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3월 2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458
작성일 : 2014-03-24 07:50:38

_:*:_:*:_:*:_:*:_:*:_:*:_:*:_:*:_:*:_:*:_:*:_:*:_:*:_:*:_:*:_:*:_:*:_:*:_:*:_:*:_:*:_:*:_:*:_

강원도 외진 얼음골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름들
참골담초, 자병취, 개병풍, 애기가물고사리,
두메고사리, 개석송, 꽃향유.
내 짧은 혀로 낱낱이 불러보아도
감금된 이름들은 더욱 억세게 혀를 냉동하듯 움켜잡아
발음 같은 건 허락지 않아요.
입김을 후욱 불어넣어 다시 불러보니
숨 쉬는 그들은 어느새 탈옥수처럼
내 목젖과 혀에 올라앉아 있어요.
 
그들도 붉은 심장과 감정이입의 혼을 가졌을까요.
빙하기 이후 높아진 기온을 피해 살아남으려고
제 이름과 뿌리만을 단출하게 피난 짐인 듯 챙겨 들고 갔을까요.
얼음골을 향해 나아가는 느리고 느린 걸음걸이
굽이치는 누대의 생을 지나 넝마가 된 몸으로
구릉 너머 몇 발짝만 헛디뎌도 낭떠러지인
얼음골에 그렇게 도피처를 만든 거라는데요.
사람들 발길 닿을까 정확한 지명은 숨겨놓았어요.
 
그곳으로 가는 내 필생의 작업이
한없이 낯설었으면 좋겠어요.
하늘과 땅 사이에 결빙되지 않고 등허리만 살짝 얼어
화석처럼 남아 있을 얼음골 시 몇 편
짱짱하고 새파란 언어들의 망명객들로 말이에요.


                 - 노향림, ≪풀꽃들의 망명≫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3월 24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3월 24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3월 24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29470.html

2014년 3월 24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403/h2014032320142375870.htm

 

 

짐승이 사람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게 더 이상하지.


 


 
―――――――――――――――――――――――――――――――――――――――――――――――――――――――――――――――――――――――――――――――――――――

”난 생각했어. 인생은 길텐데 이렇게 빨리 타협해버리면 평생 그 모양 그 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 요시다 슈이치, ”요노스케 이야기” 中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1732 아이가...뜨거운 국물에 데였는데요.. 19 벼리지기 2014/04/20 3,724
    371731 (세월호) 추가 교신 확인 ... 왜 숨기나? 2 믿을수없는... 2014/04/20 1,715
    371730 결국엔 이런 순서.. 유가족이 체념하면 인양 4 ---- 2014/04/20 1,525
    371729 밑에 '도 넘은 정치유족에 대한 ~' 글에 댓글 지워주세요. 8 ㅇㅇㅇ 2014/04/20 1,073
    371728 [속보]실종자 가족 청와대 항의방문, 경찰 저지에 막혀 17 ... 2014/04/20 2,230
    371727 방금올라왔던 팩트티비 글 어디로 갔나요? 4 ... 2014/04/20 1,733
    371726 사망한 지 얼마 안 된 시신이 있다는 거 진짜인가요... 26 ... 2014/04/20 10,811
    371725 청와대를 가더라도 계획은 세우셨겠지요 2 학부모님들 2014/04/20 872
    371724 진도에서 수백명이 행진 중이랍니다. 12 행진 2014/04/20 2,958
    371723 (죄송) 컴퓨터가 이상해요. 어떻게 해결해야하나요? 4 .. 2014/04/20 1,030
    371722 부서진 팩트티비 카메라... 9 ... 2014/04/20 2,541
    371721 버스 섭외가 안되고 있다고 합니다~ 13 왼손잡이 2014/04/20 3,016
    371720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제안된 침몰 여객선 인명 구조 방법들 정리 2 ㅇㅇ 2014/04/20 1,499
    371719 어이없는 재난 세월호 매뉴얼 2 2014/04/20 925
    371718 진도 실내 체육관에 닥차 떴네요.. 아주 신속해요 28 ... 2014/04/20 4,489
    371717 청와대 가려는 이유가... 12 .. 2014/04/20 2,266
    371716 해경이 무능해서못구한게 아니고 7 슬픔 2014/04/20 2,235
    371715 가장 납득이 안 가는 것 4 세월호 2014/04/20 1,610
    371714 공기는 왜 첫날부터 주입하지 않았을까요.. 11 ㅇㅇ 2014/04/20 3,080
    371713 역시 또 밤이 되니... 6 ... 2014/04/20 1,482
    371712 목 안?이 곪거나 염증생길수도 있나요.. 3 /// 2014/04/20 1,393
    371711 학부모들이 청와대로 가신다면 우리도 갑시다. 22 데이 2014/04/20 2,886
    371710 참 이해가 안되는게요.. 1 구조빨리 2014/04/20 947
    371709 구명정 이용을 왜 안했을까요,, 6 .. 2014/04/20 1,814
    371708 민간구조 시작하니 촬영도하고 선내진입해서 시신인양까지 해내는군요.. 32 나쁜날씨+야.. 2014/04/20 5,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