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을하늘 보다가 유치환의 행복

제인에어 조회수 : 2,482
작성일 : 2014-10-09 22:34:15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중고등시절 취미가 시외우기였어요. 국어공부는 안하고
시외우기 작가약력외우기.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찾아보기를 하면서 놀았죠.^^

그때 외웠던 시 중에 유치환의 행복이란 시가 있었네요.
대학 가서는 어둡고 날카로운 시를 외웠지만
청소년기 감수성에 유치환의 행복은 너무나 예쁜 시였네요.
나중에 유치환 시인이 실제로 애인이었던 여류시인에게 보낸 편지가 시로 발표되었다는걸 알고 더욱 이 시를 좋아하게 되었구요.
하지만 더 나중에 알게 된건
유치환 시인이 유부남이었다는...
그걸 알고나니 이 시의 분위기가 확 깨지더군요.

 
IP : 119.195.xxx.23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말
    '14.10.9 10:37 PM (175.182.xxx.24) - 삭제된댓글

    시인의 아내로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지옥으로 떨어지는 시였을거예요.
    행복은 얼어죽을....
    내막을 알고는 행복해 질 수 없죠.

  • 2. 가을 우체국 앞에서 -윤도현
    '14.10.9 10:41 PM (211.207.xxx.143)

    https://www.youtube.com/watch?v=dIY6y5f98qk

  • 3. 가을되면
    '14.10.9 10:53 PM (182.231.xxx.93)

    늘 찾아듣는 노래인데
    윗님 덕분에 한번 더 들어요

    고등때 이백원짜리 연습장 표지가 시 가 많았는데
    시 를 외우던 그 시절이 그립네요.

  • 4. 고등학교때
    '14.10.9 11:29 PM (223.62.xxx.103)

    국어선생님이 정신적인 사랑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시면서 배운 시였고, 한참 토론했었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6838 함 받고 나서 신부가 예비 시댁에 감사하다고 전화를 하나요? 4 궁금 2014/10/13 1,953
426837 세월호기억하기)마포 개인현수막 철거예정이라네요. 도와주세요 1 마이쭌 2014/10/13 570
426836 40대 취업준비생 컴퓨터활용 자격증 알려주세요. 1 지금부터 사.. 2014/10/13 1,550
426835 딸인데도 야동을 보네요~~ㅠㅠ 21 pmp야동 2014/10/13 10,049
426834 82쿡은 박근혜는 싫어하면서 부동산 열기에 동참은 잘하는거같아요.. 4 ㅇㅇ 2014/10/13 854
426833 절대 마트 계산대에서 사지 않는 것 37 절대로 2014/10/13 16,977
426832 동탄 2신도시 반도유보라 4.0 1 궁금 2014/10/13 2,726
426831 구스이불 질문드려요.(제발 봐주세요) 3 구스이불 2014/10/13 1,412
426830 렌트푸어, 하우스푸어,허니문푸어,에듀푸어 각종 푸어족양산 미친전세값 2014/10/13 796
426829 경주 보문단지....무례한 사람들 4 화성행궁 2014/10/13 2,132
426828 오늘 바람 ..좋다... 3 갱스브르 2014/10/13 939
426827 깍두기 담그는데 맛있게 담그는 방법 알려주세요. 조리법 풀어.. 2014/10/13 1,616
426826 요우커 "예뻐지려고 5천만원 주고 왔는데..짐짝 취급&.. 양악수술 2014/10/13 1,596
426825 마주쳐도 인사 안하는 사람.. 저도 그냥 인사 안하는게 날까요?.. 5 아우기분나빠.. 2014/10/13 3,785
426824 늦둥이 남편 받는건 없고 의무만 있네요 9 ... 2014/10/13 3,222
426823 디지털 피아노 소리가 훨씬 더 좋나요??? 5 2014/10/13 1,620
426822 날이 너무나 청명하네요.. 7 수도권 2014/10/13 1,207
426821 태풍 부는데 짜장면 시켜도 되나요? ... 2014/10/13 717
426820 산재로 인한 행정소송 3 2014/10/13 806
426819 요즘 대세인 책 쉽게 읽기 집값 폭락만.. 2014/10/13 892
426818 돌체구스토 커피는 어떤가요? dd 2014/10/13 495
426817 미국산 돼지고기 먹으면 안되겠어요;;; 7 세상에 2014/10/13 2,745
426816 엊그네 압구정 현대 경비원 분신 자살 14 아이쿠야 2014/10/13 6,276
426815 ME, 한국 감사원 해경청장 등 50명 징계요구 light7.. 2014/10/13 539
426814 뭔가를말할때 적어서 보여주는게 이상한가요? 5 ㅇㅇ 2014/10/13 7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