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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삐용이(고양이) 중성화 수술하고 왔어요.

삐용엄마 조회수 : 4,159
작성일 : 2013-02-19 16:38:56

오늘 중성화 수술 예약이 잡혀 있는 날이었어요.

어젯밤부터 금식 시키고  오늘 아침.

밥 달라고 우는 삐용이를 달래며 병원으로 갔지요.

 

병원에 도착해서 이동장을 여니 역시나 사시나무 떨듯

떨어대는 삐용이.

다른 때완 달리 걱정도 되고 안쓰럽고.

 

의사샘과 진찰대에 마주앉아 삐용이를 꺼내안고

수술하는 거 설명듣고 수술동의서 싸인하고..

삐용이는 자꾸 제 품으로 파고들고요.

진정을 좀 해야 하겠다고 진정제를 주사하니

금새 약효가 퍼졌는지 무기력해진 삐용이를 보는데

막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거에요.

 

제가 생긴건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오게 생겼는데

정도 많고 좀 여린편이기도 하고

때론 대담하고 한데 늘어져서 아무 반항도 안하는 삐용이를 보니까

막 눈물이 나려는걸 애써 참았어요.

 

체혈을 위해 앞발 털을 살짝 밀어 피 뽑고

수술하고 마취깨고 그러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저는 잠시 일보러 나갔다가

집에 들러서

삐용이 화장실 모래 다 비우고 화장실 깨끗하게 물청소 해놓고

 

원래 청소하는 날은 아닌데 그래도 삐용이 수술하고 오면

깨끗한게 좋겠다 싶어서 청소기 돌리고 닦고

그러고 나니 2시 반쯤에 오라던게 생각나서 급히 또 병원으로 갔어요.

 

수술 잘 끝났다고 하시고 삐용이 데리고 나오시는데

삐용이가 화났다고.. 의사샘한테 으르렁 거리더라고요.

이동장 속에 얌전히 앉아 있는데

수술전에 설명하실때 수술하고 마취 깨는 거 좀 걸릴 수도 있다고 하셔서

전 삐용이가 아직 덜 깨어났을거라 생각했는데

말똥하니 깨서 앉아 있더군요.

 

의사샘은 이동장에 넣을때랑 만지려고 하니까 으르렁대서 힘들었다고

한번 이동장에서 꺼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화내거나 그럴지 모른다고 하셨는데 삐용이는 얌전하게 제 손에

이끌려 나왔어요.

고생했다고 쓰다듬어 주고

의사샘이 체혈한거 결과 이상없다는 거 보여주시고

 

오늘 내일은 수술때문에 힘들어 할거라고.

걷는 것도 이상하고 좀 어색할 수 있다는 거랑

약 3일치와

내일 다시 병원에 와서 치료부위 소독인가? 그것도 하고

항생제도 맞고 뭐 그래야 한다고 해서 내일 다시 가는 걸로 예약 잡아놨고요.

 

수술비랑 후처리비용까지 13만원 결재했어요.

아마 내일 항생제나 진찰비까지 포함된 거 같더라고요.

 

집으로 돌아오는길

울지도 않고 얌전히 있는 삐용이.

의사샘께서 집에 가면 일단 이동장에서 한시간 정도는 가만이 있게

하는게 좋다고.  밖에 나오면 여기저기 부딪힐 수 있으니까 그게 좋다고 하셔서

일부러 안꺼내려고 했는데요.

 

집에 오니까 이건 웬걸.

삐용이 집에 왔다고 안심이 되는지 밖에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는 거에요.

이동장 문 열어주니 나오자 마자 코를 킁킁대면서 자꾸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고

이건 뭐 수술한 고양이라고 생각되지 않게 평소같이 자꾸 장난치려고 하고요.

 

저는 걱정되어서 죽겠더만요. ㅠ.ㅠ

화장실 청소한거에 새 모래 깔아주고 그랬더니 대뜸 들어가서

볼일 보고.

