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자의 수트

갱스브르 조회수 : 1,353
작성일 : 2014-07-14 13:12:50

오랜만의 여의도 입성

점심 때가 되니 화이트 칼라들이 쏟아져나온다

자랑스런 회사 출입증을 목에 걸고 힘차고 여유있는 웃음...

연애를 너무 오래 쉬었다

모든 남자들이 멀끔하고 잘생겨 보인다

타이트한 수트에 호리호리한 체격들

여자들 못지 않은 센스에 곱고 맑다들...

갓 20대 초반의 젊은 향기가 밥보다 더 좋다

친구랑 백숙 뜯으러 갔다가 서로 다른 레이더망에 걸려 맘이 꾸물럭댄다

셔츠 걷어올리고 앞단추 한두 개 풀고 땀 뻘뻘 흘리며 잘도 먹는다

식당에서 주는 물수건으로 이리저리 벅벅 닦아대는 아저씨?들만 보다가

본인 손수건으로 연신 닦아내는 모습도 그렇고

적당한 대화 그리고 음식에 집중하기... 그 박자가 15분이면 끝난다

옆 테이블의 손님이 2번 바뀔 동안 친구랑 나는 닭다리 잡고 씨름한다

웅성웅성한 소음에 음식 냄새에 ...

별로 좋아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간만에 정신없이 쓸려다니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워낙 처해있던 환경이 옷에 대한 규제와는 무관해 정복이나 유니폼에대한 환상과 더불어 거부감이 있었다

풀어헤쳐진 스타일을 좋아했는지라 남자의 수트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는데

요 몇 년 사이 수트와 걷어올린 셔츠가 꽤나 눈에 들어온다

잘 다려진 빳빳한 그것이 아닌 약간 구김지고 피곤해보이는 남자의 수트

졸라맨 타이가 느슨하게 흘러내리면

눈을 뗄 수가 없다

구름 잔뜩 낀 여의도 공원을 걸었다

다들 테이크아웃 커피가 손에 들려있다

레고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2:8 아저씨들은 이제 없다

갑자기 저들이 중년이 되는 20~30년 후

이 나라는 꽃중년 천지가 되겠구나...생각했다

괜히 내 얼굴을 보게된다

음...

 

 

 

 

 

IP : 115.161.xxx.10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희뿌윰
    '14.7.14 10:49 PM (220.89.xxx.148)

    평범하던 것들이 새롭게 보이는 순간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8934 WSJ Live, 교황 방문 앞두고 정의사제단 목소리 내보내, .. ... 2014/08/15 978
408933 지하철에서 눈물이...ㅠㅜ 16 우리네인생 .. 2014/08/15 6,477
408932 실내자전거 있으신분들께 여쭤봐요.. 6 ... 2014/08/15 2,421
408931 정덕희 "의처증 앓았던 남편, 벌레 같았다" .. 25 다크하프 2014/08/15 18,083
408930 아파트 글..지운 글을 다른 사람이 다시 올리는거 괜찮은 건가요.. 15 ... 2014/08/15 3,406
408929 during과 while의 차이 16 질문 2014/08/15 3,251
408928 유민이아버님 8월 15일 단식 33일차 일기 10 2014/08/15 1,396
408927 싱크대 정리를 하려고 하는데요 1 하부장 2014/08/15 2,161
408926 만화좀 찾아주실 수 있으세요?^^;; 6 jesski.. 2014/08/15 1,033
408925 냉장고 문이 인닫혀요 2 미도리 2014/08/15 4,051
408924 강원도에서 시청가기 4 시청광장 2014/08/15 762
408923 교황, 세월호 유족 600명 '시복식 참석' 허용 8 교황 2014/08/15 2,420
408922 코스트코 처음가봐요. 아무나 들어가나요? 6 오늘 2014/08/15 3,565
408921 능력도 안되고, 남편꼴도 죽도록싫으면 11 ,,, 2014/08/15 3,051
408920 밑에 외국인 남편의 여자친구 글 보고 3 나도 한마디.. 2014/08/15 2,307
408919 옥수수 껍질 곰팡이 3 sylvan.. 2014/08/15 2,032
408918 시댁에서 결혼반지 도로 가져 가셨어요 . ㅎㅎㅎ 34 겨울새 2014/08/15 17,459
408917 '정토회의 힘', 세월호특별법 서명 무려 130만명 52 브낰 2014/08/15 4,042
408916 남편의 자격지심 날이 갈수록 심해지네요 3 자격지심 싫.. 2014/08/15 3,157
408915 유민이 아버지를 생각하며... 2 절대 잊지 .. 2014/08/15 1,061
408914 세월호 샌드아트- 잊지않겠습니다..... 아이들아.... 2014/08/15 1,096
408913 노희경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가 주는 위로 11 드라마 2014/08/15 4,578
408912 제네시스 어떤가요? 17 ..... 2014/08/15 4,754
408911 중국의 남녀성비도 심각하네요. 2 남아선호 2014/08/15 2,089
408910 주차중 살짝 박았는데 어쩌죠? 7 어떻게하죠 2014/08/15 3,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