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8월 9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866
작성일 : 2013-08-09 09:05:05

_:*:_:*:_:*:_:*:_:*:_:*:_:*:_:*:_:*:_:*:_:*:_:*:_:*:_:*:_:*:_:*:_:*:_:*:_:*:_:*:_:*:_:*:_:*:_

바람 깊은 밤, 어느 골목 어귀
불 꺼진 반 지층 창문을 본다
외등 아래 앙상한 몸통을 드러낸 플라타너스에게
무성했던 잎새의 기억을 물었지만 그네는 답이 없다
 
저만치 서서 나는 인적 없는 창가에 귀 기울인다
그늘에 젖은 시계도 숨죽여 눈시울 붉히는 시간
그녀는 벌써 들어와서 잠이 들었을 수도, 아니
들어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수도 있다
 
나의 문은 공전의 속도로 열렸고
그녀의 문은 자전의 속도로 닫혔을 게다
한 쪽이 다 열렸을 때 다른 한 쪽은 끝내 닫히고 마는
푸르던 잎새를 다 떨구고 붉은 꽃을 기다리는 빈 꽃대의 시간
 
내 몸이 기억하는 그녀와
내 머리가 기억하는 그녀가,
더러는 비껴간 것들과 조금씩 늦은 것들이
쓸쓸하고 공허하고 아프게 뒤섞이는 텅 빈 골목
 
어른거리는 축축한 물기를 훔치고 등을 돌리는 순간
나는 세상의 가장 깊은 어둠에 남겨질 것이다
하여 이 골목 끝에서 다시 그녀를 마주쳤으면
아니 이 골목을 다 벗어날 때까지 끝내 마주치지 않았으면
 
이렇게 막막하고 이렇게 치명적인
내가 정말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 곽효환, ≪조금씩 늦거나 비껴간 골목≫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8월 9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8월 9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8월 9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598923.html

2013년 8월 9일 한국일보
[하루빨리 한국일보가 정상화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 때도 알고 있었잖아.


 

 

 
―――――――――――――――――――――――――――――――――――――――――――――――――――――――――――――――――――――――――――――――――――――

”길게 보면 위험을 피하는 것은 위험에 맞서는 것보다 안전하지 않다.
인생은 대담한 모험이거나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거나 둘 중 하나다.”

                        - 헬렌 켈러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84509 일 많은데 적은 월급에 실망..대만 쿠팡 노동자의 '현실' 그냥 22:12:37 117
    1784508 시중銀 지점서 100달러 지폐 소진…무슨 일? 1 ..... 22:11:47 173
    1784507 지금 성당 미사는 없겠지요. 3 .. 22:07:21 193
    1784506 어그안에서 왜 양말이 배배 꼬일까요? 엥? 22:06:48 49
    1784505 꿈은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내는걸텐데.. 스토리가 끝장날때 있지 .. 22:03:47 97
    1784504 증권사들 미국주식 마케팅 다 종료됐네요 4 서울사람 22:03:07 456
    1784503 성탄 당일 미사는 길게 안하나요 ㅇㅇ 21:59:23 126
    1784502 '거주지 무단이탈' 조두순에 징역 2년 구형 4 ........ 21:51:02 664
    1784501 파는 골뱅이무침 비법이 겁나 궁금합니다 3 비ㅣ법 21:51:01 367
    1784500 이런 케이프 코트옷 별로일까요 4 ........ 21:49:37 469
    1784499 손절하는 이유 80%는 돈문제인것 같아요 6 여자들 21:43:10 997
    1784498 꿈에서 엄청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가 있어요. 2 .. 21:42:07 462
    1784497 실온에서 보름이상 보관 가능한 식사대용 간식은? 12 아이디어 21:39:45 769
    1784496 데이케어센터 3 물방울 21:39:20 309
    1784495 10시 [ 정준희의 논]   이완배 × 정준희  좌파지만 윤석.. 같이봅시다 .. 21:38:21 105
    1784494 충청북도 공문 이거 진짠가요? 7 어머나 21:33:09 1,227
    1784493 잘 챙겼던 친구가 인색하게 굴어서 손절했는데 연락옴 5 A 21:29:30 1,351
    1784492 화장의 기술? 8 ..... 21:26:24 706
    1784491 로보락 청소기 처음 사용 7 원래그런가요.. 21:25:18 481
    1784490 혹시 자매들끼리 사시는 어르신들 계실까요? 20 .. 21:22:38 1,358
    1784489 나홀로집에 케빈네 다시봐도 진짜 부유하네요 9 21:10:16 2,162
    1784488 인간관계를 더 넓히고 싶지 않아요 6 21:07:15 1,108
    1784487 내 인생의 드라마 (역학 전생관련) 10 ... 21:06:27 1,406
    1784486 먹는프로는 언제까지 유행할까요? 2 대체 21:05:29 574
    1784485 수시는… 3 21:01:37 6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