한참을 코를 킁킁 대면서 뭘 찾길래 뭘 찾나 했더니 아마도 화장실을

그리 찾았던 모양이에요. ㅠ.ㅠ

욘석이 수술하고 아플텐데도 화장실 찾으면서 볼일 보려고...ㅠ.ㅠ

 

화장실 다녀와서는 평상시처럼 자꾸 여기저기 뛰고

높은 곳 올라가고..

아...정말 저는 걱정되가지고

(이래도 괜찮은 거에요?  수술하고 오면 힘들어 하고 축 늘어져있고

그런다고 하던데 ..)

 

밥에 약 섞어서 주라고  근데 밥을 잘 안먹을지도 모른다고 의사샘이 그러셨지만

그건 걱정 안해도 될 거 같아요.

욘석 하는 걸 보니.

 

걱정인데 이렇게 막무가내로 뛰고 다니고 높은데 올라가고 이러는데

덧나는거 아닌가 걱정이고요.

또 삐용이는 목에 뭐 안씌웠거든요?

의사샘이 안씌워도 된다고...

수술한거 핧거나 해서 덧나지 않냐고 했더니

아파서 핧으려고 안하다고 그러셨는데

 

삐용이 아까 한두번 핧는거 같던데..ㅠ.ㅠ

 

지금은 제 다리를 배게 삼아 얼굴 올리고 자고 있어요.

 

 

IP : 58.78.xxx.62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땅콩은..
    '13.2.19 4:45 PM (1.241.xxx.27)

    땅콩이 다 사라졌겠네요. 귀여운 땅콩..ㅠㅠ 남아있게 수술해주는곳도 있는것 같던데 삐용이는 어떤가요?

  • 2. 고냥이
    '13.2.19 4:45 PM (175.215.xxx.24)

    ㅋㅋㅋ
    평생 행복하게 사십시오.
    제 냥이도 고(자)냥이 벌써 만들었습니다.
    평생.... 지켜 줄려면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겁니다.

  • 3. ..
    '13.2.19 4:47 PM (222.103.xxx.89)

    삐용이 어른이 됐군요. ^^ 활발하다니 수술 잘 된거 같아요. 저희집 냥이도 카라 안 했는데 괜찮았어요. 마취된 모습 정말 안타깝죠? 미용하느라 한번 중성화 때 한번 했었는데 마음이 너무 안 좋더라구요. 근데!!! 날 좀 풀리면 몇년만에 또 미용하러 갑니다. 도저히 털땜에 숨을 쉴 수가 없어요. ㅠㅠ

  • 4. 에구...
    '13.2.19 4:49 PM (112.171.xxx.81)

    삐용군이 수술하고 왔군요^^
    무사히 잘 마친 것 같아 다행이네요.
    별 탈 없이 회복되길 바라구요, 지금과 같이 건강하고 활발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 5. 이름귀엽다 삐용이
    '13.2.19 4:58 PM (218.55.xxx.194)

    카라 안씌운거 보니 남아인가봐요~ 저희 고양이도 남아고 카라 씌워 놨는데 그래도 혀 닿아 핥더라구요~ 크게 상관 없을듯 해요. 수술대 위에 있는 모습 저도 마음 아팠어요 이해해요 ㅜ ㅜㅎㅎ 곧 나을거예요~ 소독 잘 해주세요~

  • 6. ㅇㅇ
    '13.2.19 4:58 PM (182.218.xxx.224)

    삐용이 남자애예요?
    제가 눈물로 호소하는데 남자애면 제발 일찌감치 생식시키세요 ㅜㅜ
    집에 사는 남자애들은 수술 시키면 방광염 와요 ㅠㅠ
    그걸로 수백만원 깨뜨려먹고 요도성형술까지 시켰어요 ㅜㅜ

  • 7. 삐용엄마
    '13.2.19 5:00 PM (58.78.xxx.62)

    저도 삐용이 땅콩이 너무 귀여워서 유지해주고 싶었는데..ㅠ.ㅠ
    인터넷에서 검색도 많이 해보고 그랬는데요. 사실 남아있게 수술이란건 힘든 거 같아요.
    일단 고환을 적출해 내는 거니까..
    지난주에 남아있게 해줄 수 없냐고 물었더니 의사샘이
    고환을 떼어내고 고환을 둘러싼 막인가를 말아서 넣고 정리하는 거라
    고환이 있을때처럼 뭔가 만져지고 그럴 순 있다고 하셨지만
    시간 지나면 거의 없어지거나 외부로도 표시가 안나는 거 같더라고요.

