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말기암 아버지와 병간호. 어떻게 해야 좋을지요.

상담 조회수 : 6,893
작성일 : 2013-11-03 16:00:57

아빠가 말기암 환자세요. 지난 여름부터 병원에서 치료도 중단하셨고요.

그 전엔 표적치료제(항암제)를 약을 바꿔가며 몇 개월 복용하셨었죠.

일 년 전쯤 진단을 받았고, 진단받을 무렵에도 이미 전이가 된 상태였어요.

이제 막 일 년이 지났네요. 계속 악화되고 있고 최근엔 폐에 물이 차면서

숨쉬기가 조금 힘들어지긴 했지만, 다른 큰 통증은 없이 지내고 계십니다.

(물론 몸의 기능이 많이 떨어져 집에만 계시구요, 주로 앉아있거나

누워있거나, 컴퓨터나 티비를 보거나, 그러십니다.)

주치의께 며칠간의 입원을 요청하니 병원에서는 호스피스 병원을 알아보라고..

저희 가족들은 아직은 아니지 않나 싶은데 종합병원 주치의들이란 분들이

딱히 성의도 없어 보이고 환자 상태에 대해 깊은 관심이나 어떠한

용기도 주지 않고 뭐든 여쭈면 아주 무성의하면서도 사무적으로

'아무거나 드세요, 아무거나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 이럽니다.

 

어쨌든 제 고민은 이제부터입니다.

실은 제가 외국 거주중입니다. 지금 잠시 아버지 병간호차 와있고요.

(병간호래봤자 별건 없습니다. 아버지가 거동은 다 하시고요,

엄마랑 아빠 말벗이 되어주거나, 음식 준비 이런거예요)

아이 학교와 남편 직장때문에 일단은 저 혼자 와있는 중입니다.

한달쯤 되었어요. 한달 전에 오면서 다시 돌아가는 일정은 

여러가지 옵션을 두었었어요. 마지막까지 남아있거나, 일단 다시 돌아가거나.  

맘 한 구석에 혹시나.. 싶은 최악의 경우까지 염두해 두었기에,

고민끝에 우선 한국에 와서 아버지 상황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어요.

근데 말기암 환자의 상태라는 게, 여러분도 짐작가시잖아요.

하루하루 나빠질 일만 남았지, 극적으로 차도가 있거나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11월 말경에 돌아갈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

 

남편과 초등학생인 저희 아이도 저 없이 지금 한 달째 지내고 있는데요,

저 없는대로 불편한대로 생활하고 있긴 하지만 여러가지가 어수선하네요.

일도 바쁜 남편이 아이까지 돌봐야하니 도움받을 사람도 없는 곳에서

여러가지가 힘들어 보이고, 남편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인 상황인데다

최선을 다하려 하지만 불쑥불쑥 지친 태도가 역력합니다.

아이도 아이대로 왜 안힘들겠어요. 아이는 지금 3학년입니다.

실은 지난 봄에도 제가 이렇게 한 달 다녀갔습니다.

 

앞으로 한 달이 될지, 두 달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제가 아버지 곁을 마냥 지키고 있기도,

그렇다고 아픈 아빠와 곁에 있는 엄마만 두고 그냥 외국으로 가기도,

그 어떤 선택도 맘이 편치 않은 상황입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하루하루 마음이 지옥입니다.

 

 

 

IP : 58.228.xxx.184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13.11.3 4:06 PM (180.65.xxx.29)

    마음이 시키는데로 하세요. 누가 뭐라 코치할 부분은 아닌것 같아요 돌아가시고 회한이 남지 않을 정도로만 하세요

  • 2. 힘내세요
    '13.11.3 4:07 PM (180.228.xxx.51)

    오래전 티비에서 말기암 환자들 호스피스 병원 생활하는거 나왔는데
    원글님 같은 상황엔 오히려 그쪽이 좋을것 같아요
    현재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아버지 마음이라도 편안하게 할 수 있는게 좋지 않을까요
    무조건 나쁘게만 생각할게 아니라 아버지께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봐요
    성당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좋은 호스피스 병원 알아보심이...

  • 3. ..
    '13.11.3 4:08 PM (121.127.xxx.222)

    경제적으로 허락 하시다면 일단 시설좋은
    요양병원으로 모시는게 어떨까요..
    의사 간호사 간병인의 시스템으로 운영하기때문에
    가족들은 신경안쓰셔도 되구요.

