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라도 남자의 눈물

미드웨이 조회수 : 2,443
작성일 : 2012-12-21 04:11:58

개인적으로 술을 즐겨 하지만, 어느 정도 취하는 선을 정해 놓고 마시기에(여기서 더 마시면 취하겠다 라는 생각) 만취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나름 술에 대한 확고한 철칙이 있는 편이라고 자부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어제는 정말이지 오랜만에 대취했고, 경험을 통해 느꼈듯이(원래 기분 좋게 술을 마시면 아무리 많이 마셔도 속은 편하지만 같은 양이라도 반대의 경우는 아침에 두통 때문에 힘듭니다)

간략하게 본인 소개를 하자면 20대 중반 때 고향을 떠나 경기도, 지금은 서울 강남에서 살고 있는 30대 후반 나이의 전라도 남자입니다.

 

제가 이곳을 알게 된건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혼자 살다보니 레시피에 관심(먹는건 생명부지의 필수이기에)을 갖을수 밖에 없어서 요리를 좀 배우고 싶었던 이유가 가장 큽니다. 뭐 반찬은 거의 사다 먹을 정도로 요리는 꽝이지만..

 

어제 선거가 끝나고 참 많이 울었네요. 6살때 어머니가 돌아가셨을때도 이렇게 울지 않았던 것 같은데 벌써 돌아가신 어머니 나이보다 세상을 더 오래 산 나이가 됐지만 정말이지 펑펑 울었습니다. 오늘 하루만 해도 여러번 울컥 울컥 했네요.ㅠ

 

문재인 후보가 패배해서? 아닙니다. 패배 확정 후 제일 먼저 지금 하늘에 계신 고 김근태 의장님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살아생전, 그리고 지금도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기도 하지만 "민주주의자" 라는 김근태 의장님이 추구하는 보편적이고 이성적인 민주주의가 얼마나 쟁취하기가 힘든지를 다시한번 뼈져리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김근태 전 의장님께 정말로 송구스러운 마음 뿐이네요. 인재근 의원님 역시 힘내시기 바랍니다.

 

선거 후 각계각층에서 새누리당의 승리 원인과 민주통합당의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모든 걸 차치하고 단 하나의 이유를 언급하자면 "갖춰진 프레임은 해머로도 부수기가 어렵다"입니다.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SBS에서 토론 프로그램을 하는데 보수쪽 패널의 김형준씨는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니 앞으로는 "선과 악의 대결로 가면 안된다"든지 "친노에 대한 평가" 라고 열변을 토하고 있는데 저에겐 1%도 설득이 안된다는 헛소리일 뿐입니다.

 

정치는 저런 부류들이 떠드는 정형화된 프레임이 있을수가 없습니다. 사람들의 인식 차이는 그 인식이 언제부터 형성돼 왔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 사람이 성장하면서 어느 당에 투표를 하는지가 정해져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인식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흔히 밥상머리 교육이라고도 하지요. 학교교육 못지 않게 인간이 살아가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인격은 어쩌면 가정교육에서 결정 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시기가 바로 말을 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줄 알고 엄마 말을 듣지 않으면 혼난다는 "인식"이 머리속에 들어오는 유년기 시절입니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죠. 어릴때부터 가족과 지인, 더 나아가서 주변에서 언급하는 말 한마디에 평생 그것이 진실인줄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어쩌면 개인의식의 자아 형성은 주변 환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제 유년기 시절은 김대중이란 정치인만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유년기 나의 자아형성은 주변 환경으로 인한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모태신앙(개인이 종교를 선택할수가 없는)과 같은 김대중이란 야당 지도자에 대한 시선은 그렇게 고정될수 밖에 없었습니다. 후회하냐고요? 천만에요. 부모가 특정종교인 이란 이유로 그 자식은 선택권 없이 자연스럽게 특정종교를 선택할수 밖에 없듯이 저에게 김대중이란 야당정치인을 선택을 하게 해준 제 고향에 늘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머리가 굵어지면 내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데(정치 이념과 지지성향 등) 그럴 필요 없이 김대중이란 위대한 정치인을 아주 어릴때부터 존경하게 만들어줬다는게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입니까? 물론 반대부급에서는 이런 나를 이해하지 못하겠지만요.

