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좋은 시(詩) 아시는 분 추천 해 주세요.

도움요청 조회수 : 1,339
작성일 : 2013-07-05 21:47:30
안녕하세요.

외국인들 대상 예쁜글씨 쓰기 대회를 하려고 합니다.
한국어를 막 배우는 외국인들인데 다시말해 한국어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 대상이에요.

혹여 이들이 쓸 만한 좋은 시 알고 계심 좀 풀어주세요.

이 참에 저두 시두 좀 읽어보구싶구요. :)

미리 감사드립니다.
IP : 95.33.xxx.29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성복
    '13.7.5 9:52 PM (115.138.xxx.75)

    남해 금산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이성복

  • 2. 이성복
    '13.7.5 9:56 PM (115.138.xxx.75)

    아들에게


    아들아 詩를 쓰면서 나는 사랑을 배웠다 폭력이 없는 나라,

    그곳에 조금씩 다가갔다 폭력이 없는 나라, 머리카락에

    머리카락 눕듯 사람들 어울리는 곳, 아들아 네 마음 속이었다

    아들아 詩를 쓰면서 나는 眉鈍의 감칠맛을 알게 되었다

    지겹고 지겨운 일이다 가슴이 콩콩 뛰어도 쥐새끼 한 마리

    나타나지 않는다 지겹고 지겹고 무덥다 그러나 늦게 오는 사람이

    안 온다는 보장은 없다 늦게 오는 사람이 드디어 오면

    나는 그와 함께 네 마음 속에 입장할 것이다 발가락마다

    싹이 돋을 것이다 손가락마다 이파리 돋을 것이다 다알리아 球根 같은

    내 아들아 네가 내 말을 믿으면 다알리아 꽃이 될 것이다

    틀림없이 된다 믿음으로 세운 天國을 믿음으로 부술 수도 있다

    믿음으로 안 되는 일은 없다 아들아 詩를 쓰면서 나는

    내 나이 또래의 작부들과 작부들의 물수건과 속쓰림을 만끽하였다

    詩로 쓰고 쓰고 쓰고서도 남는 작부들, 물수건, 속쓰럼 ·······

    사랑은 응시하는 것이다 빈말이라도 따뜻히 말해 주는 것이다 아들아

    빈말이 따뜻한 시대가 왔으니 만끽하여라 시대의 어리석음과

    또 한 시대의 송구스러움을 마셔라 마음껏 마시고 나서 토하지 마라

    아들아 詩를 쓰면서 나는 故鄕을 버렸다 꿈엔들 네 고향을 묻지 마라

    생각지도 마라 지금은 고향 대신 물이 흐르고 고향 대신 재가 뿌려진다

    우리는 누구나 性器 끝에서 왔고 칼 끝을 향해 간다

    성기로 칼을 찌를 수는 없다 찌르기 전에 한 번 더 깊이 찔려라

    찔리고 나서도 피를 부르지 마라 아들아 길게 찔리고 피 안 흘리는 순간,

    고요한 詩, 고요한 사랑을 받아라 네게 준다 받아라

    -이성복

  • 3.
    '13.7.5 10:04 PM (112.153.xxx.16)

    천상병시인의 귀천

  • 4. 이성복
    '13.7.5 10:05 PM (115.138.xxx.75)

    검색해서 바로 긁어오다보니 오타가 있네요
    眉鈍 -> 遲鈍(지둔)

  • 5. 그런이유라면
    '13.7.5 10:24 PM (221.158.xxx.60)

    윤동주의 서시 어떤가요
    인종 국적 시대를 초월한 인류의 공감을 얻을 명시 같아서요.. 길이도 길지도 짧지도 않고
    외국인이 이해하기에 국어적 표현도 비교적 쉬운 것 같아요.

