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꼭 읽어보시고 조언해 주세요 ㅡ.ㅜ

갈팡질팡 조회수 : 1,063
작성일 : 2013-03-27 00:52:40

좀 긴데요,, 제 상황 읽어보시고 현실적인 조언좀 해 주세요.

결혼 사년차입니다.

현재 저희는 외국에 살고 있습니다.

신랑은 결혼 전부터 외국에 있었고 지인 소개로 장거리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신랑은 지금 40인데 당시 젊은 나이에 외국에서 사업하고 있었고

제게 결혼 전 그동안 모은 돈은 시머어니가 계를 부어서 관리하셨고, 

집은 한국에서 시부모님이 사시는 집(좀 큽니다) 줄여서 나눌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결혼하고 신랑 일 때문에 외국에 살 예정이라 당장은 집이 필요한게 아니었기에 전 찬성했죠.

거기다 시어머님이 아들 결혼 자금으로 투자하신 돈 1억이 있는데 집 살 때 그걸 주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댁쪽은 저에게 어마어마한 예단비를 요구했습니다.

저는 약간 맘 상했지만, 너무 순진하게 알아서 해주시겠거니 하고

그동안 모은 돈 거의 털어서 예단이며, 결혼이며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보니 당시 신랑이 한다던 사업체는 이미 문을 닫은 이후였고

그나마 그것도 본인 사업체가 아닌 다른 사람 명의의 사업체에 약간 투자금을 댄 직원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모았다는 계돈은 한푼도 없었고, 무직 상태였습니다.

결혼한다고 시부모님 졸라 삼천만원 받아서 겨우 결혼하고 푼돈 조금 가진게 다였습니다.

더욱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그동안 그렇게 시어머님이 가지고 있으시다면서 생색내시던 그 투자한 1억의 어음이

부도가 나 한푼도 건질 수 없는 상태였는데도 저한테 숨기고 결혼을 강행한걸 알게 됐죠.

제가 그 사실을 알고 난리를 피우자 시어머님께서는 아파트 대출 받아서 삼천만원 정도 더 해주셨고

거기에 제가 모은 돈 조금 보태서 조그맣게 식당 하나를 운영했습니다.

헤어질까도 생각했지만 저희 부모님 생각도 나고 또 남편도 철딱서니 없었을 뿐 나쁜 사람은 아니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임신하고 있는 상태였기에 한번 해보자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 식당마저 잘 안되어서 헐값에 넘기고 설상가상으로 한국에 있는 시부모님 집은 값이 반토막 나서

건질 것도 별로 없을 뿐더러 매매 문의조차 들어오고 있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 시누이는 이혼하고 아들래미 데리고 시댁에 들어와 살고 있고요.

하여간,, 저희는 가게를 정리하고 남편은 지인 소개로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그런데 스펙도 없고 (대학 졸업하자마자 너무 어렸을 때부터 자기 장사만 한 사람입니다.)

나이도 있는 관계로 겨우 취직된 그 회사도 사실 온전할 리 만무하지요.

4개월만에 월급이 안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월급 나와 봤자 비싼 여기 월세 내고 나면 쌀 살 돈 빼곤 남는게 없을 정도로 푼돈입니다.

그나마 제가 간간이 벌어서 살림 유지했는데 그 월세낼 월급마저 안나오니 힘이 너무 들더군요.

지금은 제가 벌어서 애키우고 월세 내고 살림합니다.

신랑은 사기꾼이라기 보다는 그냥 워낙 유복하게 자라서 돈 개념도 없고 그냥 어렸을 때부터 사업했던 사람이라

벌면 되려니,, 그리고 어려우면 항상 그랬던 대로 엄마가 해주려니,, 하는 철딱서니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지금은 애 아빠도 되고 세상 무서운 줄도 알고, 많이 겸손해 졌죠.

성품은 참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문제는 이제 가진 돈이 없어서 사업도 못하고

취직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는게 문제죠. 가진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시댁도 저랑 결혼 전에는 그래도 나름 잘 사셨는데 부동산 폭락에 여러가지 악재가 겹쳐서 가세가 많이 기운 상태고요.

저에게는 지금 한없이 미안해 하시고 잘해주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너무 지쳤습니다. 아무리 해도 깜깜한 이 현실이 답답해 우울증에 걸릴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저도 나름대로 번다고 애 키워가며 여기서 버느라 힘들었고, (저는 아이들 가르치는 수학과외 선생입니다.)

남편 사업 자금 보태고 살림 하면서 모자란 돈 쓰느라 제가 가진 돈도 거의 바닥난 상태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결혼해서 남편한테 다 쏟아붓고 가장 노릇하고 있고,

정작 시댁이나 남편에게서 받은건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한국에 들어가서 살자니 이 나이에 들어가 무슨 일을 할지도 걱정되고

사실 살 집도 없는데 시댁하고 합치자니 시부모님에 시누이에 조카까지 있는데서 제가 잘 살 자신이 없습니다.

