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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며느리가 시댁 제사를 챙겨야 하는가를 읽고...

... 조회수 : 3,798
작성일 : 2013-11-21 13:43:59

저도 그런 의문이 참 많아요.

 

제가 겪은 일 한가지 말하려구요.

 

저는 몇 년 전...
시집 시골 동네에 공장이 들어온다고 할아버지 묘를 이장해야 된다는 공문을 받았어요.

저 외며느리거든요.
시집은 남편 초등학교 졸업하고 서울 와서 거의 수 십 년간 간 적이 없어요.
시골에는 제일 가까운 친척이 8촌 형님...

그런데 남편은 외국에 장기 출장 중이었고
시어머니는 뇌졸중이 와서 입원중...
딸은 수능시험이 코 앞에...ㅠㅠ

 

할 수 없이 나 혼자 가서
시내에 군청, 동네와서 동사무소를 종종 거리며 왔다갔다하면서
서류 하라는 것 다 만들어 내고

또 한 달 후인가...이장하는 장묘업체 알아봐서 나 혼자 갔어요.
묘를 파내는데 무섭기도 하고...
1948년에 돌아가셔서 나는 물론 울 남편도 본 적이 없는 시할아버지.
유골이 나오는데...혼자 참 기가 막히더라구요.

저 할아버지 영혼이 있다면...

자기 핏줄들은 다 어디가고 웬 낯선여자가 와서 내 묘를 파내는가...할 것 같구요.

 

다행히 이장업체에서 일을 잘 처리해 주더군요.

제 맘 같아서는 화장해서 묘를 없애고 싶었어요.

그런데 남편도 멀리서 어찌해야 할 지 모르고

시어머니는 상의할 수도 없고...

할 수 없이 시누이에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묘를 없애면 어떡하냐...하대요.

자기는 관리 하나도 안하면서...딸은 참 말만 하면 되고 참 편하구나...

처음으로 시누이가 좀 미울라고 하더라구요.

 

그 묘와 증조부모님 묘등 3기를 제가 관리했거든요.

시골 8촌형님께 돈 부쳐드리는게 다이지만...

8촌 형님도 오래된 묘이니 알아서 하라고 했어요.

친정도 아니고 시집 일이니...나중에 말들을 일은 하고 싶지 않더군요.

그래서 그냥 선산에...시할머니와 합장해서 이장했어요.

그리고는 몇 년 째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네요.

저는 중풍 시어머니 모시느라...죽은 조상에게 신경 못쓰구요.

남편은 일년에 3-4개월 외국에 나가있고...

 

그 날...혼자 시할아버지 묘를 이장하면서

내가 이런 일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다...기분이 참 그렇더라구요.

도대체 며느리가 뭔지...


 

 

 

IP : 59.15.xxx.61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실
    '13.11.21 1:49 PM (211.187.xxx.53)

    제사란게 며느리는 시집오는 순간 죽어서도 이집 귀신이된다하던 시절 유물이니
    지금과는 너무 맞지않죠.
    요즘에야 이혼하면 남되는 세상인데.
    예전에야 시집오는 순간부터 나는 이집 귀신이니
    이집 윗대 귀신들을 잘 모셔야지 했겠지만 지금은 좀 안맞죠.
    뭐 앞으로 달라지겠죠.

  • 2. ...
    '13.11.21 1:49 PM (118.42.xxx.32)

    시아버지 안계시고,
    아들도 멀리 출장가 있으면,
    그집 딸인 시누가 해야 할 일이었네요.
    괜히 원글님만 첨보는 유골 앞에서 덩그러니 혼자 고생하셨네요..
    애초에 시누한테 넘기시지..

  • 3. 왜 장가 가는게 효도겠어요?
    '13.11.21 1:51 PM (61.102.xxx.161)

    평생을 두고 효도대리인에다 시가의 대소사를 처리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후손까지 낳아줄 아랫사람을 들이는 일이니 아들 결혼에 목을 매는 거죠.

  • 4. ...
    '13.11.21 1:56 PM (59.15.xxx.61)

    울 시누가 그 때...
    이 집 주인은 올케이니...올케가 하는거라고...
    공문도 우리집에서 받았고
    정부에서 보상금도 우리 남편 이름으로 받았고...260만원 주대요.
    고스란히 장묘업체에 준 돈이에요.
    그리고 그날 시어머니...자기 친정엄마 병원에서 돌본거죠.
    그럴 때는 이 집 주인이고...

  • 5. 그러니까
    '13.11.21 2:16 PM (211.178.xxx.40)

    남자들이 제사 챙기는 구조였음 제사 벌써 사라졌다니까요!
    남의 딸 부려 효도하니...주구장창 안 없어지지!

  • 6. 어쩜...
    '13.11.21 2:18 PM (211.178.xxx.40)

    25년 전 저 결혼할때와 한발짜국도 안달라졌으니...
    우리 세대가 뭘 한건지 한심합니다.

    저도 곧 딸 시집보낼텐데...저 시집갈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좌절감 마저 드네요.
    왠만하면 안보내고 싶은 마음이 꿀뚝이나... 딸의 인생은 딸의 것이니... 에효~

  • 7. 아마
    '13.11.21 2:25 PM (222.107.xxx.181)

    할아버지는, 응? 내 손녀인가? 하셨겠죠 ㅎㅎ
    그러고보니 참 다들 남의 집에 가서 고생이 많아요
    못할 소리지만 저는 이런 속내를 남편에게 자주 해요
    나는 도리를 할 생각 따윈 없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만큼, 하고 싶은만큼만 할테니
    나에게 도리 어쩌구 하면서 강요하지 말아라.
    처음엔 듣기 싫었겠지만
    자꾸 듣다보면 익숙해지겠죠.

  • 8. ...
    '13.11.21 2:28 PM (118.42.xxx.32)

    예전 사고방식으로
    명절, 제사, 김장 때
    살뜰하게 남의 집 딸 부려가며 자기네집 일 치르게 하는 남자들이 나쁜 놈들이죠 ㅎ

  • 9. ...
    '13.11.21 4:40 PM (219.240.xxx.78)

    그래도 요즘은 맞벌이다고 바쁘다고 빠지는 분들도 많고
    만만하거나 뻗을 곳 내주는 곳에서 하는것 같아요
    다른건 새로운것 좋아하면서 명절 제사 시댁의 대소사는 어째서
    옛날것만 좋아라 하고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 10. ...
    '13.11.21 5:00 PM (175.223.xxx.117)

    착하게 자라라...어른말씀 잘들어라..

    이렇게 교육받고 자라서
    다들 어른말이라면 거역못하고
    부당해도 참고
    시댁일에 묵묵히 봉사하고
    그렇게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갖혀서 사나봅니다. ㅋ

  • 11. 꼬랑꼬랑
    '13.11.21 5:50 PM (182.208.xxx.50)

    그래도 혼자서 잘 하셨네요.
    고생하셨어요.

    시누이 빈 말이래도 같이 다녀요 라고 말하지
    말한 뽄새 지나가는 개 줬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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