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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기쁨에게

시... 조회수 : 1,381
작성일 : 2014-01-02 01:49:50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 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을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얼어 죽을 때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위에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정호승

 

오늘 산화하신 분의 명복을 빕니다.

IP : 182.210.xxx.5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따뜻한 슬픔
    '14.1.2 2:00 AM (218.38.xxx.169)

    따뜻한 슬픔

    어떤 슬픔들은 따뜻하다.
    슬픔과 슬픔이 만나 그 알량한 온기로
    서로 기대고 부빌 때, 슬픔도 따뜻해진다.
    따뜻한 슬픔의 반대편에서 서성이는 슬픔이 있다.
    기대고 부빌 등 없는 슬픔들을 생각한다.
    차가운 세상, 차가운 인생 복판에서
    서성이는 슬픔들...


    조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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