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이 드니까 남자 마음 얻는 법을 '조금은' 알게 되더라구요.

ori 조회수 : 5,365
작성일 : 2014-01-28 10:31:41
20대 전반.. 30대 초반에 걸쳐 연애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남자에 대해 어느정도 안다고 생각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드니 남자에 대한 또 다른 새로운 것들이 보이더라구요.

어릴땐 중증 공주병에 걸려 남자가 절 선택 해주길 바랐었고 아무런 노력 없이 온갖 로맨틱 드라마들의 메뉴얼처럼 여자인 저는 도도함을 무기라 착각하며 저에게 헌신적인 남자들만을 만나 왔었는데 나이 먹고 나니 그 남자들도 저와 다를바 없는 힘들고 지친 영혼들이었다는 걸 비로소 깨닫게 되더라구요.

그걸 깨닫게 된 계기는 지금의 제 남편을 알고 나서부터였던 것 같아요.

총각 시절 제 남편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가졌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였는데 유독 여자들에겐 인심이 박했어요.

저나 다른 여자들이 아무리 앞에서 알짱 거려도 쳐다봐 주지 않았고 애만 태우더라구요.

"그래, 저렇게 대단한 남자가 나같이 평범한 여자를 쳐다 봐줄리 없지."

그리고 저보다 더 어리고 예쁘고 대단한 집안 여자들의 호의에도 칼같이 구는 그를 보면서 나는 영원히 안되겠구나. 느꼈고 종국에는 포기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기회는 쉽게 다가 왔습니다.

당시 남편이 술 취해서 아는 형에게 전화를 건다는게 저에게 잘 못 걸어 자기 하소연을 한 일이 있었는데 저는 솔직히 놀랐어요.

아무것도 아쉬울거 없어 보이는 저런 남자도 아무도 어떻게 해줄 수 없는 외로움과 상처가 있는 거구나. 하고~

잠결이였지만 어떤 말이라도 해서 위로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위로를 해줬는데 그 위로가 사랑의 불씨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내가 ..씨를 처음 본 게 어디 어디에서였는데 그때도 ..씨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어. 비록 머리도 부스스 했고 세수도 안한 얼굴 같았지만 누구보다 빛 났어. 정말 별 거 아닌 한마디죠.

물론 그때 저는 남자가 이런 말에 넘어 올거라는 계산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들떠서 전화 끊고 잠을 다시 못 이룬 것 같습니다.

남편은 그 날 이후 저에게 가슴이 뛰었다고 하네요.

결혼 생활 몇년 지나다 보니 그때 감정들도 많이 무뎌졌지만 이렇게 돌이켜 보면 잘난 남자들도 결국 저와 같이 힘 없고 외로운 인간이라는걸 그땐 왜 몰랐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20대 아가씨들은 그때의 저보다 현명하겠지만 혹시라도 그때의 저같은 아가씨들이 있다면 그래서 남녀 관계를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 글이 조금이라도 참고 되었으면 하네요. 보잘 것 없지만...
IP : 211.36.xxx.7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463687
    '14.1.28 10:35 AM (125.181.xxx.208)

    남자,여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보편적인 이야기네요.

  • 2. 그냥
    '14.1.28 10:40 AM (180.65.xxx.29)

    두분이 마음 통했던거지 저런 위로 한다고 다 마음을 얻고 연인이 되는건 아니에요

  • 3. ...
    '14.1.28 10:54 AM (211.222.xxx.83)

    맞아요... 저도 몰랐는데.. 남자들은 이쁘고 조건 좋은것도 찾겠지만.. 일단 자기를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여자
    에게 맘이 가는것 같아요.. 칭찬 격려받으면 좋아하고 더군다나 이쁜 여자가 그러면 정말 들었다놨다라는게
    되기도하죠...팅기기만 하는게 능사가 아니더라구..

  • 4. 편안하게
    '14.1.28 11:13 AM (112.169.xxx.227)

    해주는 사람이 좋은것같아요
    자기에게 맞는 편안함

  • 5. 그래도
    '14.1.28 11:32 AM (223.62.xxx.230)

    너무 도움되는 글이네요
    나이가 들었는데도
    그저 남자가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고
    헌신적으로 대해주고 떠받들어주길 바라고
    그러면서 한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철없는 노처녀들 많거든요
    (제 이야기여요.. ㅠ)

  • 6. ...
    '14.2.16 2:07 AM (117.53.xxx.111)

    이글 강추합니다. 남자 마음 얻는 법.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9688 필라테스 수강료 문의 2 필라테스 2014/02/12 7,944
349687 미국도 다를게 없군요. 가정부나 식당 노예로 8 노동력착취 2014/02/12 2,865
349686 자꾸 더러운집에 초대해요. 32 더러워 2014/02/12 18,493
349685 아이인강신청한거 환불 2 반수 포기 2014/02/12 540
349684 쿠쿠 내솥 수명은 얼마나 될까요? 3 .. 2014/02/12 1,999
349683 과일 왜 먹어야하나요? 갑자기 궁금해서요 9 .. 2014/02/12 1,821
349682 마른도라지 조리법 2 궁금해요 2014/02/12 4,176
349681 건치이신 분들 몸도 건강하시죠? 6 건치 2014/02/12 1,016
349680 잇따른 총수 집행유예..재계 ”여론재판이 차분해진 것” 4 세우실 2014/02/12 479
349679 개이야기만 나오면 생각나는 소설 5 개밥 2014/02/12 1,039
349678 이예선이란분 아시나요 2 인도나 여기.. 2014/02/12 3,888
349677 순금의 땅 얼마전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정애리는 대체 어떤 인물이.. 3 드라마 2014/02/12 4,830
349676 반찬을 잘 만들려면 자꾸 이것저것 해 보는 수 밖에 4 없나요? 2014/02/12 1,202
349675 검찰의 '김용판 사건' 통화증거 누락, 배후 누군가 1 샬랄라 2014/02/12 448
349674 다른 종목에 비해 피겨는요 2 피겨 2014/02/12 895
349673 정씨-기자 ‘28분 음성파일’…불륜 인정 발언 해 대부분 사실.. 2014/02/12 1,479
349672 악보 구할수있는곳?.. 1 긍정의힘으로.. 2014/02/12 594
349671 어지럼증 치료 해보신분 1 조언좀 2014/02/12 1,533
349670 만약 이상화선수가 덴마크 선수의 체격조건이었다면 기록이 확 달라.. 4 천하에 쓸데.. 2014/02/12 1,919
349669 우리 상화는 보물 2 123 2014/02/12 624
349668 홍문종 ‘노예 노동’…“쥐들이 옷 물어뜯고, 벽의 구멍, 밖이 .. 1 홍문종 사인.. 2014/02/12 839
349667 맛있는 시판우동 추천해 주세요! 2 ^^ 2014/02/12 1,723
349666 직원이 그만둔다는데 사직서를 꼭 받아야 하나요? 3 그만두는 직.. 2014/02/12 2,521
349665 수도직결식 워터픽 쓰시는분 계세요? 5 치아세정 2014/02/12 4,416
349664 대만 자유여행, 처음인데 잘 다녀올 수 있을까요? 11 중고맘 2014/02/12 5,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