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읽어볼만한 글

무서워요 조회수 : 826
작성일 : 2014-07-04 13:14:42

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고 처음 얼마동안은 아이들을 내팽개치고

탈출한 선원들에 대해서 비겁하다, 나쁜 놈들이다, 살인자다 라는 여러 비난들에는

십분 동감했지만 아이들 대신 죽었어야 한다란 말에는 본능적인 거부감이 들었던

사람입니다.

그 거부감의 배경에는 제가 스스로를 겁많고 보잘 것 없는 인간인 내가 만약 저런

상황에 처했더라면 과연 의연하게 아이들을 먼저 대피시킬 깜량이 되었을까라는

의구심이 있기도했고, 살아오면서  아직까지는 절대절명의 순간이란 건 겪어보지

못했으므로 그런 경우가 닥쳤을 경우의 자신의 행동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속속들이  들어나는 진실을 통해 저 역시 감당하기 어려운 혐오와 분노, 좌절이

증폭됨을 느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니들이 대신 죽었어야지 하는 말은

글로도 쉽게 못하겠더군요.  

 

앞에 말은 다 사설이고 사실 제가 지금부터 여러분과 공유하려는 자위대원들에 대한

글과는 전혀 상관이 없어요.

다만 누구를 비난할 때 다른 사람에게 묻어가면서 자신의 감정을 에스컬레이터 시키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는 것을 평소에 느끼고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지라 이 글을

공유하고 싶어지더라구요^^

한국일보 7월4일자 금요일에 올라온 김도언씨의 윤리에 대하여 란 글입니다.

많이 읽으셨으면 하는 바램에서 링크하지 않고 제가 직접 타이핑해요.

 

대안적 공동체에 대한 어떤 평론가의 글을 읽다가 후쿠시마 원전 피폭현장 투입을 거부하고

사표를 낸 후 낙향을 한 일본 자위대원들의 초상을 떠올리게 되었다. 사정은 이렇다.

2011년 3월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당시 가공할 만한 쓰나미에 후쿠시마 원전이 파괴된다.

방사능 노출이 심각한 상황에서 자위대는 대원들을 현장에 급파하지 않아 일본 국민의 공분을 산다.

뒤늦게서야 자위대가 대원들의 현장 투입을 결정하자 적지 않은 수의 자위대원이 사표를 내고 낙향한다.

국가재난시 구조활동을 벌이는 것이 중요한 의무일 자위대원이 국가의 명령에 불복하고 사표를 내고

낙향한 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행동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우리가 공유하고 합의하고 있는

공동체의 윤리적 상식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소설가의 한사람으로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소설가라면 그 자위대원 개인의 비겁, 분열, 공포와

불안의 상황을 이해해야만 한다고. 그것을 비난하기에 앞서, 포기할 수 없는 개인의 삶과 사랑하는

가족과 실체 없는 명예와 위신 사이에서 그가 느꼇을 고독, 그 극한의 고독과 자기 혐오를 수반하는 카오스의

상황에 몰아세워진 작고 누추한 개인의 영혼을 이해해야 한다고. 나는 그것이 사회윤리와는 좀 더 다른 지점

에 있는 문학의 윤리라고 생각한다. 의무를 저버린 자위대원을 비판하고 비난해야 한다면, 나는 그것을

소설가가 아닌 공동체 구성원인 개인의 자격으로 할 것이다.

IP : 121.128.xxx.42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6643 내 자식이 닭이냐?" 세월호 유가족, 국회 항의 방문 5 심재철조원진.. 2014/07/12 1,563
    396642 부산코스트코 3 2014/07/12 1,633
    396641 동물병원 다녀왔는데(강아지 키우시는분들 참고하셔요) 7 dd 2014/07/12 2,615
    396640 82님들 현재의 발사이즈 몇 살때부터 고정인가요 5 . 2014/07/12 1,576
    396639 삼만오천원을 은행에 기부하는 방법있나요? 3 ..... 2014/07/12 1,690
    396638 오피스텔 사려는데 4 단풍잎 2014/07/12 1,861
    396637 우울할 때 커피가 효과 있나요? 11 궁금 2014/07/12 3,657
    396636 혹시 출산후 임신전의 납작배로 복구하신분 계세요? 6 복부고민 2014/07/12 4,424
    396635 중학교 수학공부 방법 21 dori 2014/07/12 6,310
    396634 세상에 정답은 없고 가상도 그냥 생각이지만...... 3 만약 2014/07/12 1,142
    396633 밥에 콩넣고 지어 드시나요? 5 머누티 2014/07/12 1,882
    396632 스피루리나..영양제로 어떤가요? 2 .. 2014/07/12 2,969
    396631 적금을 들었는데.. 1 스마트폰적금.. 2014/07/12 1,473
    396630 혹시 레이져 헤어 리무벌 기계사서 6 털제거 2014/07/12 1,093
    396629 국민tv 와 안철수 12 ... 2014/07/12 1,724
    396628 19)이상황을 어쩌죠.. 75 ........ 2014/07/12 24,908
    396627 가정교육 못받은 티내는거라는 언니의 말 25 2014/07/12 6,076
    396626 과개교합(deep bite) & 부산 교정치과 조언 부탁.. 6 ^^ 2014/07/12 1,925
    396625 오늘 저녁 7시 청계광장에서 집회 있습니다. 5 Schoko.. 2014/07/12 822
    396624 고등학생 수학과외.. 조언 부탁합니다. 7 고딩수학 2014/07/12 2,206
    396623 급질>노트북,이 것 어떤가요? 3 진열품 2014/07/12 1,276
    396622 원전 사고시 72만명 사망 20 멸망 2014/07/12 3,588
    396621 매일 유튜브에서 보석을 캐올립니다 7 요즘 2014/07/12 2,534
    396620 한달 생활비...? 5 고민 2014/07/12 2,851
    396619 금강에서 2m짜리 초대형 큰빗이끼벌레 발견, "영화속 .. 2 참맛 2014/07/12 1,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