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집밥의 의미...

밥줘 조회수 : 2,666
작성일 : 2014-07-12 22:31:30

보라돌이맘님의 글을 보면 항상 저 어린시절이 생각났어요.

고향도 같고...

엄마가 해주신 많은 음식들은 제 뇌리속에 박혀있다가, 임신중일때 아주 저를 힘들게 했죠 ㅎㅎ

대학때부터 나가 살았는데, 엄마밥의 소중함을 알았던 건 그 이후인거죠 당연히.

 

제가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재수없이 입이 까다로웠어요.

그러던 제가 대학교 3학년때 집에 왔는데

배가 고파서, 엄마가 끓여놓으신 된장찌개만 가지고 밥한공기 뚝딱 해치웠죠.

그모습을 @.@ 하고 쳐다보던 제 동생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40대가 된 지금도 제 어린시절 생각하면 엄마가 해주셨던 밥상이 같이 떠올라요.

부산이라서 그렇겠지만 많은 해산물 요리들..추어탕 해주실때 펄떡펄떡 뛰던 미꾸라지들... 우리는 찜이라고 부르던 구수한 탕이랑... 호박국... 등등등...

저는 워킹맘이지만 먹어본게 있어서 그런지 시도하면 제법 맛은 나요.

그런데... 그게 엄마가 해주신 깊은 맛은 나지 않네요.

 

얼마전 몹시 힘든 상황이었는데, 자다 꿈을 꿨어요.

어린시절로 돌아가 엄마가 해주신 저녁밥상을 맛나게 먹는 꿈이었는데

깨고나서도 그 평온한 느낌이 가시지 않아서 조금 슬펐어요.

 

아이가 둘 되고, 저도 바빠져서 이제 저도 요리는 도우미분에게 거의 다 맡겨요.

다행히 입맛에 맞아서 저는 이거저거 부탁만 하는 처지랍니다.

안하다보니 점점더 퇴보되어요.

 

그런데 제 아들녀석은....

(너같은 딸 낳아봐!!!)라고 하시던 제 어머니의 말씀대로...저처럼 예민까탈 녀석인데요

제가 해주면 그게 진짜 식빵 구워서 잼 발라주는데도

"엄마가 한게 젤 맛있어" 라고 하며 냠냠 먹어요.

그리고 가끔.."이거 엄마가 만들었어요? 할머니(도우미)가 만들었어요?"라고 물으며 제가 만들었다고 하면 더 맛있게 먹습니다.

그거 보면서 참 엄마가 뭔지..란 생각도 들고 아이들에게 살짝 미안해 지기도 해요.

 

아이가 좋아하는 스파게티도, 예전엔 안그랬는데 요새는 시판 소스 갖다쓰구요..

그래도 엄마가 해주는것이라고 잘 먹고 ㅠㅠ

 

나중에 제 아이가... 엄마의 밥상을 어떻게 떠올릴지는 모르겠네요. ^^;

 

밥안하고 산지 오년째라는 글 보다가 생각이 나서 글 써봤어요.

 

IP : 39.121.xxx.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레이스
    '14.7.12 10:50 PM (175.208.xxx.38)

    님 글 읽다가 눈물이 핑 도네여.. 저도 요즘 힘들 때면 엄마의 밥상이 생각나고 저도 한 까탈해서 결혼하고나니 엄마에게 너무 죄송하고 그러네요.

    저희 아이는 엄마의 밥상.. 보다는 할머니의 밥상을 추억할 것 같아요.

  • 2. ..
    '14.7.12 10:51 PM (121.157.xxx.75)

    저 이 나이 먹어서도 컨디션이 안좋거나 기운없을때면 엄마찾아가서 돼지고기김치찌개 달라고 떼를 씁니다-_-

    어디에서 먹어도 엄마맛은 찾을수 없어요..

    그나저나 원글님 글 읽으니 보라돌이맘님 글이 그리워지네요 부디 보라돌이맘님과 예전에 키톡을 빛내셨던 분들 다시 돌아와주시길...

  • 3. ...
    '14.7.12 11:51 PM (59.5.xxx.239)

    기숙사생활하는 대학생 남매.. 방학이라 아들은 집에 있구요 딸은 알바하느라 바쁘다고 기숙사 생활해요.
    딸내미가 하는말 집밥 한달만 먹으면 소원이 없겠다.하네요...아들에게 이야기하니 자기는 집밥 먹어서 요즘 너무행복하다네요.. 더운여름 밥하기싫어도 열심히 거둬 먹여야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8929 실내자전거 있으신분들께 여쭤봐요.. 6 ... 2014/08/15 2,421
408928 정덕희 "의처증 앓았던 남편, 벌레 같았다" .. 25 다크하프 2014/08/15 18,080
408927 아파트 글..지운 글을 다른 사람이 다시 올리는거 괜찮은 건가요.. 15 ... 2014/08/15 3,406
408926 during과 while의 차이 16 질문 2014/08/15 3,250
408925 유민이아버님 8월 15일 단식 33일차 일기 10 2014/08/15 1,395
408924 싱크대 정리를 하려고 하는데요 1 하부장 2014/08/15 2,159
408923 만화좀 찾아주실 수 있으세요?^^;; 6 jesski.. 2014/08/15 1,031
408922 냉장고 문이 인닫혀요 2 미도리 2014/08/15 4,050
408921 강원도에서 시청가기 4 시청광장 2014/08/15 762
408920 교황, 세월호 유족 600명 '시복식 참석' 허용 8 교황 2014/08/15 2,419
408919 코스트코 처음가봐요. 아무나 들어가나요? 6 오늘 2014/08/15 3,565
408918 능력도 안되고, 남편꼴도 죽도록싫으면 11 ,,, 2014/08/15 3,048
408917 밑에 외국인 남편의 여자친구 글 보고 3 나도 한마디.. 2014/08/15 2,305
408916 옥수수 껍질 곰팡이 3 sylvan.. 2014/08/15 2,029
408915 시댁에서 결혼반지 도로 가져 가셨어요 . ㅎㅎㅎ 34 겨울새 2014/08/15 17,454
408914 '정토회의 힘', 세월호특별법 서명 무려 130만명 52 브낰 2014/08/15 4,042
408913 남편의 자격지심 날이 갈수록 심해지네요 3 자격지심 싫.. 2014/08/15 3,155
408912 유민이 아버지를 생각하며... 2 절대 잊지 .. 2014/08/15 1,060
408911 세월호 샌드아트- 잊지않겠습니다..... 아이들아.... 2014/08/15 1,095
408910 노희경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가 주는 위로 11 드라마 2014/08/15 4,577
408909 제네시스 어떤가요? 17 ..... 2014/08/15 4,754
408908 중국의 남녀성비도 심각하네요. 2 남아선호 2014/08/15 2,088
408907 주차중 살짝 박았는데 어쩌죠? 7 어떻게하죠 2014/08/15 3,833
408906 교황님만 나오시는 사진 보고싶은데 1 프란체스코 2014/08/15 949
408905 전미선 주연의 연애라는 영화 보신 분.. 12 ㅇㅇ 2014/08/15 6,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