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들딸 차별은 만국공통인가 봅니다

그냥... 조회수 : 2,265
작성일 : 2012-11-23 11:06:39

심플 라이프라는 홍콩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1961년생이라는데 아직도 돋보기 쓴 모습까지 멋있어 보이는 유덕화가 제작과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50대 영화제작자 로저(유덕화)는 가족들 다 이민 떠난 뒤

어린시절부터 집안일을 돌봐주던 늙은 가정부 아타오와 단둘이 홍콩의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타오가 중풍에 걸려 쓰러집니다. 혹시라도 유덕화에게 폐를 끼칠까 봐 아타오는

유덕화가 말리는 것도 뿌리치고 스스로 요양병원에 들어갑니다(홍콩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병원이

집 근처 번화가에 있더군요. 시설은 열악합니다). 영화는 주로 그 두 사람 위주로 흘러가지만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요양병원에 있는 한 할머니와 딸의 이야기였습니다.

 

할머니는 남편이 죽자 유산을 전부 사랑하는 아들에게 물려주는데 아들은 유산만 챙기고는 아내와 자식을 데리고

중국으로 가버립니다. 혼자 남은 할머니는 어쩔수없이 요양병원에 들어가고 병원비는 딸과 아들이 반씩 부담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아들은 처음 몇 번만 돈을 내다가 어느 날 연락을 아예 끊어버립니다.

딸은 요양병원에 찾아와 사람들이 다 보는 데서 엄마에게 소리칩니다. 재산은 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몰아줬는데 왜 병원비는 자기 혼자 부담해야 되느냐고... 어릴 때부터 차별만 받고 자랐는데 왜 내가 엄마를 책임져야 되냐고..

자존심이 상한 할머니는 입을 굳게 다물고 앞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얼마 후 새해를 앞두고 같이 명절을 보내기 위해 딸이 엄마를 데리러오지만 엄마는 아들이 올 거라며 딸을 따라가지 않고 버팁니다. 속상해하는 딸을 보면서 아타오가 할머니를 설득하지요. 딸이라도 있으니 나보다 낫지 않냐, 그냥 따라가라고..

할머니는 그 말에 마음이 풀렸는지 슬며시 딸을 따라 나섭니다.

어느 날 할머니가 화장실에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 세상을 뜨자 딸이 요양병원에서 할머니의 짐을 챙기며 계속 소리내어 우는 장면을 끝으로 그 모녀의 이야기가 끝납니다.

 

저는 그 딸에게서 82 회원들의 모습을 봤습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억울한 심정을 호소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었죠.

친정엄마에 대한 사랑과 증오심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얘기도 최근 들어 점점 많이 보이고요. 저 역시 왠지 남 얘기 같지 않아서 영화를 보고 난 지금까지도 여운이 남습니다.  

IP : 119.64.xxx.18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래
    '12.11.23 11:22 AM (122.153.xxx.162)

    줌국도 아들선호 끔찍한 나라잖아요.....우리나란 딸을 팔아먹기까진 안하지만 중국은 흉년이나 노름빛 값으려고 딸은 서슴치 않고 팔아치우는 나라인데요 뭘...

    여기보면 중국여자들 요리 안한다 집안일 안한다 하지만...
    [멋진추락]이라는 소설에 보면...
    며느리가 자기한테 잘 안한다고 며느리 다니는 회사앞에가서 라는 플래카드들고 서있겠다는 구절도 나와요.
    참다못한 며느리가 남편회사를 그만두게하고 자기가 취직해서 돈을 벌어오게 일을 꾸미고........시어머니가 풀죽어서 급 꼬리내리고..........고향으로 돌아가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8012 "토지"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요.. 7 소설 2012/12/03 2,457
188011 요새 쇼핑만 하면 실패네요~ yellow.. 2012/12/03 1,641
188010 던킨도너츠 직영점은 맛이 다른가요? 2 ;;;; 2012/12/03 2,151
188009 경찰이 선두에서 박근혜 유세차량 '과속' 도왔다. 3 팬터그래프 2012/12/03 1,573
188008 방이동 수학원리탐구학원 보내 보신 분 계신가요? 1 수학 2012/12/03 3,396
188007 코를 안골다가 고는 경우도 있나요 2 비만 2012/12/03 2,179
188006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데... 유기농 케익은 어느 게 맛있나요? 5 케이크 먹고.. 2012/12/03 1,716
188005 폐질환 병원 추천 좀 해주세요.. 민서사랑 2012/12/03 3,186
188004 5.18 광주 비극 담은 '26년' 이번주 100만관객 돌파할 .. 2 샬랄라 2012/12/03 1,929
188003 “빗물 받아먹으며…짐승처럼 지냈다“ 피랍 선원들 감금 생활 증언.. 1 세우실 2012/12/03 1,956
188002 여쭤볼께요..장터에 사진올릴때요... 3 소란 2012/12/03 1,611
188001 기간제 교사 채용관련해서 여쭤봐요 4 dd 2012/12/03 2,025
188000 자식키우기 난무능한엄마ㅠ 5 2012/12/03 2,178
187999 고준희 단발펌 정말 나이들어 보일까요? 11 바디펌 2012/12/03 6,373
187998 20대에 공부 안하고 팽팽 놀기만 한 후기 10 베짱이 2012/12/03 4,863
187997 이승환 26년 MV ost 꽃 ㅠㅠ 3 아26년 2012/12/03 1,666
187996 통영 고성군에 새로 짓는 아파트 사도 괜찮을까요? 통영 2012/12/03 1,581
187995 김구 윤봉길 직계자손들이 지지하는 후보. 6 .. 2012/12/03 4,152
187994 며느리는 남이란거 확실하더군요 33 역시나 2012/12/03 13,960
187993 경남,창원분들,,홍**는 절대로 안됨 3 ,,, 2012/12/03 1,612
187992 방배동 여중, 여고 갈려면 어느 아파트로 이사해야하나요? 5 궁금이 2012/12/03 3,074
187991 패딩 유행인데, 20년전만해도 롱코트가 따뜻했어요 12 푸른보석 2012/12/03 4,475
187990 라디오에서 박근혜친구분 나와요 2 네네 2012/12/03 1,462
187989 서울 강북 서민동네 살고 있는데 넘 좋네요. 16 그냥 2012/12/03 5,059
187988 이런 청바지 어디팔까요? 1 플리즈 2012/12/03 1,426