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도 도시락 이야기 하고 싶어요.

도시락 조회수 : 1,500
작성일 : 2013-12-05 14:15:15
저는 엄마가 제가 아기때 이혼하고 아빠와 단 둘이 살았어요. 

국민학교때는 저희 학교가 급식시범 학교여서 80년대 중반이었음에도 급식을 했었어요.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은 도시락 싸와 먹었지만 다행히 저는 한달 급식비만 내면 도시락이 해결되었지요.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가니 급식이 없어서 도시락을 싸 다녀야 했는데 아빠가 싸 주실때도 있고 아닐때도 많았죠. 도시락 가져갈때도 반찬이 밥위에 얹은 계란 후라이 달랑 하나거나 라면봉지에 넣은 구운김과 밥뿐인적이 대부분이었어요. 저희집은 형편이 어렵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밥 해주는 일에 사람을 쓸만큼 부자도 아니었기에 다른 경제적 상황에 비해 먹는게 대단히  초라했었어요.  당시 공부도 잘 하고 학교에서 나름 인기도 있었던 저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너무 초라한 도시락을 보이기가 창피했어요. 그래서 결국 도시락 안 싸왔다고 거짓말하고 매점에서 빵하고 우유만 먹고 집에 오는 길에 인적없는 골목길에 위치한 남의 집 앞의 쓰레기통에 밥을 모두 버리고 집에 오곤 했었어요. 아빠에게 도시락이 초라해서 꺼낼수가 없다는 말을 할 수는 없었거든요. 

그렇게 빵이나 과자로만 때우다 나중에는 그나마 귀찮아 그냥 굶고 말았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학교 다니던 내내 점심 시간이  불편하고 힘들었어요. 고등학교 들어가는 시험인 연합고사 보던 날은 제가 아침에 국 끓여 먹고 갔었고 고등학교때 학력고사랑 수능때는(재수해서 학력고사와 수능을 모두 경험했어요 ㅋ) 귀찮아서 아침 굶고 점심은 김밥 사서 먹었던거 같아요. 

엄마가 싸 준 도시락 저도 먹고 싶네요. 

지금은 남편 도시락 싸 주고 있는데 엄청 잘 싸진 못해도 내놓기 창피한 도시락은 아니려고해요^^ 


IP : 60.241.xxx.17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13.12.5 2:16 PM (182.214.xxx.74)

    결말이 따뜻해서 좋습니다^^
    행복하셔요

  • 2. 제제
    '13.12.5 2:29 PM (119.71.xxx.20)

    사람마다 상황을 다 다르게 받아들이나봐요~~
    전 초등 6학년때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가 갑자기 일하셨어요.
    도시락 당연 볼품없었구요.
    주위 친구들이 인성이 좋았는지,아님 제가 점심시간때 눈치없었는지 늘 맛나게 먹었어요.
    그애들은 지금까지도 소중한 친구로 가끔 통화하고 만나기도 하구요.
    가난이 그렇게 부끄럽지 않았어요.
    공부는 쬐끔 상위권, 그에 비하면 제 친구들은 초상위권에 반찬도 대단했어요.
    지금도 남의 반찬 맛나게 먹고 정말 맛나다 막 떠들던 제가 기억나요.
    친구들 집에 가서 밥도 수없이 얻어먹구요.^^
    계속 도시락얘기 올라오네요..
    요즘애들은 이런 거 모를 것같아요.
    원글님도 아픔 훨훨 떨치고 남편분과 늘 행복하세요~~

  • 3. 도시락
    '13.12.5 2:31 PM (112.217.xxx.67)

    74년 생인가요?
    아버지께서 도시락 싸주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겠지요.
    그런데 중고등 때 한창 잘 먹어야 할 시기인데 점심을 제대로 못 먹었다하니 너무 가슴 아프네요...
    지금이라면 당당하게 먹을 수 있는데 그 시기는 한참 예민한 때라 용기가 안 날 수 밖에 없었어요... 저도 비슷한 경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당시 성장이나 몸에 무리는 가지 않았는지요...
    에구 다들 도시락하면 행복한 기억보다는 조금은 암울했던 기억이 나는 건 아마 비슷비슷 할거예요...