 

그런데요. 전라도를 떠나 타지에서 정착하며 살고 있는 몇몇 친구들은 자신의 고향을 숨기는 경우를 간혹 봤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전라도 사투리를 빨리 바꿔 버린다는 사실입니다. 아주 오래전(김영삼 대통령 시절) 일로 기억합니다만 서울에서 동창회를 한적이 있는데 불과 몇년 사이에 사투리를 버리고 서울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중학교 동창을 본적이 있습니다. 충분히 이해가 됐지만 뭔가 예전에 알던 친구가 아니라는 이질감(이렇게 해부러. 그런당께 했던 놈이 이랬니?. 그렇죠 하는게 영~ 이상했습니다)이 들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에피소드이지만 저는 도저히 서울말을 못쓰겠어요. 마음 같아서는 바꾸고 싶지만(사투리를 고친다.. 라는 표현을 싫어합니다. 사투리는 틀린 언어가 아닌데 고치다니요? 고친다는 건 잘못된 걸 바로 잡는다는 의미죠) 지금도 사투리 씁니다. 웬지 사투리를 버리면 어릴때 나의 자아와 신념(?)이 무너질것 같은 나름의 애향심의 발로가 크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지역정서는 어느 지방 사람이나 다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지역감정도 아니고 고향을 사랑하는 애향심이라고 봅니다.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모두 마찬가지로..

 

제가 왜 사투리를 언급했냐면, 이번 대선 결과를 놓고 일부에서 "아니 전라도 90% 투표가 말이 돼? 북한과 다를게 없는 새끼들" 이라고 말하는 이들 때문입니다. 전라도 분들 중 혹은 전라도 출신이지만 외지에서 사는 분들 중 이런 말을 들으면(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왜 90%가 나오는지 아세요?로 시작해서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겁니다. 온라인에서야 왜 그러는지 역사적 이해와 사건등은 나열하기 쉽지만 오프라인에서는 그러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랬다간 자칫 말다툼까지 번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해요. 이러한 현상은 스스로 자신은 전라도 사람이란 걸 숨기는, 마치 그게 들통나면 스스로 창피해지는 정서적 프레임이 무의식 중에 내포돼 있기 때문이죠. 저 역시 그랬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당당하게 말합니다. 그리고 제 고향 전라도가 자랑스럽습니다. 90%가 자랑스럽다는 게 아니라 상식을 가진 제 고향 분들이 훌륭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선은 세대간의 차이와 더불어 지역으로 갈라진 투표결과 때문에 승패가 결정됐지만 엄밀히 말하면 보수vs진보 싸움이 아닌 상식과 비상식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진보만 선민의식이 있냐? 그래서 난 진보라는 인간들을 혐오하지.. 선민의식 쩌는 놈들"이라고 반박할지 모르지만 "박근혜가 불쌍해서 찍어줘야 겠다"라는 단골 미장원 아줌마의 말을 듣는 순간 이번 대선은 상식과 비상식의 싸움이란 걸 강하게 느꼈거든요. 보니까 제가 자주 가는 식당(혼자 사니 차려먹는 것도 한두번이지 단골로 가는 식당이 있네요) 주인 아줌마도 똑같은 이유로, 오늘 지하철 안에서 노약자 석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할머니들의 대화에서도 어김없이 "박근혜가 얼마나 불쌍하냐? 이겨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이런 말을 듣고 왜 문재인 후보가 졌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문재인을 지지하는 사람중에 불쌍해서 찍는다는 사람을 본적 있습니까? 누구나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왜 지지 하느냐"에 대한 원인이 "불쌍해서"라는 이유는 특정 후보를 찍고 안찍고를 떠나 상식이 없는 겁니다.

