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대생의 "안녕들 하십니까?"

푸르른v 조회수 : 1,645
작성일 : 2013-12-13 02:06:00
명문대생이라고 명문이 나오기는 쉽지않지만 아래의 고대생이 쓴글은 정말 명문입니다.

좋은글이라 82cook에 포스팅합니다.

아래는 주씨가 쓴 자보 전문.

<안녕들 하십니까?>

1. 어제 불과 하루만의 파업으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다른 요구도 아닌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이유만으로 4,213명이 직위해제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징계라니. 과거 전태일 청년이 스스로 몸에 불을 놓아 치켜들었던 ‘노동법’에도 “파업권”이 없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정부와 자본에 저항한 파업은 모두 불법이라 규정되니까요. 수차례 불거진 부정선거의혹,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란 초유의 사태에도, 대통령의 탄핵소추권을 가진 국회의 국회의원이 ‘사퇴하라’고 말 한 마디 한 죄로 제명이 운운되는 지금이 과연 21세기가 맞는지 의문입니다. 

시골 마을에는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 주민이 음독자살을 하고, 자본과 경영진의 ‘먹튀’에 저항한 죄로 해고노동자에게 수십억의 벌금과 징역이 떨어지고, 안정된 일자리를 달라하니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비정규직을 내놓은 하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2. 88만원 세대라 일컬어지는 우리들을 두고 세상은 가난도 모르고 자란 풍족한 세대, 정치도 경제도 세상물정도 모르는 세대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1997~98년도 IMF 이후 영문도 모른 채 맞벌이로 빈 집을 지키고, 매 수능을 전후하여 자살하는 적잖은 학생들에 대해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은 것이 우리 세대 아니었나요? 우리는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한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단 한 번이라도 그것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목소리내길 종용받지도 허락받지도 않았기에, 그렇게 살아도 별 탈 없으리라 믿어온 것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조차 없게 됐습니다. 앞서 말한 그 세상이 내가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 혹시 ‘정치적 무관심’이란 자기합리화 뒤로 물러나 계신 건 아닌지 여쭐 뿐입니다. 만일 안녕하지 못하다면 소리쳐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것이 무슨 내용이든지 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IP : 182.222.xxx.11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2.13 7:41 AM (211.211.xxx.84)

    츄천 ~~~~~ 을 하고싶은데 안되는 거였군요 ...

  • 2. 포탈에서
    '13.12.13 7:52 AM (211.187.xxx.53)

    이글과 기사를 읽는데 눈물이 났어요.
    미안하기도 하고 지금 현실을 손놓고 보고있는 내가 부끄럽기도하고 그래서요.
    청년이라면 이런 뜨거운 가슴을 힌반쯤은 지녀야하는 데요....

  • 3. -_-
    '13.12.13 8:47 AM (211.114.xxx.169)

    부끄러운 어른입니다.
    마음에 새기고 알릴게요.

  • 4. ~~~~
    '13.12.13 10:24 AM (1.232.xxx.126)

    눈물 납니다~ 널리널리 읽혀졌으면 좋겠습니다.

  • 5. ...
    '13.12.13 10:34 AM (211.246.xxx.95)

    용기있네요. 내 스스로가 조금 부끄러워집니다.

  • 6. 화알짝
    '13.12.13 11:15 AM (125.178.xxx.9)

    행동하는 양심이네요

  • 7. ...
    '13.12.13 11:15 PM (112.173.xxx.137)

    전문 찾아보고 싶어서 82에 검색했더니 있네요

    정말 멋진 학생이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2731 지금 도서관인데요~책 추천 좀 해주세요^^ 14 눈오는밤 2013/12/14 2,199
332730 이마#에서 파는 전신안마기 어떤가요? 1 해지온 2013/12/14 752
332729 며칠전 자게에 올려진 정보 덕분에 잡곡들 싸게 구입했어요^^ 12 동지팥죽 2013/12/14 2,869
332728 부득이 눈오는데 운전을 하시게 되다면... 1 꼬맹이 2013/12/14 1,094
332727 대구 똑똑한 여고생의 대자문 3 참맛 2013/12/14 1,844
332726 생중계 - 24차부정선거규탄 범국민 촛불집회 lowsim.. 2013/12/14 711
332725 욕실온퐁기 사용해 보신 분 계신가요? 4 fdhdhf.. 2013/12/14 1,189
332724 내년부터 window xp중단 되잖아요. 그러면.... 14 .... 2013/12/14 4,115
332723 부산대 과 선택 도움 좀 주세요! .. 2013/12/14 1,125
332722 미국여행 왔는데 현금이 모잘라요. 7 이를 어째 2013/12/14 2,988
332721 미국인 사위의 인사.. 7 문화의 차이.. 2013/12/14 2,806
332720 전교1등 아이 컨닝하다 걸렸대요 9 ... 2013/12/14 7,929
332719 과외나 학습지 선생님들 시간잘 지키시나요? 12 시간 2013/12/14 2,149
332718 명동에 중학생들이 좋아할만한 팬시점같은 곳 있을까요? 9 외국여학생들.. 2013/12/14 1,159
332717 큰 실수한 것 같아요 2 실수 2013/12/14 2,586
332716 뉴발란스 보라색 파카 좀 봐주세요. 8 ..... 2013/12/14 1,988
332715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궐기대회 동참 부탁드려요 3 의사여러분 2013/12/14 667
332714 미레나 부작용? 4 유정 2013/12/14 3,200
332713 월세계약할때 복비 언제 부동산에 드려야 할까요? 3 아파트 2013/12/14 2,396
332712 휴일인데 알바들이 저리 날띠는걸 보니 12 알바 2013/12/14 1,523
332711 오늘 1호선 노약자석에 타신 할머님들 고맙습니다. 고마운이. 2013/12/14 1,387
332710 175.223.xxx.4 님 글 지우셨나요? 24 아니... 2013/12/14 1,619
332709 김치냉장고에 보관한 갈비... 3 aaa 2013/12/14 1,133
332708 여기 통진당 알바들 설치는거 진짜 꼴보기 싫어요 35 짜증 2013/12/14 1,484
332707 과외비 어느정도면 될까요... 7 러블리 2013/12/14 2,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