지금도 돈 때문에 이렇게 싸움이 잦은데 시댁에 들어가서 살기까지 하면

이런 모습 다 드러나는 것도 싫고, 무엇보다 제 사생활은 아예 없어질 것 같습니다.

분명 저는 일해야 할텐데 집에서 편히 쉴 여유조차 없겠죠.ㅜ.ㅜ

제가 이렇게 힘들게 사시는 걸 친정 부모님은 모르시는데

이걸 아시면 저희 아버지 성격에 돌아가 버리실지도 모릅니다.

남편이나 시댁에 나쁜 인간들이라면 이혼이라도 할텐데, 신랑은 그냥 무능한 부잣집 도련님 스탈일뿐

너무도 착해 주변 사람들한테 좋은 아빠 좋은 남편으로 인정받을 정도라 참 속만 탑니다.

그런다고 일을 안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나름 노력하는데 안되는 거니 차마 버릴 수도 없고요,,

무엇보다 아이가 아빠를 너무 좋아합니다.

그리고 너무 순진하게 아무것도 조사안하고 말만 믿고 결혼한 제가 바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면서도 어떤 때는 숨막히게 신랑이 밉다가 어떨때는 한없이 불쌍하다가

어떨 때는 제가 답답해 죽을 것 같다가 어떨 때는 그냥 착한 남편이거 복으로 생각하자 싶다가..

마음이 하루에도 수천번씩 왔다갔다 합니다.

저는 이 상황이 답답해서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는데 대체 이 노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IP : 223.166.xxx.7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구
    '13.3.27 12:56 AM (180.68.xxx.85)

    이 밤에 이렇게 힘든 질문에 답을 하려니...
    님 일단 위로를 드립니다
    저도 답이 아직 안나와요...ㅠㅠ

  • 2. ..
    '13.3.27 1:17 AM (211.205.xxx.127)

    댓글을 달고 싶어도 뭐라 함부로 조언해드리기가 어렵네요.

    현실적으로 남편분이 어디서 그나마 벌이가 용이할 지 따져보세요
    힘든일이라도 일할 마음의 준비는 되셨는지.. 일단 생계는 되야하니까.

    아..참..뭐라고 댓글달기도 힘들고,
    위로해드리기도 미안하네요 ㅜㅜ

    그리고 친정부모님 생각해서 너무 꼭꼭 숨기면서 본인을 더 힘들게 하지마세요.
    그분들 생각한다고 한국에도 못들어오고 상황도 숨기고..
    그럼 더 이굴레 평생 못벗어나요

    정말 절박할 때는 자기 어려운거 드러내는 것도 숨통을 트일수 있는 방법입니다.

  • 3. 어머 어떡해요...
    '13.3.27 1:20 AM (211.196.xxx.20)

    글 다 읽으니 저도 어떡해 소리가 나오네요 ㅠㅠ
    글 쓰신 거 보면 차분하고 똑똑한 분이신데...
    근데요 돈 벌려고 하면 어떻게든 벌 수는 있어요... 하다못해 허드렛일을 하더라도... 많이는 못 벌더라도... ㅠ
    남편 분이 "나름" 노력하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나름이 아니라 그냥 노력을 해야지요. 뭐라도 해야겠다. 그런 맘이 있어야 되는 건데... 절박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저도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ㅠㅠ 위로드릴게요... 암튼 일단 남편분이 지금보다도 정신을 더 많이 차리셔야 할 것 같아요...

  • 4. 갈팡질팡
    '13.3.27 1:34 AM (223.166.xxx.72)

    신랑도 이제 정신 차리고 하다못해 택배 일이라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겪어본 바로는 불안한 직장에 몇달씩 다니다가 그만두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더 늦기전에 뭐라도 배워놔야 할 것 같은데여. 혹시 나이 40에 배우거나 가질 만한 취업에 도움되는 기술이나 자격증 같은건 뭐가 있을까요? ㅡ.ㅜ 아,, 그리고 집이 제일 문제입니다. 조카가 아무때나 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시댁에서 저는 정말 같이 살 자신이 없거든요. ㅜ

  • 5. 동네에서
    '13.3.27 1:37 AM (58.143.xxx.246)

    영어학원 부부가 하는데 잘되어요.
    초등생중 공부 잘하고 엄마들 시선 항상 받는 아이를
    섭외 저렴히 다니게하고 열심히 가르치다봄 입소문나
    모여들게 되더라구요. 그 아이로 한 반 정도 늘어났다
    들었구요. 급한대로 과외라도 하셔야 겠어요.
    사기결혼인데 당사자들을 미워할 순 없고 님 맘이 어떨
    지 상상되네요. 여행사 영어가이드 어떨까 싶구요
    면세점 근무 ᆢ 이거저거 찾아 볼 수 밖에요.
    힘 내세요!