 

차라리 박근혜씨가 대북정책을 잘할것 같아서. 라던가 서민들을 위해 정치를 할것이다.. 라고만 했더라도 100번 양보해 충분히 이해가 됐었을지 모르겠지만 그 이유가 "불쌍해서"라니요. 대통령이란 자리가 고작 이러한 이유때문에 올라갈수 있는 위치라면 우리나라에서 정말로 불쌍한 사람들은 뭐가 되나요? 흡사 초등학생이 나 부모 없이 불쌍하게 할머니 손에서 살고 있으니까 반장 시켜줘와 뭐가 다른지. 제가 어제 정말로 서럽게 울었던 것도 김근태 의장님이 생각나서이기도 했지만 이러한 이유로 박후보에게 표를 행사했던 분들 때문이었습니다. 이거 비상식 아닌가요? 아니라면 그 이유를 82님께서 알려 주셨으면 좋겠네요. 비상식때문에 이렇게 괴로워 하는게 힘드네요.

 

20년간 끊었던 담배를 다시 입에 문 저의 아버지, 5.18 때 막내 삼촌이 행방불명 돼 아직도 자식이 살아 있다고 믿으며 할머니께서는 밤에 대문을 열어놓고 주무신다는 내 고향친구 00, 그래도 부산, 울산에서 40%가 나왔다는데 위안을 삼자던 선배의 술자리 멘트, 그리고 위로의 카톡을 보내준 지인들이 있어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래도 멘탈붕괴가 회복되려면 한참의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네요. 오늘도 편하게 잠자리에 들수 있을지...

독거노인을 향해 가고 있는 눈팅족의 넋두리였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독재자의 최대 결점은 유머가 결여 돼 있다는 사실이다. 독재자는 항상 근엄하고 건방지며 노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자기의 위대함에 대해 자만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화의 감각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IP : 211.104.xxx.95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울지 마세요...
    '12.12.21 4:16 AM (211.108.xxx.38)

    김근태 의원님..하늘에서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실까요..
    그분들이 얻어다 준 민주주의를 우리는 이렇게 망치고 사네요,,

  • 2. 음....
    '12.12.21 4:27 AM (125.142.xxx.87)

    공감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근데 그 사람이 성장하면서 어느사람에게 투표하는 지 정해져 있다는 좀 다른 생각입니다.
    저희 엄마께서 60대이신데요. 부산출신이십니다.
    엄마께 들은 이야기론 엄마 처녀시절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박정희와 겨룬 대선에서 부산 분들 김대중씨 많이 찍어줬다고 해요. 위기감을 느낌 박정희가 부정선거하고 빨갱이라고 몰아부쳐 그 때부터 지역 감정 생기고 빨갱이라 세뇌가 된거죠.
    그 시절 김대중씨를 선택했던 분들이 어떻게 변했냐...
    저희 엄마같은 경우는 변함없이 김대중 대통령님을 제일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뽑습니다. 늘 민주세력에 투표하시구요. 어릴 때 김대중 전대통령님께서 망명했다 귀국해서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하고 그러는 거 티비에 나올 때 엄마가 좋아하시면서 설명해 주시던 기억도 나요...
    어쨌든 70년대에 김대중을 지지하던 부산에 우리 외가 사람들... 엄마 빼고는 모조리 다 새누리 쪽입니다.
    학생운동하다 제적당했던 엄마 사촌 오빠까지도요.
    요즘 드는 생각이 왜 그렇게 변했을까...입니다. 자신의 이성으로 민주세력을 지지했던 이들이 왜 비상식이 되었는지... 세뇌라는 거, 언론장악이라는 것이 그래서 참 무서운거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 3. esperance
    '12.12.21 4:27 AM (212.198.xxx.118)

    님 글 읽고 저도 또 우네요 ㅠㅠㅠ

  • 4. ....
    '12.12.21 5:44 AM (211.215.xxx.116)

    공감 .....삶에 가치관이 참패를 당한 느낌 참 힘드네요.

