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외국인들과 함께한 독도 여행기

스윗길 조회수 : 767
작성일 : 2014-07-02 05:10:14

외국인들과 함께한 독도 여행기

 

제한된 공간에서 단 30분밖에 머물 수 없는 곳, 하지만 대한민국 군민이라면 누구나 가보고 싶은 섬. 대한민국 최동단에 있는 국토의 막내, 독도다. 운 좋게 기자는 동북아역사재단 산하 독도체험관에서 주관한 ‘외국인 역사아카데미’ 수강생들과 독도여행을 함께 했다. 외국인 눈에 비친 독도는 어떤 섬일까.

 

독도체험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한국어능력시험인 토픽(TOPIK)에서 중급 이상이 되는 유학생을 선발해 15주간 매주 두 시간씩 ‘동북아 속 한국역사’를 주제로 강의한다. 교육과정 중 독도탐방이 포함됐다. 이번 탐장에는 중국, 일본, 타이완, 몽골, 스페인, 불가리아, 우간다 학생 18명이 참가했다.

 

4월 16일, 침몰한 세월호 소식에 온 나라가 침통한 분위기였다. ‘프로그램이 취소되지는 않을까’ ‘독도와 울릉도로 가는 배가 과연 뜰 수 있을까’ 별의별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 참가자들은 강원도 동해로 가는 버스 안에서 세월호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실종자들이 모두 살아 돌아오길 바랐다.

 

다음 날 동해 묵호항에서 울릉도로 향하는 여객선에 올라탔다. 흐린 날씨가 전날부터 이어지고, 세월호 침몰 소식이 계속 이어졌지만 항구와 여객선은 울릉도로 향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회색 구름이 두꺼웠으나 바다는 잔잔했다. 선실 안에는, TV에서 전해지는 세월호 소식에 탄식이 끊이질 않았다.

 

3시간 하고도 조금 넘게 바다 위를 달려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했다. 바다 안개로 뿌옇긴 했지만 봄을 알리는 연둣빛 색에 울릉도는 수줍어하는 봄 처녀 같았다. 외국인 수강생들 역시 섬의 자연경관에 탄성을 자아냈다.

 

 

울릉도의 봄은 아름답다

 

4월 17일 울릉도에서 독도 동도로 가는 배가 만선이란다. 일정을 바꿔 울릉도 탐장을 먼저 하기로 했다. 그런데 30분이 더 지나도록 우리는 도동항에서 멈춰있었다. 수강생 중 일본인이 있다는 이유로 해양경찰 측에서 탐장을 보류한 것이다. 혹여 한국에서 독도로 들어간 일본인이 “다케시마는 일본 땅”을 외쳐 한일 간 외교문제로 이어질까 하는 염려에서였다. 다행히 해경은 동북아역사재단 측의 설명을 듣고 문제가 생기지 않으리라고 판단해 울릉도, 독도 탐방을 허락했다.

 

통구미에서 나리분지까지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시간의 여유가 된다면 걸어서 천천히 둘러보고 싶을 정도의 절경이었다. 나리분지에서는 울릉도의 전통가옥을 구경했다.

 

흐린 날씨가 아쉬웠다. 해가 구름 사이로 간간이 얼굴을 내밀었지만, 울릉도의 완연한 봄을 느끼기에는 부족했다. 그러나 온 섬에 내려앉은 연둣빛과 노란빛이 방문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짧은 만남

다음 날 아침, 바람이 불었다. 바다의 일렁거림이 전날보다 거셌다. 사동항으로 갔다. 도동항이 뭍에서 오가는 배를 정박하는 곳이라면, 사동항은 독도행 배가 오가는 곳. 9시도 채 안 된 이른 시간, 상인들은 ‘독도는 우리 땅’임을 알리는 수건 등 기념품을 팔았다.

 

독도행 여객선은 울릉도행 여객선보다 규모가 작았다. 게다가 전날보다 물결의 일렁거림이 크고 잦아 대부분 멀미로 고생했다. 배에서 1시간 30분간 힘겹게 버티니 독도에 도착했다. 독도에 들어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날씨 때문에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여객선이 들어가지만 파도가 높을 때는 접안하지 못한 채 뱃머리를 돌린다.

 

독도체험관 정영미 관장은 자신이 이끈 탐방팀은 독도에 들어가지 못한 저기 한 번도 없다고 했는데, “3대 선조들의 은공 덕분”이라고 했다. 힘겹게 와서인지, 막상 독도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독도는 울릉도와 같이 화산섬이다. 동도는 경비대가 주둔하며, 서도에는 주민이 거주한다. 현재는 주민이 살고 있지 않다.