  • 4. ...
    '13.11.3 4:15 PM (218.236.xxx.183)

    호스피스 제대로 하는 병원으로 알아보세요.
    두려움 없이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다는게 임종을 앞 둔 분에게 얼마나 큰
    행복인데요....

    그리고 원글님은 일상으로 돌아가시고 위독하시다 하면 다시 오시면 되죠....

  • 5. 김흥임
    '13.11.3 4:16 PM (112.159.xxx.4)

    어느쪽을택해도 힘드실상황이네요
    저같은경우 아이는고삼이었고 저도 건강안좋은상황이었지만
    부모님 병간호택했었어요
    (둘다 병행할수없었던건 새벽다섯시면 병원가 밤에귀가)
    아이한테 미안해라고말하니 아니라고 할머니가먼저인게 맞다고
    아이는ㅇ ㅣ해해줬었고

    결국 임종까지모셨는데
    제 생애가장잘한일이 그거더라구요
    후회가 한올도안남았거든요

  • 6. 상담
    '13.11.3 4:18 PM (58.228.xxx.184)

    답글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우선 호스피스 병원을 알아봤고요, 좋은 곳은 2-3주 대기해야 하네요.
    지금 기다리고 있는중입니다.
    윗분 말씀대로 제가 일상으로 돌아가도 될런지, 아니면 계속 곁을 지켜야할지
    그게 고민이 많이 됩니다. 이럴땐 외국 사는 게 정말 괴롭습니다.

  • 7. ...
    '13.11.3 4:22 PM (218.236.xxx.183)

    요즘 보이스톡 같은 무료통화 이용하면 물리적 거리와 상관없이하루 종일이라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곁을 지키면서 도와 드려야 하는 문제는 간병인등 다른분들 도움을 받으시고
    마음을 보태는건 돌아가셔서 전화로 매일 하세요.....

  • 8. ^ ^
    '13.11.3 4:27 PM (218.146.xxx.201)

    병원에선 얼마나 남았다고 하셨어요?
    올 여름에 암으로 시아버지를 보냈는데
    병원에서 진단한기간만큼 이였어요...
    병원에서 임종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호스피스병원에 계셨으면 가시는 마지막이좀더본인에게 좋지않았을까...
    아버님 좋아하시던 담배 한대도 못 피워보고
    무슨 검사한다고,복수차서,입으론 물 한모금도 제대로 못 넘기고 가셨어요 남편이 이부분을 가슴아파해요...

  • 9. ..
    '13.11.3 4:38 PM (218.52.xxx.130)

    집에 가셔야죠.
    막상 돌아가시고나면 님이 남아 모셨어도 아쉽고 안타깝고
    집에 돌아가 상황보고 들으며 지내도 가시고나면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남은 가족이라도 제대로 생활해야 한다고 봐요.
    저위에 말씀하신 김흥임님과 반대로 저도 아이 고3에 얼마 안남은 아버지께 매달렸었는데
    가시고나니 아이에게 신경 못써줬던데 두고두고 맘에 맺혀요.

  • 10. ...
    '13.11.3 5:26 PM (223.62.xxx.122)

    폐에물이차면 얼마안남은신거같아요
    집에계시거나호스피스병원가면 아무처치도안해서 어느순간이예요
    암횐자는 멀쩡해보여도 한순간 돌아가셔요
    암이란게 그렇더군요
    이왕계셨는데 저는계시라고하고싶어요
    부모님가시고나면 많이후회되세요
    후회를상상하는것보다 훨씬 힘드실거예요

  • 11. 근데
    '13.11.3 5:33 PM (59.18.xxx.107)

    갑자기 상태가 좋지.않을수도 있어요 그래도 생활이 있으시고 어머님계시니 들어가셨다가.여차하면.빨리 나오심이 어떨지요 저도 외국에 있다 임종지키지 못 한게 두고두고 남네요 물론 외롭게 투병할때 함께해드리지 못한것도요

  • 12. 저는
    '13.11.3 6:21 PM (218.236.xxx.61)

    암환자분 돌아가시는거 진짜 순식간이더라구요
    ㅜㅜ
    하지만 아이가 어리니 잠깐 들어가셨다가
    방학때 아이도 잠깐 들어오고
    이런 식으로 하믄 어떨까요

    전 ㅜㅜ 앞으로 몇십년은 아버지 못 본다는 생각하믄 옆에 있고싶어요

  • 13. ㅇㅇ
    '13.11.3 6:42 PM (118.148.xxx.121) - 삭제된댓글

    내 부모는 시한부 인데..
    남은 나는 내 일상걱정한다는게 넘 괴로울듯해요..