  • 5. ...
    '12.12.21 5:57 AM (124.53.xxx.143)

    니날-나날

  • 6. 미드웨이
    '12.12.21 6:04 AM (211.104.xxx.95)

    음../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그게 아닌데... 좀 직설적으로 말하면 싸움날까봐(여기도 십알단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자주 출몰하죠?) 정확히 말하지 않고 돌려말한 겁니다. 님 어머님의 높은 정치인식에 찬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님 의견 역시 존중합니다.^^

  • 7. ..
    '12.12.21 6:26 AM (175.201.xxx.71)

    미드웨이님.

    님의 얘기를 읽고 또다시 마음 추스립니다.

    저는 50대후반 전남 아줌마입니다.

    저도 목포에서 김대중대통령이 국회의원선거할 때부터 그분을 알았습니다.
    초등학교때부터네요.

    아마 그래서 그분이 받는 핍박과 고난과 ..영광까지.

    현대사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전라도사람들은 그것을 체감한 사람들이라고 봅니다.

    박근혜당선은 비상식이 맞아요.

    저도 민주화를 위해 목숨바친 많은 사람들이 생각나고 마음 추스리기가 어렵습니다

  • 8. 맞아요
    '12.12.21 6:42 AM (121.136.xxx.249)

    박근혜당선은 비상식이 맞아요.222222
    다른 어느나라에서도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꺼에요

  • 9. 미드웨이
    '12.12.21 7:26 AM (211.104.xxx.95)

    목포 아줌마 님은 목포 어디세요? 제가 학교를 목포에서 자취했습니다.^^

  • 10. 음...
    '12.12.21 7:55 AM (61.106.xxx.34)

    마음이 아프네요

    정말 새로운 변화를 바랐는데...

    선거 날이 제사여서 아침 일찍 신랑과 함께 일찍 투표하고 내려갔습니다.

    시댁은 출구 결과부터 박근혜가 당선될 것 같으니 축제 분위기였어요.

    신랑과 저만 문 후보를 지지했거든요.

    시댁의 모든 친척들이 우리나라를 잘 되게 해준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등등 말도 안되는 소리만 하길래

    "박근혜가 한게 뭐 있냐? 그게 박근혜가 한 일이냐?"라고 한마디 했다가 잡아먹힐 뻔 했습니다.

    박근혜가 당선되자 울 남동생, 여동생 울면서 전화가 왔네요

    지금도 마음이 진정이안되네요..T-T

  • 11. 제고향 부산이고 친정친척들 다..
    '12.12.21 8:27 AM (218.52.xxx.100)

    새누리당 지지자들인데 저희집만 인천에 올라와 정착한지 40년째 입니다
    저는 전라도 분들에게 참 미안하고 마음아프고... 공감 많이 갑니다
    일방적으로 당하고 핍박받고 살아온 그들 가정 하나 하나의 사연을 접할때
    정말 제가 경상도를 벗어나 (?) 살고 있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저도 그 환경에 둘러싸여 맨날 듣고 보는게 그런정보들이라면 바른 판단력을
    잃고 함께 전라도 분들 오해하고 살았을지 몰라서요...

  • 12. 에효
    '12.12.21 8:34 AM (223.62.xxx.39)

    가슴아파요...쪼그만 땅덩어리에서....

  • 13. ㅠㅠ
    '12.12.21 8:40 AM (50.76.xxx.162)

    아...정말 피해자에요.
    전 서울 사람이지만 어릴 때 광주에서 자란 남편을 만났어요.

    그래서 너무 실감나요.

  • 14. ginaaaa
    '12.12.21 9:22 AM (124.80.xxx.80)

    아..동감. 언젠가 만나뵈었던 김근태 의장님의 작지만 다부진 모습이 잊혀지지 않네요. 후... ... 정말 이건 아닌데...

