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10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1,307
작성일 : 2013-09-10 08:05:31

_:*:_:*:_:*:_:*:_:*:_:*:_:*:_:*:_:*:_:*:_:*:_:*:_:*:_:*:_:*:_:*:_:*:_:*:_:*:_:*:_:*:_:*:_:*:_

책 읽는 소리 들린다
꿀처럼 달게 손끝에 침을 묻혀가며
책장을 넘기는 소리, 아니 거대한 나무를 넘기는 소리
쓰러지는 나무 몇 페이지 차곡차곡 그녀의 무릎 위에 쌓인다
달음박질치며 앞서가는 활자
놓치지 않으려고 그 뒤를 바싹 쫒는 숨 가쁜 그녀의 눈
그녀의 눈이 톡톡 튀며 책위로 굴러다닌다
방금 전 중앙시장에서 그녀와 눈 맞은 생선
지하철 벤치에 나란히 앉아있다

지금 그녀는 책 속에서 바다를 건너는 중이다
축축한 물기가 배어나는 그녀의 손
그녀가 있는 곳으로부터 지상에는 그녀의 남편이
서 있다 돌아가지 못하는 바다,
떨구고 온 비늘 생각에 부릅뜬 눈
철철 흘리고 온 바다를 내내 응시하는 생선의 눈
그녀는 잠시 바다에서 내려
바구니 속 신문에 싼 생선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몇 시간 후면 책장처럼 희디흰 그녀의 손으로
바다는 구워지고 등이 가려운 생선은
자꾸 돌아누우려
석쇠위에서 몸을 뒤척일 것이다 비린 눈물을 피우며
처얼썩 철썩 파도가 우는 것 같아

이제 책장을 덮고 돌아서는 그녀의 중년이 반쯤 접힌다

빛이 빨려 들어가는 좁은 2번 출구를 그녀가
빠져나오고 있을 때 빛과 어둠의 경계는 더욱 뚜렷해진다
거울 속 그녀
한 권의 또 다른 책속으로 걸어가고 있다. 책벌레처럼


   - 김희업, ≪책 읽는 여자≫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9월 10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9월 10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9월 10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02802.html

2013년 9월 10일 한국일보
[휴가이신 듯?]

 

 

북 치고 장구 치고

 

 

 
―――――――――――――――――――――――――――――――――――――――――――――――――――――――――――――――――――――――――――――――――――――

”이 슬픈 세상에서 슬픔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슬픔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시간밖에 없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사실은, 당장에 깨닫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것은 실수다.
우리는 반드시 다시 행복해진다.”

                        - 아브라함 링컨 -

―――――――――――――――――――――――――――――――――――――――――――――――――――――――――――――――――――――――――――――――――――――

IP : 202.76.xxx.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9.10 9:30 AM (182.222.xxx.141)

    매일 매일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3776 고등학생 실비보험 추천 좀 6 부탁 2013/10/04 1,416
303775 장이 약한 사람 무엇이 좋을까요? 4 .... 2013/10/04 2,054
303774 작금의 우리나라 현실이 넘 슬퍼요 5 슬픈 2013/10/04 742
303773 126일된딸이 깊은잠윽 못자는데 왜그런가요 ㅜㅜ 5 윤미경 2013/10/04 492
303772 정상회담 회의록 문제, 노통의 진심은. 6 조작 반대 2013/10/04 622
303771 집에서 커피를 만들어서 외출할 때 어디다 담아서 가지고 가시나요.. 18 카페라떼 2013/10/04 3,459
303770 신혼 집 마련... 16 정말정말 2013/10/04 2,886
303769 세무사 사무실 이용 수수료-조언부탁드려요~ 1 ... 2013/10/04 847
303768 케이블방송 지난 드라마 추천 부탁드려요(예|응답하라 1997) 3 응답하라 1.. 2013/10/04 1,076
303767 유치원 애들 옷 어떻게 입혀서 보내셨어요? 3 ;; 2013/10/04 662
303766 고 노무현 대통령은....800만건 이상의 기록물을 남긴 대통령.. 3 ---- 2013/10/04 783
303765 하루견과 어디 제품 드시나요. 3 . 2013/10/04 2,745
303764 말 실수(?)로 짜증내고 본심 드러내고 말았네요. 사과해야 할까.. 9 순간적으로 2013/10/04 1,787
303763 저만 그런거죠? 나만 그런가.. 2013/10/04 350
303762 애낳고 나면 입덧때 역했던 냄새가 안느껴지나요? 13 만삭입덧 2013/10/04 2,079
303761 조선일보 기자수첩, 거의 '문학상' 수준 1 청와대 안 .. 2013/10/04 838
303760 숙면을 위해 라벤다 향초 피우고 자는거 효과 있나요? 10 .... 2013/10/04 5,133
303759 이케아 다운이불속통과 코스트코 다운중 어떤게 좋을까요? 3 애니 2013/10/04 3,300
303758 초등 동창들을 삼십몇년만에 만나고 왔어요. 1 부담 2013/10/04 1,760
303757 종근당 오메가3 괜찮나요? 3 ㅇㅇㅇ 2013/10/04 22,949
303756 요즘 영화 뭐 보시나요? 조조 2013/10/04 256
303755 동대입구역에서 동대 법학관까지 도보로 몇 분 거리인가요? 3 동대 2013/10/04 501
303754 자랑 좀 해도 될까요??? 2 자랑 2013/10/04 952
303753 김제동 “더 좋은 나라 만들자고 하면 ‘빨갱이’로 몰아” 11 호박덩쿨 2013/10/04 1,348
303752 어제 엠비시단막극 진짜 재밌었어요 3 ........ 2013/10/04 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