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력자살

갱스브르 조회수 : 2,991
작성일 : 2013-12-23 12:28:06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 유서가 있다

어느 일본 작가의 자살 이유

"너무 지루하고 심심해서 간다."

근데 그 문구를 보는 순간 어이없고 장난스럽기도한 그 글이 그렇게 맘에 와 닿을 수가 없었다

팝업창처럼 불쑥 올라오는 충동적인 죽음에 대한 유혹은 그냥 그 기분으로 끓어오르다 다시 일상으로 회귀하기 마련인데

죽음 또한 어느 날의 바람처럼 그렇게 맞닥뜨리는 모습에 넘어갔다고 해야 하나...

통찰 가득한 경구보다 더 현실적인 이해를 줬다

스위스의 조력자살에 눈길이 가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합법화되기까지 진통이 만만치 않았겠지만 그럼에도 정부가 나서 그런 제도를 만들고 국민의 이해를 모아

법으로 시행한 데는 분명 인간의 삶을 우선한 이유가 있었을 거다

그런 제의와 여론이 일어나는 사회적 분위기가 부럽다

연명치료 거부도 온갖 기득권의 생명 존중 철학이라는 허울 좋은 위선에 갇혀 개인의 존엄한 죽음마저

자본 놀음에 밀리는 꼴을 보면 죽음보다 처참하고 쓸쓸하다

이젠 돈 없으면 죽어도 죽은 게 아닌 빌어먹을 이 세상에서 뭘 기대 해야 하나 싶고 말이다

태어나 출생 신고 하고 죽어 사망 신고 하기까지 우린 제도와 규범에 쌓여 고작 서류 종잇장 하나에 남을 그걸 가지고...

정말 생명을 존중하고 인간의 가치를 지키고 싶다면 죽음에 대한 인식 전환은 반드시 필요한 거 같다

죽음은 그저 죽음일 뿐이다

어차피 죽음을 놓고도 장사하는 이 사회에 뭘 바랄까마는

조력자살을 선택한 사람들의 그 홀가분하고 평화로운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우리사회가 노래하는 생명 존중의 가치가 누굴 위한 건지 모르겠다

나부터도 응급실에서 주렁주렁 기계에 묶여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살아있는 미라가 되긴 싫다...

 

 

 

IP : 115.161.xxx.17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13.12.23 12:30 PM (175.195.xxx.19)

    악용될 소지가 있어서 그렇지...저도 제가 죽음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할때가 있어요.
    특히 남편이 가면 나도 별로 살고싶지가 않아서..남편이 죽는날 한날한시에 저도 죽고싶다고..
    제가 치매걸려서 한 십년 제정신아니게 산다면 폐끼치기싫어 치매걸리는 순간에 걍 죽었으면 좋겠고요

  • 2. 갱스브르
    '13.12.23 12:33 PM (115.161.xxx.171)

    저두요 햇빛 좋은 날 .. 그렇게 가고 싶네요...

  • 3. 동감합니다.
    '13.12.23 12:33 PM (14.37.xxx.165)

    참 씁쓸하죠..
    인간의 존엄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결국은 그것또한 자본주의논리라는거죠..

  • 4. 걱정
    '13.12.23 12:36 PM (121.186.xxx.147)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죽음을 앞둔 시기가 되면
    합법화 되리라고 봅니다
    노인인구를 먹여살릴 젊은 세대가 너무 부족하거든요
    20년쯤 기다려 보세요
    너무 부러워 하지 않아도 그곳에 가있을거라 봅니다
    제가 베이비부머 세대이고
    죽음도 선택할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힙니다

  • 5. 잠실아짐
    '13.12.23 12:36 PM (39.7.xxx.245)

    구구절절동감이지만 그약은 악용남용가능성도 클듯.약간만힘들어도 그약의 유혹을 받고싶을테니.근데전 그약을 금고에 넣어두고싶네요.그약이 제게 있는것만으로도 든든할듯

  • 6. 갱스브르
    '13.12.23 12:40 PM (115.161.xxx.171)

    사의 찬미??헐...

  • 7. 방송보면서
    '13.12.23 12:58 PM (124.80.xxx.252)

    조력자살에 대한 방송보면서 상담을 받고 나오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표정이 밝았던 게 인상 깊었네요.
    저도 자기 자신의 죽음에 대한 선택권이 허용되었으면 좋겠어요.
    고통 받으면서 살기 싫어요.