  • 4. ,,
    '13.12.5 2:42 PM (72.213.xxx.130)

    중학교때 도시락은 기억이 안 나요. 무난했는지 기억이 별로 안 나는데, 고등학교는 기억 나는데
    밥 같이 먹던 친구들 중에 한명은 언니 오빠가 많은 집의 막내딸이었어요. 그러니까 엄마 나이가 한참
    많으신 거에요. 조카들도 크고 그런거죠. 그 친구는 늘 줄줄이 비엔나에 케찹 버무련 진 거 항상 그랬고,
    한 친구는 그집 엄마가 깍두기를 기가 막히게 잘 하시는 거에요. 아직도 기억날 정도인 걸 보면^^
    도시락 지나고보니 왜 반찬투정을 했던가 참 죄송해져요. 결혼후 머 먹을까 이게 쉬운 고민이 아니구나 뼈져리게 느끼고 살다보니

  • 5. ....................
    '13.12.5 2:59 PM (58.237.xxx.199)

    에공 도시락 8개씩(점심.저녁) 싸셨을 엄마께
    감사드려요.

  • 6. 크하하하
    '13.12.5 3:06 PM (182.214.xxx.38)

    전 중.고등 6년 점심엔 컵라면.저녁엔 제일 싼 라면 사서 끓여 먹었어요. 소풍땐 친구들 김밥 먹고.
    그 외는 쫄쫄 굶고요
    그 당시엔 당연한거라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면 열불나요.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1837 핸드폰 한참 충전하고 보니 ... 09:35:03 16
1771836 만원짜리 지폐가 크기가 다를 수 있나요 발맛사지 09:33:42 28
1771835 택시 어떻게 불러요? 택시 09:30:14 91
1771834 정승제 강사 스테이크 해먹었는데맛있어요 1 09:27:47 232
1771833 김만배 5700억·남욱 1000억 대장동 돈 고스란히 챙겨… .. 3 .. 09:26:12 189
1771832 선거법 위반 혐의 박수영 의원 벌금 90만원 확정…의원직 유지 국짐쓰레기 09:26:09 61
1771831 대장동 항소, 자정 7분 전 최종 불허 지시 받아 7 ... 09:22:43 264
1771830 언론이 진짜 국민을 호구로 아네요 1 보니까 09:21:10 355
1771829 주식 팔고 난 뒤 오를때 마음 다스리기 ㅎㅎ 5 ㅇㅇ 09:20:30 397
1771828 위고비 끊고 7주 ㅇㅇ 09:19:49 309
1771827 전 트레이더스에서 계산안한 빵 먹는 분들도 봤어요 9 .. 09:17:38 464
1771826 오늘은 주식이야기가 없네요 6 f 09:16:12 457
1771825 동치미 하려고 절인무 씻어놓고 잠들어서 ㅠ 2 부자되다 09:07:21 459
1771824 전세 갱신 계약서 셀프작성 문의 3 ... 09:01:41 129
1771823 치매 엄마랑 여행 괜찮을까요? 5 . . 08:59:06 547
1771822 오늘 아이가 면접보러 갑니다. 6 ... 08:55:54 600
1771821 김동률 표절도 충격이네요 13 충격 08:53:15 2,137
1771820 바지 문의 ㅇㅇ 08:46:58 125
1771819 막스마라 마누엘라 1 womani.. 08:40:13 381
1771818 동태포 얼마 전부터 냉장실에서 해동하면 좋을까요 3 동태 08:39:16 310
1771817 옆집에서 아기 백일이라고 떡을 돌리셨어요. 33 여유여우 08:36:22 2,485
1771816 어제 가족단위나들이 많이들 하셨나봐요. 1 ㅣㅣ 08:35:34 588
1771815 [단독] 권성동의 필리핀 사업 압박 담긴 기재부 기밀 문서 나왔.. 3 무기징역가즈.. 08:34:33 957
1771814 서울 집값이 미쳤어요…"시총 무려 1800조 첫 돌파&.. 21 ... 08:25:28 1,282
1771813 대장동 검찰들 항소 포기 논란 이거로 정리 됩니다! 69 000 08:25:25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