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감정이 왔다

갱스브르 조회수 : 1,211
작성일 : 2014-07-20 01:55:15

만약에...라는 가정은 별로다

혼자 꾸궁쳐둔 맘에서나 일어날 일이다

후회되는 상황 전으로 옮아가 보기좋게 한판 뒤집기를 해도 그건 생각속에서나 일어나는 찰나다

그런데도 "만약" 이라는 미궁속으로 빨려들어가

부족한 지금의 현실을 상념으로 채운다

그렇게 한바탕 말도 안 되는 시간여행을 하고 나면 위안도 된다

불가능한 장애를 뛰어넘는 건 환타지라야 가능하니까 말이다

요즘 불쑥불쑥 "그때 만약"...을 되뇐다

살아 보니 알겠다

그 결정적 순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보잘것 없고 얼마나 가벼운 타이밍에 시작되는지를...

부재 중 전화 한 통이 내 인생을 바꿀 기회였단 것을

그 사람과의 식사 거절이 평생 있을까 말까 한 귀인을 놓쳐버렸다는 것을

마지막  그 말은 입에 담지 말아야 했음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얼굴을 감싸쥐고 와락하게 하는 순간들이 있다

운명이 갈라지는 길은 너무 평범하고 하찮다

동전 한 닢의 앞뒤는 던지는 자의 몫이다

게다가 후회를 전복시킨 마지막 결말은 언제나 꿈같은 나의 승리와 함께다

너무나 현명하고 지혜로우며 쿨하기까지 하다

그림을 지우고 다시 그리느니... 전혀 다른 그림으로 만들어내는 건 오히려 쉽다

뭐 하나 불필요한 감정은 없다고 본다

분명 끄나풀에 끌려 밖으로 튀어나왔을 테니까

만약이라는 가정을 지나 내가 왜 그곳으로 가려할까에 미치면

도돌이표는 멈춘다

감정을 헤매는 건 시간 낭비라 단정했던 적이 있다

뭔가에 끌려가는 기분 자체가 자존심을 건드렸다

급하게 봉했다

삐져나온 실오라기 하나가 언제나 문제였고 지저분하게 물고늘어졌다

되짚어가다 보면 만나게 된다

내가 정말 무엇을 피하고 싶었는지

8살에 받은 상처가 36에 찾아온다

그 손님을 다신 받지 않으려면 내 안으로 들여야 한다

당분간 '만약"에 빠져 공든 탑 무너진 내 회한을 위로하고 싶다

깨끗한 이별이 됐으면 좋겠다

 

 

 

 

 

IP : 115.161.xxx.10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소한
    '14.7.20 3:39 AM (175.223.xxx.253)

    실날 같은 인연을 매번 놓치는데
    이제는 그도 없을 것만 같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8975 알바나 벌레란 말 함부로 쓰시는분들 인생은 실전이에요. 24 알바가 뭐냐.. 2014/08/15 1,676
408974 고약했던 수녀에 대한 기억. 18 ... 2014/08/15 5,191
408973 메리츠실비 고액암은 어떤암인가요? 1 모모 2014/08/15 1,290
408972 왜 스마트폰에선 작정자 닉넴이 안보일까요? aa 2014/08/15 902
408971 광복절에 다시보는 친일파 프로필 \dsd 2014/08/15 1,197
408970 교황님 말씀처럼.. 3 가톨릭신자 2014/08/15 991
408969 모두 다 김치의 회장딸 3 비현실적 2014/08/15 2,145
408968 빌리부트캠프나 낸시홈짐 하시는 분들 도와주세요. 8 // 2014/08/15 2,568
408967 노화의 결정체 혼잣말 얼마나 하세요? 9 그것이로다 2014/08/15 4,020
408966 교황이 출현하니 사이버 악의 전사들이 창궐하네요 6 왜 그러고 .. 2014/08/15 998
408965 마이너스 통장 써보신분들 꼭 알려주세요... 4 마이너스 2014/08/15 1,745
408964 울나라 천주교인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7 ㅇㅇ 2014/08/15 2,669
408963 마흔두번째 생일입니다 4 ㅎㅎ 2014/08/15 1,121
408962 세월호 희생자 박성호군 어머니 인터뷰 잊지말아요 2014/08/15 906
408961 가게앞에 차 대신분 차 좀 빼주세요 4 ^^ 2014/08/15 1,854
408960 교황 할애비가 와도 박수경처럼 당당히 살자구요 18 ........ 2014/08/15 2,710
408959 '오전 8시32분 녹화 중단'.. 세월호 CCTV 미스터리 브낰 2014/08/15 870
408958 고등학교 이과내신요 10 중3학부모 2014/08/15 2,252
408957 홈스쿨 관련 글을 읽고 궁금하네요 2014/08/15 963
408956 커피 전문점 가면 2 비운 맘 2014/08/15 2,007
408955 잠시 서버 다운됐던거 맞죠? 8 깜딱 2014/08/15 1,451
408954 교황성하!, 한국인들이 애타게 바라는 것은 이것 딱 하나입니다... 2 꺾은붓 2014/08/15 1,065
408953 한국학교와 일본학교의 비교를 들어주세요. 1 일본고등학생.. 2014/08/15 1,037
408952 유가족에 정치세력 개입 없었으면 모든것 해결되었을것 14 .... 2014/08/15 1,216
408951 2층 시티투어 버스 타보신분? 서울 2014/08/15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