  • 8. 병원에
    '13.12.23 1:09 PM (203.248.xxx.70)

    안가면 됩니다.
    집에서 임종하면돼요.
    일단 병원에가면 의학이 허용하는한 살려둘 수 밖에 없죠
    보라매 병원 판결 이후 보호자가 원해도 퇴원은 불가합니다.
    그리고 존엄사에는 자본의 논리가 없을까요?
    가망없는 환자에게 들어가는 의료비와
    경제력 없는 인간이 살아있음으로해서 드는 비용
    여기에는 자본의 논리가 미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나요?

  • 9. 윗님 동감
    '13.12.23 2:03 PM (211.38.xxx.189) - 삭제된댓글

    병원, 의학이 발달하면서 오래전에 죽어야할 환자들이 병을 완치하거나 연명하고 있지요.
    그런거 생각하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큰 축복 같긴한데 말예요.
    저도 암걸리면 자연치유하다가 안되면 그냥 앓다가 가고싶어요.
    그 고통이 두렵긴하지만요.

  • 10. ㅈㅈ
    '13.12.23 4:04 PM (39.113.xxx.215)

    80이 넘은 엄마를 보면서 제 노후를 생각합니다
    어떡하면 잘 갈것인가를...
    팬티 한장 남 의 손에 맡겨 본 적없는 분이
    온 몸을 저한테 맡깁니다
    목욕시키면 제 입에서 씩씩거리는 소리가 절로 납니다
    노환이라도 그런데
    힘든 중병 환자가 가족중에 있다면 모두가 얼마나 힘들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4571 페브리즈도 유해한가요 8 유기농 2014/01/19 22,165
344570 대학병원 병실 원래 그리 자리 없나요?ㅜㅜ 병원관계자들이 가도요.. 14 블로썸 2014/01/19 4,553
344569 미국사시는분~카펫 청소 어떡해하나요? 4 미국사시는분.. 2014/01/19 2,120
344568 강아지 장례는 어떻게 치루나요? 13 평안하길.... 2014/01/19 11,803
344567 수능 어디까지 발표났나요? 1 가나다 2014/01/19 1,457
344566 김밥 말아먹으려는데 1 ㅌㅌ 2014/01/19 1,270
344565 임금체불에 관해 도움 말씀 좀 듣고 싶어요. ... 2014/01/19 709
344564 김연아 아디오스 노니노 -흑백영상 최고 즐감하세요 10 wow 2014/01/19 2,738
344563 감독들도 쓰레기고...연예계는 보통 멘탈로 못있을듯하네요. 77 2014/01/19 35,457
344562 안씼는 남편... 문제가 심각해요 21 조언좀 2014/01/19 4,113
344561 19금) 부부관계 후 어지럼증 4 현기증 2014/01/19 18,618
344560 밖에서 커피를 마시면 너무 속이 쓰려요. 1 bb 2014/01/19 2,209
344559 여러분들 동네는 집값이 오르나요? 16 2014/01/19 4,638
344558 왜 의사는 적대적 직업군이 되었을까요. 7 gg 2014/01/19 2,622
344557 KB 국민카드 전부 해지시키고 왔어요 홈피에서 12 ㄷㄷ 2014/01/19 7,412
344556 건국대 화학공학과 7 코코나그네 2014/01/19 3,671
344555 중고차 아는사람한테 팔아도될까요 5 .... 2014/01/19 2,242
344554 스타우브 그릴팬 세척하기 쉬운방법 없을까요? 1 /// 2014/01/19 14,877
344553 음악 세번 결혼하.. 2014/01/19 582
344552 “신응수 대목장이 소나무 빼돌려 창고에 쌓아뒀다” 손전등 2014/01/19 3,052
344551 상속(세)에 관한 상담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 4 ㅇㅇ 2014/01/19 1,918
344550 대학다니는아들이 1 궁금맘 2014/01/19 1,456
344549 다이슨 청소기 냄새 1 다이슨 2014/01/19 3,799
344548 르쿠르제 냄비에 군고마 만들어지나요? 11 찔까? 2014/01/19 2,278
344547 전업주부가 더 우울 13 전업11년차.. 2014/01/19 5,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