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1월 6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608
작성일 : 2013-11-06 07:57:29

_:*:_:*:_:*:_:*:_:*:_:*:_:*:_:*:_:*:_:*:_:*:_:*:_:*:_:*:_:*:_:*:_:*:_:*:_:*:_:*:_:*:_:*:_:*:_

내 유년에 녹음된
증조 할머니의 기침 소리다
이 겨울따라 점점 볼륨을 높여
내 목뼈 근처로 틀어대고 있는
고향의 소리다
말하자면 서낭나무를 찍어대던
옆집 머슴 귀동이의 낫이거나
그 시퍼런 날 밑을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온 귀신들이
얼어붙은 어둠길을 쓰러질 듯 쓰러질 듯 지나
증조 할머니 심장 안으로 비스듬히 누워
조금씩 조금씩 다 갉아 마시고
낡은 것들이
그 몸을 끌고 가는 소리
바람이 분다
겨울바람은 내 유년의 청기와 이끼를 벗기고
거기 묻어있던 하늘을
얼음속에다 꾸겨 넣는다
햇볕이 떨면서 달아난
증조 할머니 귀향 길에 듣던 소리
“콜록콜록콜록콜록……”
지금은 지구가 안보이실 만큼 가셔서
이승을 씻어내고 계실까
세월이 흘러도 기침 소리가 들린다.
내 유년이 부축해 드린 기침 소리가 
가래 끓는 소리가
아무도 눈치 안채게 털 오바 한 벌쯤 얻어 입히려 한다
사람들이 모두 잠든 이 겨울
늘 삼경으로만 있는 바람 소리는
내 심장과 내 살을 마구 뜯어내고
증조 할머니를 부르는 목소리가 된다
증조 할머니 목소리를
잘 흉내 내어
이 겨울은
그 귓속으로 들여 보내고 있다.


                 - 박건호, ≪겨울바람≫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11월 6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11월 6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11월 6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10019.html

2013년 11월 6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11/h2013110520501075870.htm

 

 


깨알같은 선글라스 ㅋ

 

 
 

 
―――――――――――――――――――――――――――――――――――――――――――――――――――――――――――――――――――――――――――――――――――――

공자曰 ”여럿이 하루종일 함께 지내면서 말이 의에 미치지 않고
자잘한 재치부리기만 좋아한다면 도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다.”

                        - 논어 -

―――――――――――――――――――――――――――――――――――――――――――――――――――――――――――――――――――――――――――――――――――――

IP : 202.76.xxx.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맛
    '13.11.6 8:08 AM (121.182.xxx.150)

    설마 그..... ㄷㄷㄷㄷ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9210 겨울 한라산 어리목 영실코스 아이들과 갈수있나요? 2 하트무지개 2013/12/05 3,959
329209 인간의 탐욕 어디까지일까요? 2 추해 2013/12/05 739
329208 아들이 손자 똥기저귀 갈아주는거 싫을까요? 14 popo 2013/12/05 1,994
329207 보일러를 아직 한번도 안돌렸어요.. 9 haniha.. 2013/12/05 1,528
329206 외고추천서 써주신 (여자)선생님 선물 4 외고 2013/12/05 2,534
329205 대학교 과 선택 도와주세요. 7 도움 2013/12/05 1,016
329204 가전할인 하던데요. 노트북 싸게 사는 씨즌은 언제인가요? 1 해마다 이맘.. 2013/12/05 853
329203 어젯밤 응급실 다녀왔어요. 6 ... 2013/12/05 1,682
329202 중3 아들과 여행하고 싶어요 1 2013/12/05 1,635
329201 두달만에 고등어 먹었어요... 5 행복해요 2013/12/05 1,431
329200 바이든 칙사 만나고 난후 아베의 ‘벌레씹은 표정’ ㅋㅋ 호박덩쿨 2013/12/05 702
329199 중국이 이어도에 집착하는 이유와 키워온 전력은 세우실 2013/12/05 443
329198 워킹맘들이여... 1 aaa 2013/12/05 523
329197 방금 잘 키운 딸 하나 봤는데...궁금해서요. 1 ........ 2013/12/05 1,285
329196 빈건물 가스비가 많이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소액재판만 .. 2013/12/05 683
329195 다이어리 쓰시는 분들 새해꺼 다들 준비하셨나요? 3 fay 2013/12/05 786
329194 손님 초대해서 와인 먹을 때 안주로 적당한 것 어떻게 조달할까요.. 6 조언 부탁드.. 2013/12/05 1,342
329193 동생에게 옷 물려주기 거부하는 첫째딸 18 첫째딸 2013/12/05 2,830
329192 식당에서 먹던 오이무침이요. 1 ㅇㅇ 2013/12/05 919
329191 어떻게 해야 해요? 2 유명회사의 .. 2013/12/05 688
329190 성공을 가로막는 13가지 작은 습관 10 뽁찌 2013/12/05 3,583
329189 오늘은 매우 심난하네요.. 4 심란.. 2013/12/05 1,463
329188 크리스마스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은 스윗 레시피로 상금을 .. 드러머요리사.. 2013/12/05 394
329187 온수매트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예요~ 2 유봉쓰 2013/12/05 1,611
329186 남자가 여자 욕하니 너무 꼴뵈기 싫네요 1 걸레문남자 2013/12/05 6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