    저라면 아부지곁에 있겠어요..ㅠㅠ

  • 14. --"
    '13.11.3 7:07 PM (61.73.xxx.246)

    마음이 여러모로 힘드시겠어요.

    아버님은 호스피스 병동이나 요양병원에 모시고요.

    원글님은 일단 집으로 돌아가세요.
    일상생활이 엉망이 되면 원글님도 가족들도 힘들어요.

    그리고 임종하기 직전에 여러 증상들이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알려줍니다.
    그때 다시 한국에 나오세요.

  • 15. 비슷
    '13.11.3 7:22 PM (218.152.xxx.172)

    저두 비슷한 입장이었어요
    아버지 폐암 말기 진단 받으시고 표적 항암제 쓰시다 내성 생겨 중단 하셨죠 지금은 별다른 치료 안하시고 잘드시게 하고 마음 편하게 가지시게 하고 있어요

    저도 외국에 살고 있었고 회사도 다니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그렇게 되시고 두달만에 한국에 잡 구해서 완전 귀국했구요
    남편도 곧 저따라 이직하고 한국 왔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저의 존재 자체와 같은 아버지라 모든걸 포기하고 왔죠

    아마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을겁니다
    할수 있을때 최선을 다하는게 나중에 후회가 없을거 같구요

    힘내세요..

  • 16. 당연히
    '13.11.4 8:20 AM (121.181.xxx.203)

    아버지 옆에 계셔야되는거아닌가요....
    어머니혼자 힘드시잔아요....
    아들이랑 남편분 힘드신거랑 심리적 무게가 같을까요..
    당연히 이해받아야될 사안이라고 생각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7752 서울대자연계 지원할려면 2 질문 2013/12/01 829
327751 죽전 동성아파트 입구 양심적인 치과 이름이 뭐였나요 1 . 2013/12/01 1,111
327750 방사능 공포속에 스시집을 기어이 8 왕호박 2013/12/01 2,266
327749 홍대냐 국민대냐 24 요즘 2013/12/01 5,150
327748 아이다스 져지세트 초등생도 입을까요? 4 혹시 2013/12/01 768
327747 스텐냄비 생선냄새가 계속나요 6 살림초보 2013/12/01 1,801
327746 유승준을 사람들은 왜 그리도 싫어할까요. 32 . 2013/12/01 3,545
327745 응답하라 어제 옥의 티 멘토라는 단어 18 2013/12/01 3,005
327744 멍멍이들의 헛짖음 5 귀여웡 2013/12/01 1,008
327743 분노의 질주 폴워커 죽었네요ㅠㅠㅠ 3 지나갑니다 2013/12/01 1,356
327742 성당쌍화차 유효기간 얼마나 되나요? 8 유효기간 2013/12/01 1,406
327741 강동 송파 사시는분들 내과 추천 좀 해주세요 4 알려주세요 2013/12/01 1,554
327740 분당선으로 해서 수원역까지 전철이 뚫렸나 보네요 5 .. 2013/12/01 1,962
327739 꽃누나 여배우들 보고 느낀점 27 푸르나 2013/12/01 18,169
327738 뭐들 잡수세요들? 7 식돌이네 2013/12/01 1,715
327737 저만의 간편 스파게티.. 맛있어요! 4 자취생 버전.. 2013/12/01 2,322
327736 여자에게 차였는데 그 사람에게 최고의 복수는 뭐죠? 34 차인남 2013/12/01 11,329
327735 그것이 알고싶다.그 계모는 왜 굳이 애들을 키운다 했나요 14 아동학대 2013/12/01 3,943
327734 유치원 환불 문제 경험담 좀 나눠주세요 1 궁금 2013/12/01 953
327733 돼지갈비찜에는 배가 아니고 사과를 써야 하는건가요 7 . 2013/12/01 2,390
327732 다른 거 다 참아도 밥 먹으면서 티비보는 남자랑은 결혼 못 할 .. 37 ... 2013/12/01 5,421
327731 잉크 4개짜리 프린터 쓰시는분?리필이요 1 스노피 2013/12/01 613
327730 더러운 우리집 남자들. 1 2013/12/01 1,051
327729 비바람이 치니 제비가 바빠진다 1 이플 2013/12/01 863
327728 종북이 96%인 세상에서 종북으로 몰리는 걸 두려워해서야...”.. 8 종북 놀이 2013/12/01 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