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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518이라...

그땐그랬지 조회수 : 1,969
작성일 : 2012-12-21 01:43:37

2007년 1월 결혼해 신랑따라 성남 구시가지로 이사왔어요.

저는 나주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30년 넘게 살았어요.

518때  국민학교 1학년이었는데...

학교선생님이 당분간 학교 나오지 말고 학교에서 나오라고하면 나와라...

하는 말에 박수치고 멋모르고 좋아했더랬어요. ㅠ.ㅠ

광주사람들이 많이많이 죽어나가는 날에 (저도 어려서 잘 기억이 나진 않아요)

울 엄마는 창호지가 발라진 문에 이불 두터운거 둘러놓으시고...

바깥에선 총탄소리가 들려오고

우리 식구((엄마, 나, 남동생, 여동생)는 방에 불을 끄고 (불이 켜져있으면 총탄이 날아옵니다),

두꺼운 이불 속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어요. ㅠ.ㅠ

(그때 아빤 누군가?한테 잡혀간다고 외삼촌이랑 어딘가로 피신하신 상태였어요.)

4살 여동생이 이불 속에서 배고프다고 계속 울어대네요.

엄마가 할수없이 더듬더듬 그릇에 밥을 퍼와 이불속에서 동생의 입속에 밥을 넣어주셨어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불안이 온통 밥알투성이....

지금도 그때의 일을 여동생에게 얘기합니다.

동생은 어렸지만 어렴풋이 그 상황이 기억이 난답니다.

나주에 살던 할머니가 소식을 듣고 광주로 들어갈려고 시도했는데...

군인들이 광주로 들어가는 경계를 막고 못들어가게해서 발만 동동 구르셨어요.

울 엄마도 낮에 딸기밭에 나갔다가 참사현장을 피해 다리밑으로 기다시피 피해서 구사일생하셨구요.

엄마 지인은 돌아오지 않는 남편 기다리다가 덧문대져있는 구조의 마루에서 총맞고 돌아가셨어요. ㅠ.ㅠ

여러분 이일이 엄청오래된 과거의 옛일 같으신가요?

하긴 전 제가 겪고도 그땐 너무 어렸을때라 잘 기억이 나진 않아요.

동생처럼 그때의 상황만 기억이 생생합니다.

광주시민들의 아픔을 다 아시긴 힘들거예요.

 

높은 투표율, 90프로 넘는 몰표~

 

다른 도 분들이 이해해주는 날이 올까요??

IP : 211.221.xxx.78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2.21 1:52 AM (175.209.xxx.221)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행복하시길 빕니다.

  • 2. 아래에도
    '12.12.21 1:55 AM (121.176.xxx.230)

    아래에도 적었지만 저는 유치원생, 당일에 아무것도 모르고 도청 지나 유치원에 가서 되돌아 오는 길에 군인들, 시민군들... 목격하고 집에 와서 두시간 울었다고 해요.. 운것은 기억이 안나고 단편적인 사진같은 영상들만 기억납니다.

    집이 도청근처였는데, 제 아버지가 병원에서 일하셔서, 25시간 잠도 못 주무시고 시민군이나 군인이나 할 것 없이 수술하셨다고 나중에 수필쓰신적이 있어요..

    당시 독일에 계시던 이모님들은 뉴스를 생생히 전해 듣고 친정식구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몇날 며칠 식음을 전폐하셧다고 합니다..

  • 3. 인생의회전목마
    '12.12.21 1:56 AM (116.41.xxx.45)

    전라도의 몰표는 경상도 분들의 것과는 달라요.. 정말루..
    언제 그 아픔이 치유될까요?

  • 4. 원글..
    '12.12.21 1:58 AM (211.221.xxx.78)

    저는 그때 광주 양림동에 살았어요.

    공수부대들이 광주 곳곳을 누볐네요..

  • 5. 넘 가슴아퍼요
    '12.12.21 2:01 AM (59.5.xxx.130)

    그런 일을 한사람이 아직까지 호위호식하면서 떵떵거리고 사는 나라라서 넘 슬퍼요

  • 6. ...
    '12.12.21 2:03 AM (218.234.xxx.92)

    그걸 모르면서(머리로는 알지만 이해는 못하는) 경상도 몰표하고 전라도 몰표가 같다고,
    언제까지 5.18 우려먹을꺼냐고.. 그렇게 말합니다. 자기 부모 가슴에 대검이 꽂혀 보기 전에는 모를 거에요..