  • 6. 갈팡질팡
    '13.3.27 1:45 AM (223.166.xxx.72)

    다들 저와 함께 답답한 맘 공유해 주시니 그래도 좀 마음이 시원합니다. 사실 제가 자존심이 세서 이런 상황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못하고 혼자 앓고만 있었거든요. 전 한국에 가면 그나마 가르치는 일 몇년 더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일을 하려면 뭘 배워야 할까요? 한식 조리사 자격증 같은거 도움 될까요? ㅜ 저는 평생 나이 안먹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저도 나이 때문에 고민하게 되네요 ㅜ

  • 7. Mar
    '13.3.27 2:27 AM (131.111.xxx.16)

    힘 내시라는 말씀 밖에 달리 드릴 수가 없네요.

    굳이 외국에 있어야 하는 이유라도 있는지요?
    오히려 남편이 한국으로 가면 일자리를 구할 가능성이 더 있지 않을까요?

    친정에 모두는 아니고 결혼 뒤 시댁이 안 좋아졌다라는 식으로 말씀하시고, 도움을 청하는 수 밖에 없을 듯 해요. 아이가 아직 어린 경우엔 더욱 그렇고요.

    그 갑갑한 마음과 우울함이 너무 동감이 됩니다.

  • 8. ㅇㅇ
    '13.3.27 3:31 AM (71.197.xxx.123)

    어느 나라에 계신지 모르지만 저는 미국에 있는데 .. 나이많고 무경험이면 한국에선 뭐든 시작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미국에선 회사 말단으로라도 시작 다시 할 수 있거든요. 나이는 안보니까요. 앞으로 이십년 이상 한 직장에 있겠다고 생각하고 구직을 다시 하면 어떨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41992 친구들과 인연을 끊는다는 것.... 16 착찹 2013/04/18 5,850
241991 공공장소에서 등미는 사람들 대처하기 10 밀지마 2013/04/18 2,205
241990 도우미 아줌마 얼마를 드려야 할지 여쭈어요 8 급해요 2013/04/18 1,529
241989 궁합은 상대적이란 말 무슨 뜻인가요? 2 .. 2013/04/18 2,532
241988 고민되네요. 2 그리고그러나.. 2013/04/18 443
241987 버스정류장서 참 어이가 없네요. 17 레드 2013/04/18 4,224
241986 3월말에 보험 가입했는데 아직도 청약서/증권을 안 보내주는데.... 4 ... 2013/04/18 684
241985 이마트 트레이더 쇼핑할건데 추천품목 알려주세요~^^ 11 ^^ 2013/04/18 2,822
241984 부모님이 매번 첫째인 저만 원망하세요. 8 마인드요가 2013/04/18 1,872
241983 돼지 앞다리살이 엄청 많은데요.. 11 초보 2013/04/18 2,114
241982 KT LTE모델 한정 완전 무한 요금제 생긴대요(67요금제부터).. 2 KT 2013/04/18 2,188
241981 40대중반 ..눈이 엄청 매운 것도 노화일까요? 5 노화?? 2013/04/18 3,654
241980 연봉계산 흐흐 2013/04/18 606
241979 선자리에서 결혼생각 없다는 얘기의 진심은 무엇일까요? 11 리나인버스 2013/04/18 4,133
241978 족보닷컴 이용할까요? 2 ᆞᆞ 2013/04/18 1,226
241977 금반지꿈은 뭘까요?절대 태몽은 아니구요 2 뭐지? 2013/04/18 2,795
241976 추자현 중국드라마에 나오네요 3 jc6148.. 2013/04/18 1,636
241975 혐글죄송)큰일 보고 조금 지나면 묻어나오는데 왜 그럴까요 9 고민되네요 2013/04/18 5,538
241974 운전면허 있고 도로연수 받을때요 4 자매님 2013/04/18 1,222
241973 혹시 오만과 편견 보신분? 10 ... 2013/04/18 1,513
241972 제가 어떻게 해야되는건지 지혜를 빌려주세요.. 8 썰이 2013/04/18 1,334
241971 늦은나이에 애둘낳고 가끔 걱정되네요 1 불안 2013/04/18 1,350
241970 스타벅스 자리 글을 읽고... 11 아우 2013/04/18 3,364
241969 네스프레소로 믹스커피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4 쩜쩜 2013/04/18 1,351
241968 유시락스 복용하신분들~ 6 히스타민 2013/04/18 11,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