  • 15. 그냥 쓰고 싶은 글...
    '12.12.21 9:30 AM (183.99.xxx.2)

    '감성팔이'라고 하죠. 오디션 프로그램 보면 구구절절, 어찌나 처절한 신파인지 눈물 흘리며 감성에 호소하는, 본인 스토리를 어필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감성팔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죠.
    우리 정치 수준이 딱 '감성팔이'예요. 대중들은 스토리를 좋아합니다. 특히 드라마틱한 스토리일 수록 열광하죠. '스토리를 만들어라! 감성에 호소하라!" 이게 바로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딱 먹히는 표어랍니다. 그건 여야를 막론하고 마찬가집니다. 특히 어르신들한테는 더 먹힙니다. 박근혜야 말로 감성팔이로는 제격이죠. 박근혜는 토론회 나와서 말을 어눌하게 할 수록, 살짝 주눅들 수록 어르신들은 더 편이 돼줘야겠다 생각합니다.
    감성이 전략의 처음이자 끝이었어요. 오늘 기사 살짝보니 육영수 여사 생가에 사람들이 득실거린답니다. ㅎ
    그들에게 박정희+육영수의 종합이 박근혜죠. 박근혜는 그래서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닙니다. 남자이자 여자이고 아버지이자 어머니에요. 그러면서 말합니다. 전라도 역시 김대중을 무슨 하느님처럼 신봉하지 않느냐고. 노무현은 또 어떠냐고! ㅎ

    우리나라에서 선거는 누가 감정을 제대로 팔았으냐, 누가 그 감정을 잘 사줬느냐로 판가름됩니다. 19대 대선도 마찬가질겁니다. 안철수가 나왔어도 단일화 과정에서 엄청난 스토리, 감성을 팔지 못했다면 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이 참 안타깝죠. 하도 노무현, 참여정부를 가루가 되도록 씹어놨기 때문에 문재인은 노무현을, 참여정부를 거론할 수록 마이너스였거든요. 똑같은 스토리지만 한 쪽은 철저하게 금기시하도록 만들어버렸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의 1위 자리. 결국 문재인은 노래를 정말 잘하는 사람이었고, 박근혜는 박치지만 기막힌 스토리로 감성팔이해서 1위 자리를 따낸 겁니다.

    구구절절 말이 많았는데요. 어쨌든 전라도분들 나라 절반이 해쳐먹는 구태를 보고도 정권교체를 위해 머리 굴리지 않고, 서운함 누르고 문재인에게 지지를 보냈다는데 존경심이 듭니다. 광주가 투표율 1위의 기염을 토하고도 또 경상도에게 바톤을 넘길 수밖에 없었지만 전라도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48%라는 기적이 일어났다 생각합니다. 평소 길을 가다 전라도 말을 들으면 진짜 좋았습니다. 뭔가 화통하고 넉넉하다고 해야할까요? 성울말이 표준어라는 것도 오만이죠. 그 나머지를 사투리라 폄하하는 것도 불쾌하죠. 그냥 서울말이고, 강원도말이고 전라도 말이고 경상도 말이고 제주도말입니다. 전라도 분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존경합니다.

  • 16. 미드웨이님~
    '12.12.21 9:50 AM (125.186.xxx.64) - 삭제된댓글

    먼저 원글님 말씀에 깊은 공감을 합니다!
    저는 서울 태생에 고학력에 쭉 서울에서 자라고 살고 타지라곤 신랑따라 잠시 해외에서 살다 온게
    전부인 주부인데요...님처럼 저도 이런 비상식의 사람들과 사회가 진저리나게 싫고 거부하고 싶은 사람이예요!

    저도 그 밥상머리의 잘못된 교육으로 우리나라 사회현상을 잘 못 알고 있었고 잘 알려고 하지도 않아서
    왜곡된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대했었지요!
    미드웨이님이 말씀하신 전라도에 대한 편향된 시선도 그렇고 김대중대통령에 대한 종교같은 마음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제서야 너무 늦었지만 제 눈이 제 귀가 제 마음이 열려졌어요!(노무현님서거와 ㅇㅁㅂ땜에)
    정말 그동안의 세월이 너무 아깝고 안타깝고 제 자신의 환경과 미욱함이 어리석음이 울음으로 터져나오면서
    깊이 반성이 되는 시간이었어요!