  • 7. 아래에도
    '12.12.21 2:03 AM (121.176.xxx.230)

    그랬군요.. 제 친구들 중에는 518때 전혀 아무것도 몰랐다는 친구들도 많아요.. 집에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충장로와 도청 가로질러 유치원 괜히 다녀오고, 군인들이 제가 돌아가는 것 막아서고, 집 앞에서 차량들이 불타고 총알 날아와 창문 깨지고 그런 것들이 너무 생생한데..

    아버지 고향은 나주시라, 친척들이 나주에서 광주로 들어오려고 애썼지만 실패햇다고 하고 친할머니 거의 졸도하셨었다고 해요.. ㅠㅜ

  • 8. 광주댁
    '12.12.21 2:03 AM (61.105.xxx.180)

    저도 오늘 아이와 518 이야기를 했어요.
    정말 다른 지역에 살았던 이들이
    놀라움과 두려움이 지나고고도 한참뒤인 지금
    광주사람들이 가지고있는 그 슬픔을 이해할수 있을까요.
    그리고 오늘의 절망을 공감할수 있을까요.

    전라도가 천덕꾸리가 될까 두려워요.
    물론 이전에도 지금도 더 나은건 아니었지만요.
    전라도인이라는 주홍글씨를 평생달고 살아내야하는
    걸 두려워하는거 지나친 비약일까요.
    지금 광주사람들은 담담하다고 하는데
    아니요.
    내일이되면 모레가 되면 허탈하고 절망감으로
    침울함이 도시를 덥을꺼에요.
    지금은 꾹꾹 참고 있는거죠.

  • 9. 콩콩이큰언니
    '12.12.21 2:04 AM (219.255.xxx.208)

    늘...광주분들 글을 보면......뭐라고 해야 할 지....그냥 말을 할 수가 없어서 여태 일부러 댓글도 한 줄 안달았더랍니다.
    굉장히 죄송하고 미안하고 빚을 진 그런....근데 내가 그렇다고 마음을 다독거려 줄 요령도 없고...
    앞으로도 댓글 잘 못달거 같지만.....여기 서울 사는 한명의 40대 초반의 아줌마가...기억 하고 있다고..
    잊지 않고 있다고...알아만 주시면 좋겠습니다.
    광주의 모든 아픔에 조금이라도 치유가 되는 그런 날 어서 오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 10. 이해해요
    '12.12.21 2:04 AM (210.210.xxx.225)

    영화같은 이야기가 현실이라니...ㅠㅠ

    어릴 때 어른들 말씀 들으며 전라도나 경상도나 다 자기 밥그릇만 챙긴다고 생각했는데 80년 5월의 광주를 알고나니 그런 생각 사라졌고 오히려 그 때 끝까지 굴복하지 않으셨던 분들께 감사합니다.

  • 11. 이런
    '12.12.21 2:11 AM (115.21.xxx.7)

    이런 역사가 이제 국정교과서에서 지워지겟지요?
    방법을 찾아요 우리..

  • 12. 저는
    '12.12.21 2:23 AM (180.69.xxx.105)

    옛 직장 동료에게 들은 얘기 써볼게요
    이친구도 광주 남자아이
    광주에 있다가는 잡혀가서 죽는다고
    집안에서 몰래 몰래 지방도로 피신시킨다고 (그때 광주는 완전 봉쇄되서 안에 있는 사람은 밖으로 못나가고
    밖에 있는 사람들은 광주내로 진입 못했다고)
    어찌어찌 숨겨서 광주 외곽으로 빠져나와 산길을 지나는데
    산처럼 쌓여있는 시체더미를 보고 그자리에서 기절했대요
    며칠 앓다가 깨어났는데 한동안 귀신들린 아이처럼 제정신이 아니고 실어증도 오고 그랬었대요
    이나라는 광주에 전라도에 엄청난 빚을 지고 있는게 확실한대
    어쩜 이리도 잔인하고 편협하고 무도한 세력들에게 지금까지 난도질 당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창피한 역사를 써나가고 있어요
    대한민국 아닙니다

  • 13. 그 고통을
    '12.12.21 2:27 AM (121.145.xxx.180)

    어찌 제가 이해하겠습니까?
    아마 알수 없을겁니다.

