나눌줄 알고,사유하며,삶을 유영할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데,
    이제 겨우 중2인데,
    삶을 너무나 권태로와하네요.
    의미를 못 찾는듯해요.

  • 5. 구글리
    '14.10.23 10:46 AM (121.128.xxx.211) - 삭제된댓글

    동감합니다. 알맹이 빠진 요란한 포장지만을 쫒는 시대같습니다.
    그럼에도 나만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게 저의 가장 큰 고민이네요..

  • 6. 동감
    '14.10.23 11:37 AM (183.96.xxx.101)

    별 꼴값지 않은 허언증 영웅에 환호하는 시대

  • 7. 희망
    '14.10.24 12:23 PM (124.80.xxx.81)

    근데요.. 골짜기가있으면 산이있듯이
    이제점점 알맹이에대한 갈망이 늘어날것도 같아요
    이런글에 공감하는사람이 많을수록 더 희망적이라고생각해요
    또 이제부터라도 그리키우려고 노력하는사람이 많을것도같고..
    껍데기에 다들 많이식상했잖아요
    연관이 없을지몰라도 다들 버리고 정리하고 심플하게살려고하는것도그렇고
    점점흐름이 그렇게되는게아닐까...희망을 가져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2151 이거 진상인가요?? 7 ... 08:56:18 273
1772150 내란세력이 꿈꾼세상 노아의방주 2 ㄱㄴ 08:54:06 217
1772149 대단지 소형 무인카페 얼마나 벌까요 4 ㅇㅇ 08:51:28 352
1772148 며칠만 부실하게 먹어도 얼굴이 08:50:26 205
1772147 우리부부는 천생연분이다 생각하는 분들 10 부부 08:47:33 356
1772146 오늘 출국, 몇시간 전에 공항도착해야 할까요 4 08:44:16 335
1772145 저탄고지, 케톤식 오래한 분들 계세요? 2 08:40:19 334
1772144 이준수는 누가 보호하고 있을까 08:39:13 396
1772143 주식 바람넣는글 왜 지우셨어요? 12 .. 08:35:50 587
1772142 주식. 플러스 됐어요 2 .... 08:33:35 558
1772141 쿠팡 다니던 지인 15 .. 08:32:45 1,344
1772140 결혼 다 안한 자식들 있는 10 08:30:03 842
1772139 냉수육했는데 핏물이 고여있는데 어떡하죠? 5 냉수육 08:28:20 283
1772138 알바공고와 다른 계약서 3 레드 08:23:38 225
1772137 계란 오래두고 먹어도 되나요? 2 ㅇㅇ 08:22:12 416
1772136 숏폼에 중독됬나 5 숏폼중독 08:19:31 596
1772135 수사 받아야될 판사들 1 ㄱㄴ 08:19:07 181
1772134 김밥집 앞 비둘기 세마리 1 자영업자 08:18:37 497
1772133 드라마 김부장 보다 생각난 '어쩔수가 없다' 어쩔 수 08:16:25 562
1772132 아파트 난방 언제부터 하세요? 13 tt 08:10:36 1,043
1772131 지볶행에 16상철영숙 4 아니겠죠 08:06:54 873
1772130 요실금 있는 분들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6 ㅇㅇ 08:06:03 542
1772129 한덕수 사형선고 가능성 12 08:02:24 1,790
1772128 미래에셋 해캥건으로 전카카오 사장이랑 민사소송중이라는데요 3 고객 07:56:14 548
1772127 오늘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브리핑만이라도 꼭 보세요. 6 바쁘신분들 07:56:06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