    너무 늦은감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깨닫게 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지만
    미드웨이님 마음이 아프고 힘든거 뭐라 ...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고! 우매한 민중을 불쌍히 여겨주세요...

    아마도 잘못된 공통된 업식(시회전체의 그릇된 인식) 의해 우리 모두가 겪어내야하는 참담함과 현실을
    살아야 하는 것이 그 업식들을 갚아나가는 시간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여기서 선각자는 우매한 사람들보다 더 많이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의무가 있는 것 같아요!
    아마도 우매한 민중을 선도해야 하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밖에 저는 다른 이유가 생각나지 않네요...

    이제 그만 아파하세요...그리고 이런 사회를 이런 민중을 불쌍히 여겨주고 아직은 우리국민이 복받을 만한 업을
    쌓지 못해서 이런가 보다 하세요?
    달리 어찌 저도 제 마음이 달래지지 않더라구요....!

  • 17. 미드웨이
    '12.12.21 11:00 AM (211.104.xxx.95)

    댓글 남겨주신 님들 감사합니다. 특별히 활동하는 카페나 사이트가 없는데 앞으로 여기서 상주해야 할것 같네요. 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9222 아크릴100%도 뜨거운 물로 빨면 줄어드나요? 5 궁금이 2012/12/26 1,640
199221 전 29만원한테..... 6 이렇다네요 2012/12/26 1,778
199220 상담선생님 추천 1 ..... 2012/12/26 490
199219 방통대 학과 고민 !!!! 청소년교육과, 문화교양학과 ??.. 6 오드리 2012/12/26 4,487
199218 단국대 와 아주대중 어디가 나은가요? 정시 2012/12/26 1,630
199217 ㅂㄱㅎ 당선자 눈동자 좀 보세요 47 이상해요 2012/12/26 11,139
199216 29만원전사모 박사모 모임도 있나여? 얼씨구 2012/12/26 438
199215 요즘 양재 코스트코 사람 좀 줄었나요? 2 ㅇㅇ 2012/12/26 1,424
199214 부자인데도.. 문님 지지하는분 계셨나요? 28 ------.. 2012/12/26 4,047
199213 허벅지가 시려워요 2 .. 2012/12/26 1,049
199212 속초(설악)농협연수원 가보신분? 4 주변 추천부.. 2012/12/26 4,533
199211 드래곤플라이트에서 새끼용이요.. 16 ... 2012/12/26 1,991
199210 우노리님 홈페이지 없어진건가요? 1 아이고야 2012/12/26 777
199209 수개표 진짜로 하고 싶으 신 분들은 이렇게 하세요 15 무명씨 2012/12/26 1,649
199208 막말의 달인 윤창중인선논란가중-여당내에서도 대통합의문 기린 2012/12/26 653
199207 초등1학년 가방 키플링 어떨까요?? 7 호 호 2012/12/26 2,068
199206 손가락 관절염....생뚱맞은 생크림 질문 5 여러가지 2012/12/26 1,313
199205 갑상선항진증인 남자와 결혼 하는거 어떨까요? 9 울랄라 2012/12/26 4,189
199204 너무 삭은 열무김치 처지법 있을까요 5 새댁 2012/12/26 3,042
199203 심각한 중에... 레미제라블 Do you hear the ..... 2 민중의노래 2012/12/26 1,386
199202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는 것이.. 15 고민 2012/12/26 3,642
199201 파마 망해보신 분 계신가요? 2 ㅠㅠ 2012/12/26 2,120
199200 트위 내용 아시는분 계시나요?? 1 민주당 2012/12/26 532
199199 자꾸 흔들리는 딩크 입니다. 24 요즘 2012/12/26 5,785
199198 어찌해야 하나요?? 황당 2012/12/26 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