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동네는 바쁘다

갱스브르 조회수 : 1,278
작성일 : 2014-04-11 05:37:04

요즘은 동네 둘러보는 재미가 크다

굳이 발품 팔아 북촌, 서촌 가지 않아도 언덕길 느티나무 아래 오밀조밀 옛집도 있고

할머니가 손수 벽돌을 칠해 빨간 벽돌집이라 이름 난 얕으막한 담장 낮은 집하며

곳곳에 들어선 가림막 사이로 재미난 가게들이 들어선다

모던한 빌라 사이사이 아직도 구멍가게가 있는 우리 동네

가파른 계단 양 옆으론 그림 같은 찻집이 두서너 개

노천카페 마냥 길가로 테이블 셑팅을 해놔서인지 그 묘한 부조화가 작은 소품 같다

매번 가던 길을 돌아돌아 가는 이유엔

요런 눈요기가 즐거워서다

젊은 총각들이 운영하는 베트남 쌀국수 집은 지날 때마다 향신료 냄새에 코가 벌룽댄다

문짝을 없애고 완전 오픈형인데 주방까지 훤히 보이고 무슨 나간 집 같은 컨셉인지는 몰라도

그 개방형이 주는 호기심에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그 구역이 다양한 먹거리가 즐비한 곳이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대형 만두집

4계절 내내 빙수만 판매한다는 눈내리는 하얀 집

유기농 야채에 수제로 만든 햄버거... 근데 이 가게는 손님이 영 ...없다

조만간 업종이 바뀔 모양이다

그런 이유엔 바로 맞은 편 터키 현지인이 문을 연 다국적 케밥집이 있다

처음엔 케밥이었으나 본인이 개발한 피자 때문에 대박 난 집이다

어느 손님의 SNS후기를 타고 밤낮으로 불야성이라

근처 OO피잣집은 울상을 너머 울분에 끓은 나머지 문전성시를 이루는 사람들의 발길에 치여

자기구역 영업을 방해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일까지 있다

민망할 만큼 극과극의 두 집은 나란히 얄궂게 서 있다

궁여지책으로 주인장이 큼지막하게 붙인 1+1이라는 메뉴가 뻘건 글씨로 꽝 박혀있다

홧병이지 싶다...

문제는 이 무수한 맛집에 정작 그 동네 사람인 나는 차례가 영...

대형 프렌차이즈를 제치고 동네 빵집 1위를 달리는 한 제과점엔 4시 이후엔 판매를 하지 않는

대범한 전략으로 헛걸음에 입만 다시다 돌아오기 일쑤고

터키 그 집엔 아예 엄두를 못 내겠고

중국 만둔지 뭔지 하는 그 집은 성조 소리 요란한 그들만의 세계고

대충 뭐 하나 먹어볼까가 아닌 작정을 하고 채비를 해야 내 입속으로 골인하지 싶다

습관처럼 앞만 보고 직진 아니면 고개 외로 꼬고 심드렁하게 다니던 동네길이

요즘은 두리번대느라 여유가 없다

IP : 115.161.xxx.12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4.11 7:24 AM (220.76.xxx.244)

    어딘지 궁금하네요
    서울이면 한번 가보고 싶어요

  • 2. ??
    '14.4.11 7:59 AM (116.34.xxx.149)

    이태원???

  • 3. 개발론자들은
    '14.4.11 10:20 AM (211.194.xxx.54)

    별로 안 좋아할 동네 풍경이네요.

  • 4. 유명한
    '14.4.11 10:54 AM (180.134.xxx.92)

    동네 아니라도 이웃을 따뜻한 시선으로 둘러보면 소소한 즐거움이 있어요. 늘 다니던 길로만 다니지 말고 낯선 골목으로 산책해보세요^^

  • 5. ...
    '14.4.11 11:23 AM (175.112.xxx.171)

    이거 어제 올라온 글인데
    내용만 좀 바뀌고...

  • 6. ..
    '14.4.11 3:50 PM (125.131.xxx.56) - 삭제된댓글

    비슷한 글 또 올리면 안되나요? 비슷한 감정 새삼 또 느낄수도 있는거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1495 김장 고추가루 사는 법 알려주세요 김장 14:55:49 15
1771494 수능선물은 어떤 사이정도 하세요? ㅁㅁ 14:54:39 34
1771493 엔비디아 시총이 독일GDP보다 높대요 ........ 14:53:29 54
1771492 28기 영숙 외모 말이에요 9 14:37:15 642
1771491 50대의 우울감은 기본인가요? 3 우울감 14:36:08 587
1771490 노태우 부인 김옥숙여사 생존해있네요 9 놀랍다 14:33:22 847
1771489 부산 여행 질문드려요. 많이 알려주세요. 2 .. 14:32:25 115
1771488 미국 민주당 뉴욕 선거송이 되어버린 케데헌 골든 근황 7 00 14:26:57 402
1771487 삼재… 왜 저는 들어 맞는걸까요 ㅠㅠ 8 mmm 14:22:03 566
1771486 국민 보험료로 돈 잔치?...건보공단, '가짜 승진' 꾸며 60.. 7 a a 14:19:35 377
1771485 스위스 안락사는 정말 안락할까요 4 ㅇㅇ 14:17:40 818
1771484 울쎄라 잘하는 곳 가격이랑 효과 좀 알려주세요. 5 ㅇㅇ 14:16:54 182
1771483 캡슐세제쓰시는 분들 섬유 유연제.. 14:14:25 202
1771482 월 3000버는데 3800원짜리 빵 못사먹는 남편 17 ..... 14:08:30 2,231
1771481 나솔사계 어떤 편이 재미있나요? 2 ㅇㅇ 14:07:40 319
1771480 기준금리 안 올려도 이미 시중금리는 오르고 있어요. 20 금리 14:01:05 766
1771479 손정완 재킷을 샀는데.. ㅠㅠ 어쩌죠 도와주세요. 7 흑흑 13:59:59 1,617
1771478 사이비가 없으면 정치를 못하는 국짐수준. JPG 2 ... 13:57:07 310
1771477 저~앞에 한국집팔아 미국주식몰빵 보고 9 저는 13:50:54 1,198
1771476 금 안쪽게 76이라고 써있으면 4 ..... 13:45:22 861
1771475 옛날 입시얘기하니까 사촌오빠가 학력고사시절에 연세대 붙었는데 15 . .. 13:39:29 1,784
1771474 생각해보니 30대 이후로는 다 친절했던거 같아요 4 ?? 13:34:01 955
1771473 [딴지만평] 새강자 등장 2 ... 13:33:42 1,038
1771472 중국 김치공장 근황.. . 11 ㅇㅇ 13:29:29 1,946
1771471 금리올리면 부동산 다 죽는거라 10 13:26:04 1,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