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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손가락

갱스브르 조회수 : 634
작성일 : 2014-01-23 11:03:26

며칠 째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못 쓰고 있다

늘상 하던 일상의 행동들에 거슬리는 일들이 하나 둘 씩 생긴다

세수 할 때도

컵을 집을 때도

심지어 팔짱을 낄 때도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쓸리고 아프고 그래서

신경이 곤두서고 한다

내 몸이라는 게 좀 아파봐야 뭔지 알겠다

다 제 기능을 하려고 붙어있는 건데

너무도 당연하고 함부로 부려먹은 것 같다

어젠 발을 씻다가 발가락 하나하나에 눈이 갔다

새끼발톱은 끄트머리에서 자라느라 안간힘을 쓰는지 있는 둥 없는 둥 하고

건조한 탓에 조금만 소홀해도 꺼칠꺼칠 내놓은 자식 같다

주인인 나의 습관에 따라 차근차근 길들여진 내것들...

예전 몇 달을 왼손으로 양치하며 느꼈던 웃지 못할 절망감과는 또 다른 애잔함이 있다

머리 묶을 때 엄지 손가락이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었구나...

눈 감고도 했던 일을 낑낑대며 고군분투하는 하루하루가

오히려 생기를 북돋운다

오늘로 2주 째 다

그새 내 몸은 적응을을 위해 최선을 다 한다

덜 부자연스럽고 덜 지체한다

제 주인 살게 하려고

잃어버리면 감사해지는 마음은 당연하면서도

참 서글픈 거다

IP : 115.161.xxx.20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23 4:26 PM (125.131.xxx.56) - 삭제된댓글

    그러게요..내몸 어느 한부분 소외당하지 않도록 사랑해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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