    다만 제가 약속드리는건 제 입에서 결코 전라도지역주의라는 말은 안나올겁니다.
    누가 옆에서 그런말하면 한대 패고 이야기 할겁니다.
    경상도 전라도 똑같다는 소리도 마찬가지고요.
    이것 하나는 약속 드릴께요.

  • 14. 마늘
    '12.12.21 2:30 AM (210.205.xxx.228)

    국사책에나 나오는... 옛 이야기 같지만...
    33년전 이야기...

    불과....33년전...


    그네는.... 34년만에 다시 청와대로.....

  • 15. ....
    '12.12.21 2:52 AM (175.198.xxx.129)

    의외로 광주항쟁의 실상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신가 봐요?
    나이가 달라서 그런가? 80년대에 대학 다닌 우리 세대는 교과서처럼 다 아는 내용인데..
    젊은 세대들에게는 매 세대마다 새로 알려줘야 겠네요.

  • 16. ...
    '12.12.21 2:52 AM (59.15.xxx.61)

    저는 유동에서 약국하는 이모집에 놀러갔다가
    완전 6.25 전쟁난 줄 알았어요.
    원글님처럼 이불 몇 겹 덮어쓰고 덜덜거리던 기억도 있고
    다락에도 올라갔다가
    광에도 숨었다가...
    어디에도 안전한 곳이 없다는 그 위기감은
    가끔 제 악몽속으로 스며들어서
    아직도 몸이 불편하거나
    힘든일이 있으면 불현듯 나타나 괴롭히곤 합니다.
    상담도 받았는데...

  • 17. ...
    '12.12.21 3:10 AM (175.114.xxx.176)

    저도 그때 1학년이었어요
    저녁이면 밤에 불빛하나 못 새어나가게 모든 창문 다 막았구요..
    숨소리도 안나게 숨죽였던거 같아요..

    그 아픔들을 어찌 다 풀어놓을수 있을까요..

    제 고향인 광주..
    정치의식만큼은 1등이라 말하고 싶어요

  • 18. ..
    '12.12.21 4:18 AM (221.144.xxx.170)

    우리도 엄마가 총알 날아든다고 솜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주셨어요.
    그놈의 총소리는 왜 밤만 되면 더 심하게 울려대는지 무서워 벌벌떨며 잔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어요.
    시내에서 멀지않고 지대가 높은동네라 광주시내 동태를 파악하고 망을 보기가 좋아서인지
    공수부대가 동네뒤로 쫙 깔렸는데 밥을 해내지 않으면 이 동네 쑥대밭을 만든다고 겁을 주는바람에
    동네아줌마들이 집집마다 쌀걷어 밥짓고 반찬만들어 밥해다 갖다 바치는 믿기어려운 일들도 있었어요..

  • 19. 임부장와이프
    '12.12.21 4:46 AM (187.160.xxx.211)

    광주,전라도님들.
    정말 죄송합니다.
    뭐라 드릴 말이 없어요.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저희도 최선을 다할게요.
    늘 감사드리고요.
    여러분의 아픔이 저희의 아픔입니다.
    모두 힘내자구요!!!

  • 20. 새벽바다
    '12.12.21 8:09 AM (14.52.xxx.73)

    80년 그때 대학2학년이었습니다.
    그때의 상황이 알려진 뒤엔 늘 광주, 전라도분들께 죄송해 잘해드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년전 민주화 묘역 가서 하나하나 다니며 동시대를 산 사람으로서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어렸던 분들 이야기 들으니 오늘의 현실이 더 참담합니다.
    어떻게 살아갈지 그저 암담합니다.

  • 21. 푸키
    '12.12.21 10:21 AM (115.136.xxx.24)

    이해합니다..........

  • 22. 그래서
    '12.12.21 11:28 AM (175.193.xxx.49) - 삭제된댓글

    바위섬이라는 노래가 광주의 그날을 위로하기위해
    만든 노래라고 들었어요
    모든것에서 고립무원이었던
    모든 통신시설 교통시설 다 끊어버리고....
    광주분들이 새누리당을 찍는것이
    오히려 간도 쓸개도 없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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