    땅콩이 너무 아쉽긴 한데 그래도 우리 삐용이랑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어쩔 수 없죠. ㅠ.ㅠ

    다만, 수술하고 왔는데 이렇게 평상시처럼 조심하지 않고
    막 이래도 되나 싶어요.
    욘석 아플텐데 자꾸 장난치려고 하고. ^^;

  • 8. 삐용엄마
    '13.2.19 5:04 PM (58.78.xxx.62)

    삐용이 숫컷이에요.
    생식이요?

    근데 집에 사는 애들 수술시킨다고 방광염이 오는 건가요?
    인터넷에 중성화나 이런 문제로 검색 많이 해보고 알아봤는데
    숫컷 중성화 시기를 놓고 너무 이른 시기에 하면 요도쪽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고
    하긴 하지만 흔한 건 아니라고도 하고
    다 다르던데..

    저도 그래서 웬만하면 늦게 시킬까 했는데
    또 알아보니 늦게시켜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고 그렇더라고요.

    일단 우리 삐용이 얼른 회복되었음 좋겠고
    건강하게 자랐음 좋겠어요.

  • 9. 치우기싫어
    '13.2.19 5:32 PM (58.122.xxx.19)

    우리숫컷냥이가 방광염때문에 일년에 한번씩은 고생을 하는데 생식을 안시켜서가 아니라 너무 일찍 중성화를해서 몸에비해 요도가 작은게 문제같아요
    그래도 고양이는 선천적으로 신장이 약하다하니 암수상관없이 수분섭취 잘되면 좋은거니 한끼는 습식캔 줄려고 해요
    삐용이 모서리같은데 부딪히지지만 않으면 많이 움직이는게 회복에 좋을거같아요
    사람도 수술하고 나면 장흡착 되지말게 많이 걷게 시키잖아요 ㅎ
    삐용이 큰산하나 넘었네요~

  • 10. 삐용엄마
    '13.2.19 5:38 PM (58.78.xxx.62)

    저도 너무 일찍 중성화 시키면 그런 문제가 있다길래 웬만하면 미루다가 시키려고 했었거든요.
    삐용이 지금 6개월 넘어섰고요.
    오늘 몸무게 쟀더니 3.5kg...의사샘이 몸무게가 보통 개월수의 냥이보다 더 나간다고.ㅋㅋ

    여튼 그래서 미루다가 좀 늦게 시키려고 했는데
    그게 또 장단점이 있고..ㅠ.ㅠ

    수분 섭취를 어떻게 해주는게 좋을까 고민이긴 하네요.
    평상시에 물그릇에 물 한번 정도 벌컥벌컥 먹고 말던데
    더 자주 마셔야 하는건지..

    울 삐용이 건강하게 자랐음 좋겠어요.
    고민하다 수술시킨 거라..ㅠ.ㅠ

  • 11. 리니
    '13.2.19 5:54 PM (223.33.xxx.53)

    삐용맘! 정말 수고많으셨네요.
    말못하는 동물은 사람아픈 것 보다 더 가슴을 에이죠.
    동물병원에서 울어본 사람만이 그 마음을 이해할거에요.

  • 12. 삐용엄마
    '13.2.19 6:11 PM (58.78.xxx.62)

    가루약만 받아왔고 따로 소독약은 없었어요
    소독약으로 소독도 따로 해줘야 하는 거에요??

    내일 병원가면 여쭤봐야겠네요.^^

    다들 감사해요.

    저희 삐용이가 벌써 중성화도 하고 정말 시간 빠르네요.
    손바닥만했던 삐용이가..

  • 13. ,,
    '15.8.24 8:24 PM (101.235.xxx.79) - 삭제된댓글

    저희애 내일 중성화 수술하거든요. 인터넷 검색하다가 삐용이네 글이 있어서 읽고 위안이 되었어요. 우리애도 삐용이처럼 잘 적응하기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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