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식 낳고 후회한단 글보고

조회수 : 2,342
작성일 : 2013-07-31 08:14:26

불현듯 돌아가신 친정어머님이 생각납니다.

제가 4남매의 막내로 바로 위 오빠랑 7살 차이 났었지요.

그러다 보니 친정 어머님은 제가 중학교에 다닐 때 이미 할머니 소리를 들으실 정도로 나이

있으셨구요.

친정어머님이 늘 절 보면서 하신 이야기가 저걸 언제 키우나 였습니다.

당신은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데 앞에서 철딱서니 없는 말이나 행동을 해대는 어린 제가

참으로 안타까우셨던가 봅니다.

늦게 난 막둥이 공부는 다 마칠 수 있을까, 결혼은 시킬 수 있을까.

당신 나이를 생각하면  그리고 그 당시 집안 형편을 생각하면 저를 키우는게 꿈같이 아득하게 느껴지셨나봐요.

다른 자식은 다 커서 직장이다 학교다 해서 다 나가고 없고 당신 옆에서

혼자 놀고있는 저를 말끄러미 보시곤 하셨지요.

그리곤 저를 가만히 끌어 안아 주셨어요.

나이 차는 언니나 오빠 보다 제 형제가 되어주고, 친구도 되고 장난감이 되어주셨던 늙고 힘없는 엄마. 

그래도 한번도 너를 왜 낳았는지 하는 말씀은 하지 않으셨어요.

한번도 너 같은 자식 낳아봐야 내 속을 안단 말씀도 하지 않으셨어요.

제가 똑똑한 딸도 아니고 그다지 예쁜 딸도 아니었고 그저 적당히 부모님 속도 썩이는 자식이었는데두요.

대신 늘 우리 막둥이가 우리 집안의 복덩어리다, 그래서 우리집 형편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라는 말을 하셨지요.

저는 자라는 동안 제가 복덩어리라는 그말이 진리인줄 알았어요.

지금은 단지 제가 우리나라 경제가 좋아지던 시기에 태어났을 뿐이란 걸 알지만요.

경제가 안좋던 시절 4남매를 대학 공부시키고 시집장가 다 보내신 친정부모님.

그리고 다른 부모님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네요.

나이 오십이 넘어도 그런 글을 보니 울컥 부모님이 그리워지는 시간입니다.

자식이 다 자라고 보니 품안의 자식이라는 말처럼 그래도 자식들이 작은 말썽거리라도 피우며 내 눈 앞에 있었던

시절이 너무너무 소중하고 그립네요.

 

IP : 71.224.xxx.10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저도
    '13.7.31 8:20 AM (121.169.xxx.246)

    아들래미땜에 정말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때가 많은데
    문득 드는 생각이 10년 뒤, 20년 뒤 오늘을 그리워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몸은 너무 힘든데
    마음은 참 행복합니다.

    난 엄마니까
    엄마 품에서나마 어리광 부리는 울 아들.
    제가 좀 더 넓은 품을 가지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그런 엄마 마음을 아는지
    아이도 조금씩 나이 먹어갈 수록 바르게 자라가는 모습이 보여
    행복하네요.

  • 2.
    '13.7.31 8:44 AM (175.118.xxx.224)

    저도 늦둥이 막내예요ᆞ저희 엄마도 힘들단 표현보단막내는 자식 중에 제일 안쓰럽다 그러셨어요ᆞ예뻐만 해주셨으니 어릴때 그 의미를 몰랐고요ᆞ나이 많은 부모가 어린 막내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드셨을거란 짐작을합니다ᆞ요즘의 나이상관없이 활기찬 부모님들 새대가 아니시거든요ᆞ

    아직 품안의 어린 애기들 키우고 있고 아직은 많이 힘들지만, 내목숨보다 소중하고 완전한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있는게 무한한 행복을 주는 것 같아요ᆞ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9943 크록스 신발 색 추천 부탁드려요. 2 베이지색이좋.. 2013/08/21 1,665
289942 프로폴리스 주문하려고 하는데요-잘 아시는분 11 스노피 2013/08/21 2,624
289941 강아지 간식이나 캔 간식 기증할곳이 있을까요? 5 후다닥 2013/08/21 689
289940 다들 청소기 매일 매일 돌리세요?? 24 ㅇㅇ 2013/08/21 7,197
289939 생중계 - 국회 국정원 선거개입 국정조사특위 2 lowsim.. 2013/08/21 1,172
289938 대장내시경할때 약먹으면 밤새 화장실 갈까요? 3 두루미 2013/08/21 2,450
289937 양식자격증 쓸모있나요? 요리 2013/08/21 1,332
289936 분유개구리 어느 회사입니까 5 ㅇㅇㅇ 2013/08/21 2,214
289935 이효리의 X언니~~~~ 28 이효리의 2013/08/21 14,606
289934 수시원서요 9월모평보고 써도될는지요 6 학부모 2013/08/21 1,633
289933 슬로쿠커로 요구르트 만드는 방법 아시는지요 2 슬로쿠커 사.. 2013/08/21 2,271
289932 2학기 반장 되면 엄마는 무슨일 하죠? 2학기 2013/08/21 1,769
289931 의사는 학벌을 보잖아요. 약사도 학벌을 많이 보나요? 5 몰라서 2013/08/21 3,854
289930 사립초등 다니다가 공립으로 옮겨 보신분 계실까요? 8 고민 2013/08/21 2,074
289929 일단 신었으면 신발이 불편해도 감수해야겠죠? 9 ㅜㅜ 2013/08/21 3,508
289928 토사광란 토사곽란 1 .... 2013/08/21 2,915
289927 그래도 어젠 선풍기 끄고 잤네요. 6 .... 2013/08/21 950
289926 8월 21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3/08/21 656
289925 베스트에 어의 얘기가 나와서...저는 횟수 18 점열개 2013/08/21 2,231
289924 애인 만드는거 어찌 생각하셔요? 12 무관심 2013/08/21 3,927
289923 전세집 셀프인테리어 조언 구해요 9 전세살이 2013/08/21 6,944
289922 애견까페 tip좀 주세요~~~ 7 ~~~~ 2013/08/21 1,082
289921 좀전에 택시글 재밌었는데 지우셨네요 6 ㅇㅇ 2013/08/21 1,123
289920 부산,어제밤부터 갑자기 가을이네요 15 이건뭐지? 2013/08/21 2,137
289919 피아노가 배우고 싶어졌어요 2 예쁜도마 2013/08/21 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