 

동도와 서도 주변으로 89개의 작은 섬과 암초가 있다. 그리고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북에서 내려오는 한류와 남에서 올라가는 난류가 만나는 지점이라 플랑크톤이 풍부하고 멸치, 꽁치 등 회유성 어족이 많다. 지하자원으로는 석유, 천연가스와 더불어 해저면의 인광상, 메탄수화물 부존이 확인됐다. 독도의 경제적 가치는 약 12조 550억 원에 달한다. 독도는 보물섬이다.

 

TV에서 봤던 것처럼, 섬에는 괭이갈매기가 많았다. 솜처럼 하얀 몸을 가졌지만, 부리와 눈은 매섭다. 동도에서 내려 짧은 거리에서만 광광할 수 있다. 철계단이 있는데 바람이 매서워 독도경비대원들이 출입을 통제했다. 수강생과 관광객은 부두에서 걸어다닐 수 있는 곳까지 왔다 갔다 하며 사진 찍기에 바빴다. 독도를 볼 수 있는 시간은 단 30분. 뱃고동이 울리자 다들 아쉬워하며 배에 올랐다.

 

독도에서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자 멀미가 가라앉았다. 오염되지 않은 순도 백퍼센트의 신선한 공기를 배 안에 싣고 오고 싶었다. 외국 학생들은 자그마한 독도안내 책자를 기념품으로 받았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독도는 귀에 닳도록 들은, 작지만 사랑스러운 섬이다. 독도는 그리운 사람처럼 늘 그렇게 우리들을 반겨 주고 또 떠나보낸다. 사랑하는 만큼, 결코 놓쳐서도 빼앗겨도 안 될 소중한 가족 같은 섬. 우리에게는 그토록 애잔하고 사랑스러운 그 작은 섬이 외국인들 눈에는 어떻게 비쳤을까. 우리들이 벅찬 감동으로 찾고 떠나온 그 작은 섬이, 그들의 가슴에는 어떤 모습으로 남았을까.

 

출처: 역사와 문화를 깨우는 글마루 6월호

 

IP : 122.128.xxx.176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5910 월드컵 16강까지 8 보트 2014/07/10 1,091
    395909 7.3 경주 핵 폐기장을 가보니.. ~ 탱자 2014/07/10 799
    395908 친구가 이사가는 꿈은 뭘 뜻하나요? 꿈해몽 2014/07/10 9,294
    395907 이마트 쇼핑할때 포인트 어떻게 적립하세요??? 얘네 웃기네요.... 3 ... 2014/07/10 1,498
    395906 집 상속 문의드립니다.(세무쪽이나 법무쪽 계신분 답변부탁합니다... 6 가르쳐주세요.. 2014/07/10 2,865
    395905 기업들, ‘내수살리기’ 작은 실천… ”여름 휴가를 국내에서” 세우실 2014/07/10 955
    395904 아이 봐주시는 친정엄마..그리고 이사문제 고민입니다. 14 so 2014/07/10 2,484
    395903 축구 국대팀 벨기에전 후 음주가무 즐겼네요 6 ㅎㅎ 2014/07/10 2,288
    395902 오랜만에 서울나들이 갑니다~ 3 태희맘 2014/07/10 1,244
    395901 공무원 해외여행 금지령 17 호구 2014/07/10 3,425
    395900 리스차량 사용해보신분ᆢ? 리스 2014/07/10 1,074
    395899 군대 보낸 아들 24 무아 2014/07/10 2,718
    395898 너무 당연하게 업무외의 것들을 시키는 거 문제 있잖아요. 7 2014/07/10 1,011
    395897 지방국립대도 공부잘해야 갈 수 있나요? 12 진학 2014/07/10 3,129
    395896 얼집, 윰차가 그렇게 거슬리나요? 128 mm 2014/07/10 11,013
    395895 에어컨청소업체 추천해주세요 코코 2014/07/10 863
    395894 머리가 짧으니 카리스마가 있어 보이나? 1 심심해 2014/07/10 887
    395893 블랙올리브와 그린올리브의 차이점 좀 알려주세요. 1 .... 2014/07/10 3,754
    395892 초등 전학 조언바랍니다. .. 2014/07/10 770
    395891 네덜란드 감독 볼 때 마다 히딩크 감독이랑 넘 닮지 않았나요? 6 오늘 축구 2014/07/10 1,319
    395890 간장 원래 싼 식재료인가요? 2 ㅇㅇ 2014/07/10 1,064
    395889 김용민의 조간브리핑[07.10] 자위대 60년 서울행사하니 생각.. lowsim.. 2014/07/10 777
    395888 근저당권 설정 관련해 질문 드립니다. 2 등기부등본 2014/07/10 834
    395887 아 정말 오늘따라 헤딩이 하고 싶네요 1 투딸 2014/07/10 654
    395886 '多자녀에 세금 추가부과'에서 '출산장려금'까지 3 세우실 2014/07/10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