  • 6. 함민복
    '13.7.5 10:34 PM (1.225.xxx.212)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 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선천성 그리움

  • 7. 복효근
    '13.7.5 10:35 PM (1.225.xxx.212)

    그걸 내 마음이라 부르면 안 되나

    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 대면

    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 내는 물방울의 둥근 표정

    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

    토란잎이 물방울을 털어내기도 전에

    먼저 알고 흔적 없어 지는 그 자취를

    그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면 안 되나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

  • 8. 정현종
    '13.7.5 10:39 PM (1.225.xxx.212)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 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 때 그 사람이
    그 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 9. 안도현
    '13.7.5 10:41 PM (1.225.xxx.212)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 10. 도종환
    '13.7.5 10:46 PM (1.225.xxx.212)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꽃

  • 11. 황지우
    '13.7.5 10:50 PM (1.225.xxx.212)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다가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 12. //
    '13.7.5 11:12 PM (124.49.xxx.19) - 삭제된댓글

    외국인이면 시가 좀 쉽고 짧아야 좋지 않나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이런시 짧고 괜찮을듯 싶어요,
    노래로 가르쳐줘도 되구요,

  • 13. 감사
    '13.7.6 12:24 AM (116.41.xxx.74)

    시 너무 좋아요.
    비오는 날 감상에 젖네요.
    감사합니다.

  • 14. 동시
    '13.7.6 1:18 AM (118.34.xxx.172)

    동시, 동요 찾아보세요~~

  • 15. 작성자.
    '13.7.6 6:42 AM (95.33.xxx.29)

    글 올려주신분들 감사해요. 좋은 참고로 이용하겠습니다. !

  • 16. 시가 좋아
    '13.7.6 10:19 AM (222.114.xxx.78)

    좋은시 저장하고 읽어볼게요

  • 17. 좋은 시들
    '13.7.7 9:46 AM (72.190.xxx.205)

    덕분에 저도 알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23874 뚜레쥬르 뭐가 맛있나요 땅지 22:34:43 28
1823873 부모님집에 사는데 생활비 얼마드려야할까요 1 ㅇㅇ 22:33:08 127
1823872 육사 자리 화랑대에 아파트? 5 22:21:19 409
1823871 50대 중반 이혼남 재혼할려면 가능? 22:21:07 342
1823870 전 왜 에어컨이 어려울까요? 4 ooo 22:18:56 602
1823869 김민석은 검찰Tf건이나 밝혀야죠 3 저는 22:14:25 147
1823868 수박 배부르게 먹었더니 당수치 200나오네요 2 봄비처럼 22:14:07 587
1823867 중3 학부모라면 5 나나나 22:12:56 228
1823866 행거 덮개가 필요한데 뭘 사야 할까요 3 영우 22:02:45 268
1823865 김민석 국회월담 도와준 시민의 겸공 출연 인터뷰 영상 37 12월4일 21:55:13 1,250
1823864 연락 중단됐던 지인이 제 카톡 프사에 하트를 눌렀는데요 3 카톡 21:54:53 1,152
1823863 블랙 모자 랑 베이지 모자..어떤 색깔이 더 좋을까요? 3 모자 21:49:51 275
1823862 초저남아 그림을 그리는데 동물을 다 포켓몬스터 같이 그리는데 4 .. 21:49:17 353
1823861 보기만 해도 배부른 삼남매 저녁시간 6 ........ 21:45:37 1,048
1823860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차장 구속영장 청구 10 속보 21:38:36 904
1823859 퇴직 연금 irp로 해야하는건가요~ 5 공무원 연금.. 21:35:00 689
1823858 살면서 학생 때, 혹은 자신의 분야에서 천재적인(수재) 면면을 .. 4 사례모집 21:34:51 478
1823857 잊혀졌던. 김민석 텔레그램 메시지 유출 11 21:32:57 1,301
1823856 주말에 데이식스 콘서트 갔다왔어요 2 ᆢᆢ 21:30:46 648
1823855 카페 알바 두달되었어요 3 47살 21:28:52 1,371
1823854 88년 학력고사 문과 수석의 근황이라고.. 18 유툽보다가 21:28:46 2,783
1823853 다이소머리띠 쓸만한가요? 1 .. 21:20:40 462
1823852 ㅋㅋ사장남천동 커뮤니티 근황 18 .. 21:18:01 1,783
1823851 결혼의 완성)남궁민 나와서 보고있는데 9 다름 21:13:38 2,015
1823850 가끔은 무지 외로워요. 5 오로라 21:12:15 1,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