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장산곶과 백령도, 그 사이에 인당수가 있다

스윗길 조회수 : 709
작성일 : 2014-09-12 02:13:06

장산곶과 백령도, 그 사이에 인당수가 있다

 

효녀 심청이 앞 못 보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印塘水). 백령도와 북한 황해도 장산곶 사이의 바다를 인당수로 보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이는 백령도에 효녀 심청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 ‘심청각’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백령도와 대청도 중간에 있는 연봉바위는 용궁에 내려갔다 온 심청이가 연꽃에 싸여 물 위로 떠올랐던 곳이라고 한다. 소설이든 혹은 오래 전의 실화가 시간이 흐르면서 설화처럼 굳어진 것이든, 심청각에서 바라보는 인당수는 유난히 더 깊고 차가워 보인다.

 

아버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의 제물로 바친 효녀 심청. 사실 조금만 더 유심히 들여다보면 심청의 이야기는 ‘효’라는 메시지 외에도 어른들의 위선과 욕심, 종교인의 사기행각(스님), 뱃사람들의 인신공희 등 참으로 복잡다단한 문제들이 얽히고설켜 결국 한 소녀를 죽음으로 내민 슬픈 이야기가 함꼐 서려있다.

 

또한 심청이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이면,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진 행위가 단지 아버지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심청의 희생은 당시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고 불법을 당연한 듯 행했던 어른들과 그런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희생이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인당수인가. 사람의 희생의 제물로 바쳐지는 곳이라면 응당 ‘사람 인(人)’자를 떠올리기 쉬운데, 심청이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몸을 던진 곳은 ‘도장 인(印)’을 쓴 인당수(印塘水)다. 이는 초자연적인 무엇 혹은 누군가와의 무언의 약속을 상징한다고 해석 할 수 있다. 공양미 삼백 석에 눈을 뜨게 된다는 스님의 약속은 어차피 이루어질 수 없는 거짓이었지만, 그 약속을 철썩 같이 믿고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의 믿음이 결국 아버지의 눈을 뜨게 만든다는 복선은 아니었을까.

 

출처: 역사와 문화를 깨우는 글마루 9월호

IP : 122.128.xxx.5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목만 봤을 때는
    '14.9.12 8:11 AM (183.102.xxx.20)

    쓸 데 없는 연구를 다하는구나. 의미없다라고 생각했는데
    본문 내용은 참 좋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4051 고양이와 개사진많이있는 블로그 못찾겠다 2014/10/08 485
424050 대구 로 이사와 전학 5 피오나 2014/10/08 926
424049 어미가 버린 새끼냥이 주워왔는데... 7 새끼냥이 2014/10/08 1,428
424048 생일아침입니다~축하부탁드려도 될까요?? 29 국화누이 2014/10/08 747
424047 원래 식당종업원들은 요즘 조선족들 많이 쓰는 편인가요?? 4 .... 2014/10/08 1,674
424046 저도 아들교육 조언좀 15 아들 2014/10/08 2,157
424045 여드름때문에 구연산 칼슘을 먹이고 있는데요 9 뭉크22 2014/10/08 2,745
424044 형제간에 돈을 꿀때도 증여로 간주되어 세금 내야하나요? 1 증여세 2014/10/08 2,179
424043 기질적으로 혐오스러운 사람, 견디는 법 4 한 수 알려.. 2014/10/08 2,241
424042 분당 정자동 잘 아시는 분..어느 집이 나을까요.. 8 Jennif.. 2014/10/08 2,856
424041 레깅스에 치마 입을때 정전기 2 정전기 2014/10/08 2,459
424040 2014년 10월 8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2014/10/08 412
424039 겨자잎이 많은대요. 2 숙이 2014/10/08 964
424038 초등학교 1학년, 한글 안배운다? 4 정말? 2014/10/08 1,296
424037 차승원애기이제그만 5 구려 2014/10/08 1,059
424036 여기는 남자들 여자가방 들어주는거 욕하잖아요 ㅎㅎ 18 스마일 2014/10/08 3,796
424035 엄마의 힘이 "이럴때 느껴지네요" 닥시러 2014/10/08 787
424034 자식키우는게 너무나 힘이 들고 버거워요 18 괴로워요 2014/10/08 6,704
424033 파파이스에 나오시는 감독님 4 조마조마 2014/10/08 739
424032 구두 굽이 유난히 직각으로 달린 것? 3 구두굽 2014/10/08 637
424031 40평대 리모델링 공사 비용이 최소 8천 이라는데.. 38 집수리 2014/10/08 45,861
424030 정말로 사후세계가 있고 영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12 나무 2014/10/08 3,187
424029 더욱더 기승부리는 세월호 악성 루머와글 "신고하기&qu.. 1 닥시러 2014/10/08 475
424028 텔레그램 8 2014/10/08 3,525
424027 직장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4 2014/10/08 1,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